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이천웅의 몸을 아끼지 않은 호수비가 LG 트윈스를 2연승으로 인도했다.
5일 서울 잠실구장. 5회까지 KT가 1-0으로 앞섰지만 승부는 알 수 없었다. 알칸타라(KT)와 류제국(LG)은 상대 타선의 실점을 최소로 억제하며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6회초 KT 공격이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사 뒤 장성우가 좌전안타로 살아나가자 심우준 또한 좌전안타로 화답했다. 1사 1,2루에서 김민혁 타석 때 LG는 좌완 진해수를 투입했다.
좌투수와 좌타자의 맞대결. 하지만 김민혁이 친 타구는 중견수 오른쪽을 향해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주자일소 장타가 확실시되는 순간 LG 중견수 이천웅이 움직였다. 타구를 향해 자신의 왼쪽으로 질주하던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고, 일자로 뻗은 오른팔의 글러브로 공을 잡았다. 마치 공에 박힌 자석이 글러브의 자석을 향해 알아서 날아간 것처럼 그림같이 빨려들어갔다.
자칫 공이 빠졌더라면 3루타는 물론 타자주자까지 홈을 밟을 수도 있었지만 이천웅의 도박같은 수비가 반짝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 수비 하나로 대량실점을 면한 LG는 한숨을 돌렸고, 진해수가 후속 조용호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조용호의 타구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수비가 좋은 LG 민완 2루수 신민재가 어렵지 않게 아웃으로 연결했다.
호수비 2개에 자극받은 LG 타선은 곧바로 이어진 6회말 공격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1사 뒤 김현수가 우전안타로 살아나가자 4번타자 조셉은 알칸타라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2-1 역전.
이어진 2사에선 이형종이 좌전안타, 김민성이 우전안타로 찬스를 이었고, 이성우의 우전안타까지 나오면서 추가점을 올렸다.
결국 6회초 위기를 6회말 역전으로 선순환시킨 LG는 후반 타선이 폭발, 9-2로 승리했다. KT를 안방에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잡고 최근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몸을 사리지 않은 호수비가 발판이 돼 이루어낸 연승이었다.
이천웅은 경기 뒤 "팀이 이겨서 기분 좋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 더욱 기분 좋다. 요즘 타격이 조금 주춤해서 미안하고 걱정했는데 수비로나마 팀에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6회 수비에 대해 "그쪽으로 타구가 올 것이라 생각은 했었다. 우익수 쪽으로 한 발 옮겨 있었던 덕분에 마지막에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수비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