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음주운전으로 은퇴한 베테랑 박한이(40)에 대해 "안타깝다"며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어제 얘기를 전해들었다. 한이와 통화를 했다"며 "'죄송하다'고 하더라.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관련 내용은 함구했지만 박한이 사태로 인한 선수단 분위기 다잡기 성격의 미팅이었을 것으로 구단 주위에선 해석했다.
김 감독은 계속된 관련 질문에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좋은 일도 아닌데, 더 이상 답하기가 좀 그렇다"며 "이 얘기는 여기에서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잘라 말했다.
박한이는 전날 오전 대구에서 운전 도중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뒤 경찰의 음주측정 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65%가 나왔다. 그는 26일 경기 뒤 지인들과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하룻밤 잔 뒤 다음날 일어나 자녀를 등교시켜주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으나 체내에 남아 있는 알코올이 검출된 것이다
최근 음주운전 관련 사고에 대해 프로야구 및 프로축구 구단들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특히 구단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서는 임의탈퇴 등 강경 징계를 불사하는 분위기다.
삼성 구단은 "박한이가 구단에 먼저 해당 사실을 알려왔다"며 "선수가 먼저 책임을 지고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부주의한 사고로 인한 불명예 은퇴다. 2001년 데뷔부터 줄곧 삼성에만 몸담아온 박한이는 이로써 화려한 은퇴식과 영구결번은 물론 친정팀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까지 모두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박용택(LG 트윈스)과 함꼐 현역 최고령 선수였던 그는 통산 타율 2할9푼4리 146홈런 906타점 출루율 3할8푼3리 장타율 0.412를 기록했다. 아직 한두 해 더 뛸 수 있는 체력과 기술을 보유했으나 음주운전 사고로 허망하게 옷을 벗었다.
한편 삼성은 수비페이퍼 논란으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외야수 박해민은 지난 21일 대구 한화전 5회초 이성열의 안타성 타구를 잘 잡은 뒤 타자들의 타구지점을 나타내주는 수비페이퍼를 꺼내보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불거졌다.
김 감독은 수비페이퍼 논란에 대해 "메이저리그를 따라 시도해봤다"며 "KBO 차원에서 금지 요청이 있었으니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 구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KBO는 삼성 구단에 관련 행위 금지를 지시했다. 보다 구체적인 조치는 단장회의 등을 통해 내릴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 기자 tam@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