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고개를 들어라.' 지난달(6월) 28일 잠실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첫 날 맞대결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두산이 롯데에 3-2로 이겼다.
롯데 입장에서는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두 차례 호수비도 아쉬웠지만 또 다른 장면이 오래도록 남았다. 1-2로 끌려가고 있던 5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나온 강로한은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롯데로서는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찬스는 허무하게 날아가버렸다. 강로한은 유희관이 던진 견제구에 걸려 아웃됐다. 비디오 판독까지 갔으나 원심은 그대로 유지됐다.
덕아웃으로 들어온 강로한은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주장 손아섭을 비롯해 소속팀 동료들이 힘을 내라는 의미에서 어깨를 다독이고 말도 걸었다. 그러나 강로한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2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3연전 둘째 날. 롯데는 두산에 4-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었고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두산전 9연패에서 벗어났다. 또한 KBO리그 10개 팀 중 마지막으로 30승 고지에도 올랐다.
그런데 강로한은 두 경기 연속 견제사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전날과 같은 5회초 맞은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뒤 다시 한 번 갼제사 당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이런 강로한을 감쌌다. 물론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 양 감독은 "(강로한은)견제사를 당한 부분만 놓고 보면 경기 집중력을 좀 더 유지하고 더 키워야한다"면서도 "아직까지 1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이해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강로한에게는 올 시즌이 사실상 1군 첫 풀타임이다. 그는 부경고과 경남대를 나와 지난 2015년 2차 7라운드 68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그해 1군에서 22경기에 나왔다. 그리고 1군 무대에 다시 선보이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양 감독이 롯데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강로한에게도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 양 감독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역 문제를 미리 해결한 강로한은 내야진 세대교체 선두 주자로 꼽힌다.
양 감독은 "29일 견제사는 상대 투수(최원준)가 워낙 견제를 잘 한 것"이라며 "퓨처스(2군) 리그 경기에서도 주자 견제를 잘하는 투수로 알려진 선수"라고 얘기했다. 강로한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그는 30일 두산과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도 2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양 감독은 "견제사를 포함해 수비 등에서 나오는 실수는 앞으로 경기를 뛰는 동안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로한은 지난 1군 콜업 후 쏠쏠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6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부터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 베어스와 3연전까지 최근 치른 4경기에서 타율 5할3푼8리(12타수 7안타)로 맹타를 선보이고 있다.
무안타에 그친 29일 두산전을 제외하고 3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했다. 롯데는 이번주에도 원정 6연전이 잡혀있다. 하위타순에 자리하며 연결고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로한의 배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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