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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하루 "아이돌 노래 천번씩 들으며 쇼케이스 공부했죠"(인터뷰)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라면 이 사람의 이름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팬 쇼케이스와 미디어 쇼케이스의 중심에 서서 진행을 이끌어가는 MC하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돌 그룹에 대한 정보를 줄줄 꿰며 물 흐르듯 진행을 이어가는 MC하루는 '팬들도 좋아하는 MC'로 업계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진행자다.

MC하루는 최근 조이뉴스24와 만나 15년간 진행을 해오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비롯, 가요 쇼케이스에 임하는 자신만의 비결을 공개했다. 다음은 MC하루와의 일문일답.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MC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노래를 좋아했고 대중음악을 누구보다 좋아했다. 가수의 꿈을 키웠지만 성대결절로 인해 노래를 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게 10대 시절이었다. 이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무대에 서는 걸 좋아해 한 번도 오락부장을 놓친 적이 없었던만큼, MC의 꿈을 키우게 됐다. 이후 스무살이 되자마자 상경해 레크레이션 MC로 이 길에 들어왔다.

◆2010년 MC 공개 오디션 '황금마이크'에도 출연했다.

-MC를 꿈꾸던 내게 '황금마이크'는 기회와도 같았다. 3차까진 올라갔지만 TOP10에 들진 못했다. 아나운서 계열의 MC, 개그맨 계열의 MC로 진행 스타일이 나뉘어 있었는데, 나는 두 스타일과 모두 달랐고 다듬어지지 않았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다면 가요 쇼케이스의 MC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제국의아이들이 신인일 때 팬미팅과 콘서트를 우연히 맡게 됐다. 그 때 큰 재미를 느꼈다.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빨리 친해지고 싶을 때, 내가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다시 부산에 내려갔고, 약 7~8년간 부산 및 경상 지역에서 지역 축제 MC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재작년까지였다.

◆어떤 계기로 다시 쇼케이스 MC에 입문한 것인가.

-부산 청소년 페스티벌 당시 심사위원으로 온 뮤직케이 안정훈 프로듀서가 진행을 맡은 나를 잘 봐줬다. 함께 식사를 하며 인연을 맺게 됐고 뮤직케이의 신인 밴드 아이즈와 함께 일하게 됐다. 그렇게 7~8년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 생계형 MC였던 셈이다.

◆한때 가수를 꿈꿨었던만큼 가요 행사 MC도 그리웠겠다.

-정말 그리웠다. MC를 하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는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기회로 상경했고, 열심히 하는 내 모습이 입소문 나면서 지난 해부터 쇼케이스 진행을 다양하게 하게 됐다. 1년에 40여차례 진행을 하는 것 같다.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진행하며 가장 좋았던 평가는 무엇인가?-예전엔 내가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지만 이젠 아니다. 내 존재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으면 그건 실패한 행사다. 아티스트가 기억에 남아야 한다. 내 이름이 기억되는 것보다 '재밌었다'라는 반응이면 족하다. 행사가 문제 없이 잘 끝났고 아티스트의 긴장을 풀어줬다는 평이 좋았다.

◆아이돌 그룹의 미디어, 팬 쇼케이스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아티스트의 데뷔 날짜가 정해지면 홍보 담당자에게 음원과 뮤직비디오, 대본을 받아 공부를 시작한다. 발표한 음악을 듣고 얼굴과 이름을 외운 뒤 출연했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다 본다. 노래는 최소 200~300번을 듣는 편이고, 최대 1000번까지도 듣는다. 자면서도 틀어놓는다. 미련할 수도 있지만 내가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쇼케이스 당일엔 최소 두 시간 전에 가서 아티스트를 실제로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무대를 미리 본다. 질의응답과 관련한 상의도 나눈다.

◆쇼케이스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단순히 상대를 타박하면서 웃기는 것보다 '티키타카'가 좋은 게 좋다. 나를 보면서 말을 쉽게 꺼내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팬들이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나름의 쇼케이스 진행 비결이라면 비결인데, 난 팬들이 있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간다. 몇몇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가수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아서 정보를 수집한다. 쇼케이스가 끝나고 나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정의 선물을 드린다.

◆여러 가요 행사를 진행하며 가장 좋았던 연예인이 있다면.

-몇번째 얘기를 했는데, 스타쉽 소속 솔로가수 정세운이다. 정말 착하고 음악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친구다. 형식적인 모습은 없고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가수다. 그 친구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음악을 진심을 하는 친구다.

◆반면 가요 쇼케이스 진행을 하며 난감했던 상황도 있을 것이다.

-미디어 쇼케이스를 하면 예민한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부정적인 이슈에 대한 답이 팬들에게 실망감을 끼치면 안된다고 생각해 더욱 주의 깊게 체크한다. 또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 없이 부정이슈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 느껴지면 조금 서운하다.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MC하루 [사진=정소희 기자]

◆MC하루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단 열심히 하는거다.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분들에 비해 내 인지도는 정말 낮다.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절대 보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줘선 안된다. 대중가요를 좋아해 가수를 꿈꿨고 DJ를 한 경험도 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대충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다른 MC들의 진행도 모니터하는 편인지.

-일단 내 것을 제일 많이 본다. 미디어 쇼케이스 진행을 가장 많이 보는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어필을 잘 했는지, 불필요하게 말이 많진 않았는지, 아티스트가 긴장한 걸 잘 풀어줬는지 여부를 열심히 본다. 팬 쇼케이스의 경우엔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실시간 팬 반응을 체크한다. 쓸데 없는 아재개그를 했을 땐 후회를 하면서 말이다. 하하. 다른 MC의 경우엔 박경림과 박지선의 진행을 많이 본다. 두 분은 말을 조리있게 잘 하고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가 많다. 포인트를 잘 잡아서 진행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15년간 진행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미스트롯' 콘서트 진행이 기억 남는다. 처음으로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부모님이 친구들에게 아들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왔었던 거라 정말 뿌듯해했다. 열심히 이 일을 해온 보람을 느꼈다.

◆MC를 하며 예능 및 방송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도 있나?

-당연하다. 내 인생 마지막 목표는 라디오 DJ를 오래 하는 것이다. 예능과 토크쇼도 언제든 하고 싶다. 아티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음악 토크쇼를 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MC하루가 가진 최종 목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고 MC를 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언급하며 생색낼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15년간 진행을 해온 내게 주어지는 희열이자 보상일거라 생각한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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