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 "이효희·이나연 두 세터 정말 고맙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함께한 두 세터에게 감사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국재배구연맹(FIVB) 주최 2020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 각각에게 돌아가며 '고맙다'는 말을 따로 건냈다. '라비리니호'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 칼린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예선전 E조 경기를 치렀다.

2승 1패 조 2위로 세계예선전을 마쳤다. 당초 목표인 도쿄행 본선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런데 마지막 경기인 러시아전은 라바리니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아쉬운 기억으로 남았다.

한국은 1, 2세트를 먼저 따냈다. 3새트도 22-18로 앞서고 있었다. 매치 포인트까지 3점만 남겨뒀다.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에 7연속 실점하면서 3세트를 내줬다. 반격 발판을 만든 러시아는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3-2로 이겼다.

러시아가 조1위가 되며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6일 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를 마친 뒤 두 가지 감정이 든다"며 "먼저 러시아와 맞대결에서 패한 것이 아쉽다. 이기고 있는 경기였고 좋은 흐름이었는데 결과가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선수들과 함께 슬픈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최선을 다해줬고 그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바리니호는 세계예선전을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세터 2명이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베스트 전력을 꾸리기 힘들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금까지 3개월 동안 함께 연습하고 손발을 맞춘 이다영(현대건설)과 안혜진(GS칼텍스)과 끝까지 가지 못해 아쉽다"고 얘기했다.

두 세터를 대신해 예비 엔트리에 있던 베테랑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이나연(IBK기업은행)이 급하게 라바리니호에 합류했고 세계예선전 3경기를 치렀다. 라바리니 감독은 "새로 온 세터들에게는 전술적인 부분을 전달하기보다는 자신감있고 정확하게 자기가 가진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며 "바뀐 세터들이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효희와 이나연에 대해 따로 언급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두 세터는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줬다"며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대표팀에서 연습도 잘 안된 상황이었지만 (대표팀을)돕기위해 기꺼이 왔다. 정말 용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라바리니호는 7일은 휴식을 취한다. 바로 다음날(8일) 충북 진천에 있는 진천선수촌에 재소집된다. 오는 18일부터 서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라바리니 감독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별로 없다"며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 이틀 정도 휴식을 갖고 다시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다. 기본적으로 세터들이 자신감을 갖게 전술 훈련을 할 구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효희는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그를 대신해 예비 엔트리에 있는 또 다른 세터인 염혜선(KGC인삼공사)이 라바리니호에 승선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준비에 힘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