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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유산' 박항서, 명장 에릭손 압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실리 전략이 통했다.

베트남은 6일 오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4강 2차전을 치렀다.

원정 1차전 2-1 승리는 베트남을 한결 편하게 만들어줬다. 0-1로 패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으로 결승 진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3-5-2 전형에 기반을 둔 공격지향 축구로 필리핀을 공략했다. 골을 넣고 이기거나 비기면 되는 유리한 경기였다.

2차전을 앞두고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박 감독의 전술에 주목했다. 경기 중 상황에 따라 3-5-2에서 3-4-3, 4-4-2 등 현란한 변화를 놓고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세밀하게 지시한다고 전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박 감독은 전반 무득점이었지만, 좌우 윙백들을 앞세워 필리핀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측면 크로스는 날카로웠다. 필리핀 수비 수준이 베트남과 비교해 다소 떨어져 더욱 위협적이었다.

수비에서는 필리핀의 스피드를 공간 장악으로 제압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박 감독이 보좌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스리백 수비에 윙백을 내려 서서 측면을 메운 것과 비슷했다.

후반, 골이 터지지 않자 박 감독은 지키는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체력이 있는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17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에서 뛴 경험이 있는 르언 쑤언 쯔엉을 빼고 응우옌 후이훙을 내세웠다. 28분에는 응우옌 아인득 빼고 응우엔 띠엔링을 배치했다.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좀 더 유기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자는 의미였다.

결국, 수는 통했다. 37분 쾅하이가 골을 넣었다. 판반둑의 절묘한 패스를 쾅하이가 놓치지 않았다. 박 감독이 전방에서 계속 압박하라고 지시한 결과였다. 명장으로 불렸던 스엔-예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은 당황했다

41분에는 1분 전 교체 투입됐던 응우옌 콩 푸엉이 재능을 발휘했다. 필리핀 수비를 놓치지 않고 돌파해 골망을 흔들었다. 정확한 선수 기용술이었다. 2-1로 이겼고 1, 2차전 합계 4-2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에 최적화 전술을 녹인 박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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