[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는 '투혼'의 태극전사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이용(32, 전북 현대)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지난해 이용은 탈장 수술로 허송세월했다. 선수 생명 위기와 마주했다. 겨우 극복하면서 뛰는 것에 대한 갈급함이 컸다. 그래서 올해 전북 현대, A대표팀에서 기회만 주면 죽어라 뛰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급소를 맞고 쓰러졌지만 2-0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K리그1 30경기, FA컵 1경기,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9경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본선과 A매치까지 15경기를 소화했다. 총 55경기, 출전 시간으로는 4천725분을 소화했다. 경기당 85분을 뛰었다. 90분 풀타임이 아닌 경기가 8경기였다. 45분 미만 경기가 4경기였으니 전북이나 A대표팀 모두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이 숫자로 증명됐다.
아직 이용에게는 K리그1 두 경기가 남아 있다. 게다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까지 생각하면 올해는 쉴 여유가 없다. 12달을 거침없이 달리는 셈이다.
이용은 우즈벡전에서도 남태희(알두하일)의 선제골에 칼날 가로지르기(크로스)로 기여했고 황의조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바로 직전 골키퍼에게 맞고 나오는 슈팅을 했다. 사실상 간접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호주전에서는 다소 수비적이었지만, 오버래핑도 조금씩 했다. 그는 "호주전과 다르게 한 발 뒤에서 배후로 들어가는 오버래핑 지시를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 받았는데 적중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수비수 입장에서 무실점 경기를 했다는 것이 좋았다. 호주전은 종료 직전 아깝게 실점해 1-1로 비겼다. 이용도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은 많았는데 한 골 내주던가 비기는 경기가 많았다. 우즈벡전은 선수들이 인지해서 후반에도 집중했다"며 동료들을 칭찬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 빠지면서 이용은 거의 독무대처럼 경기를 누비고 있다. 박주호(울산 현대), 홍철(수원 삼성) 외에도 윤석영(FC서울), 김민우(상주 상무) 등 잠재 자원이 많은 왼쪽 측면과 달리 오른쪽은 김문환 외에 특별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멀티플레이어 이유현(전남 드래곤즈)이 호출됐지만, 벤투 감독과의 인연은 없었다.
그는 "회복이 중요하다. 작년에 많이 쉬었고 올해 프로에 오면서 가장 바쁘게 보냈다. 시즌 끝나고 몸 관리를 잘해서 (아시안컵) 준비를 잘해야지 싶다"며 냉정한 자세를 보였다.
대표팀에 와서 자신감을 얻어가는 이용이다. 그는 "감독님은 실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패스 실수도 당연히 할 수 있다"며 스스로 요령을 찾아가는 분위기에 과감한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이 부상과 각자 사정으로 빠져 주전 절반이 없는 상황에서도 지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는 "이번 원정 경기에 다수의 선수가 오지 않았고 부상자도 많았지만, 함께 뛴 선수들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기)성용이나 (손)흥민이가 오면 충분히 좋은 팀이 될 것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고 K리그 최우수선수(MVP)상 후보에도 올라 있는 이용이다. 마지막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상 한 번 제대로 받아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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