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 '배심원들'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출연 배우들이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 현장 분위기가 작품의 흥행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CGV압구정점에서 '배심원들'(감독 홍승완,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홍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이 참석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심원들'은 홍승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 국민참여재판 속 서툴지만 최선을 다한 배심원들의 이야기를 경쾌하면서도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홍 감독은 "우연히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 당시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재밌게 다가왔다"며 "배심원제도가 있는지 몰랐던 사람들이 재판에 불려가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영화로 구성하면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고 출발점을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이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했던 인물들보다 실제 배우들이 살아있는 연기를 해줬다. 결과적으로 풍부하고 다채로운 캐릭터가 완성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소리는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 역을 맡았다. 18년 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을 만큼 강단과 실력은 그 누구 못지 않은 준겸은 사법부의 우려와 찬반으로 나뉜 여론으로 들끊는 첫 국민참여재판의 재판장을 맡은 후 신념 하나로 재판을 진행하려 한다.
문소리는 "시나리오를 읽고 이야기가 궁금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뭉클했다. 그런 지점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극 중에는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며 "모든 사람들이 법정에서 한 팀이 돼 움직이는 과정이 우리에게 특별했는데 관객들에게도 흔치 않은 재미를 전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문소리는 '배심원들'을 통해 첫 판사 역에 도전한다. 그는 "준비를 하면서 나도 차라리 배심원이 되고 싶었다. 다같이 모여 리허설을 하거나 준비를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웃으며 "혼자 저는 실제 대법원장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자료 조사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실제 인물들의 모습을 연기로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크랭크인 전까지 긴장이 됐다"며 "무언가를 많이 읽는 판사 분들의 모습을 보고 저 또한 뭔가를 계속 읽으려 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덧붙였다.
박형식은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이자 8번 배심원 권남우로 분한다. 얼떨결에 우리나라 첫 국민참여재판에 가장 마지막에 참여하게 된 남우는 증인, 증거, 정황까지 모든 것이 유죄라고 말해주는 재판을 석연치 않아 하고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진실을 찾으려 한다.
'배심원들'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박형식은 "어제 잠을 못 잤다. 긴장도 많이 되면서 동시에 설레더라"며 "선배님들이 이렇게 많이 계셔서 다행이다. 촬영을 할 때도 많이 의지가 됐다. 영화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극 중 소재인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제도인데 '내가 많이 관심이 없었구나' 느꼈다. 이번 기회에 많이 배웠다"며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 배우들은 촬영 당시의 분위기에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수장은 "많은 작업을 해온 건 아니지만 정말 역대급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어벤져스'와 붙어도 될 만큼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웃으며 동시기 개봉하는 영화 '어벤져스:엔드 게임'을 언급했다. 이어 "배우들의 성향도 각기 달랐는데 촬영을 하면서 하나로 화합이 되는 게 멋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미경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만든 영화"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백수장은 늦깎이 법대생, 1번 배심원 윤그림 역을 맡았다. 법대에 들어간 후 생애 첫 재판을 경험하게 된 그림은 증인의 진술 하나하나까지 메모하며 남다른 열정을 불태운다. 배심원들 사이에서 나름 알고 있는 법적 지식을 총동원해 배심원 대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김미경은 의욕만큼은 20대인 요양보호사, 2번 배심원 양춘옥 역을 맡았다. 64년 인생 처음으로 하게 된 새로운 경험이지만 누구보다 재판을 잘 해내고 싶은 의욕이 크다.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남우게게 핀잔과 눈치를 주는 다른 배심원들과 달리 그를 이해하고 지지한다.
앞서 영화 '완벽한 타인'의 흥행을 이끈 윤경호는 "'완벽한 타인'과 촬영장 분위기가 비슷했다. 한 세트에서 배우들이 촬영하면서 돈독해졌는데 그 다음 작품을 '배심원들'로 하게 돼 두 편 연달아 행복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극 중 캐릭터에 대해 "나도 유명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겪어온 생활과 맞닿은 부분이 많다. 내 실제 모습으로 인물에 다가가 즐겁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윤경호는 재판보다 일당이 우선인 무명배우, 3번 배심원 조진식 역을 맡았다. 진식은 뚜렷한 생각 없이 그저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며 적당히 재판을 끝내고 싶어하는 인물. 하지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배심원들을 보며 점점 그들에게 동화되기 시작한다.
조한철은 까칠한 합리주의자 대기업 비서실장, 5번 배심원 최영재로 분한다. 엘리트인 영재는 재판부의 결정을 믿어 의심치 않고 누구보다 능숙하게 배심원의 평결을 주도한다. 하지만 재판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고심에 빠진 다른 배심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앞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판관 역을 맡은 바 있는 조한철은 "저승에서의 재판은 너무 외로웠다. 외롭게 촬영했다"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승에서의 재판은 굉장히 즐거웠다"며 "이날 오랜만에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촬영하는 동안 한식구처럼 세트장에 갇혀 있었다. 정말 행복했다"고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수향은 평범한 20대 취업준비생이자 7번 배심원 오수정 역을 연기한다. 수정은 배심원들 중 가장 어리지만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할 줄 아는 당찬 인물이다.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남우를 보며 함께 사건의 새로운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조수향은 "또래나 동생들과 작업을 많이 해왔다. 그런데 '배심원들'에서는 내가 막내더라"고 웃으며 "처음엔 적응이 잘 되지 않을까,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중에 친해지고 난 후에는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고 거듭 만족감을 드러내며 "촬영 현장에서 선배들이 연기하는 모습도 몰래 훔쳐보면서 많이 배웠다. 잊지 못할 경험이다"라고 느낀점을 밝혔다.
김홍파는 이론보다 풍부한 실전 경험을 지닌 백수이자 6번 배심원 장기백 역을 연기한다. 기백은 30년 장기근속의 풍부한 경험으로 전문가의 의견과 전혀 다른 발언을 쏟아내며 법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인물이다.
한편 '배심원들'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hee0011@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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