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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퇴근·태극기 특수…박항서 '매직', 행복한 베트남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인이라고 하면 '까몽(감사하다)' 소리가 자동으로 나와요."

6일 오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시내 일대는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든 인파로 가득했다.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에 출전 중인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열기였다.

하노이는 물론 호치민, 다낭 등 주요 도시에서는 똑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인위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 축구 하나,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선수들 덕분에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을 주도한 한국처럼 즐기고 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독자 김희철 씨는 "미딩 경기장 반경 3km 도로를 통제했다. 그 근처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일찍 문을 닫았다. 그만큼 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김 씨는 미딩 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다. 그는 "베트남 대표팀 축구가 있는 날에는 거리가 오토바이 경적으로 정말 시끄럽다. 평소에도 오토바이가 많은 곳 아닌가.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와 있는데 축구 인기에 매우 놀라고 있다. 베트남이야 원래 축구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이런 풍경이 일상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베트남인들이 많은 협력 업체와도 축구가 있는 날에는 오후 4시 이전에 업무 회의를 끝낸다. 축구 응원에 집중하라는 뜻에서다. 이미 베트남 정부 자체가 축구 경기가 있는 당일, 홈과 원정에 상관없이 '조기 퇴근'을 권장하고 있다.

결승 상대가 라이벌 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로 정해지면서 베트남 국민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은 더 커졌다. 2008년 우승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상황, 김 씨는 "아마 스즈키컵이 끝나기 전까지는 축구가 베트남을 휘감을 것 같다.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까몽'이라고 한다. 박항서 감독 덕분에 정말 대화하기 편해진다"며 웃었다.

결승전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루프 원정, 15일 베트남 하노이다. 이미 두 경기가 있는 날은 모든 업무가 오전에 종료된다. 베트남 항공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항공과 비엣젯 등은 전세기 편을 모객에 나섰다. 쿠알라룸푸르 원정에 최소 1천명 이상이 몰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 당일 정기편은 이미 만석이라고 한다.

베트남의 KBS로 불리는 국영방송 VTV에서는 경기 전, 후로 특집 방송을 편성해놓았다. 박 감독의 전술 분석부터 선수 개개인의 성장사 등 축구 관련 프로그램이 최소 10시간 방영되고 있다고 한다. 각 도시를 연결해 응원 열기도 보도 중이다.

홈경기 날에는 베트남 연예인들이 경기장에 집결해 주목받고 있다. 길거리에서는 베트남 국기와 더불어 태극기도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박 감독 덕분에 일어난 현상이다.

베트남에서 무역 일을 하는 독자 현준경 씨도 "남녀노소 다 같이 좋아하기 힘든 일인데 정말 잘 섞여 있다. 한국인이라서 고마운 상황이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우승했으면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동남아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정말 원하기 때문이다"며 거주국의 우승을 바랐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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