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우리를 보여줄 기회였어요."
'퀸덤'의 파이널 무대, 1위 후보에 이름이 호명되자 오마이걸 멤버들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노력으로 완성한 빛나는 무대들. "우리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자부심과, 함께 걸어갈 내일이 보였다.
오마이걸은 최근 종영한 엠넷 '컴백전쟁:퀸덤'(이하 퀸덤)의 최고 수혜자다. 두 번의 경연에서 연속 1위, 파이널 무대 최종 2위를 차지하며 반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무대로 실력을 증명했다. '예쁜' 걸그룹에 머물지 않고, 다채로운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멋진' 걸그룹으로 대중들에 강렬한 존재감을 심어줬다.
창간 15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특별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마이걸을 만났다. "어딜 가도 '퀸덤'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높아진 인기와 화제성을 실감했다.
비니는 "민낯이랑 갭이 커서 잘 못 알아본다. 최근에 민낯으로 지하철을 탔는데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웃었다. 유아는 "놀이공원을 갔는데 '오마이걸이네'라며 알아봤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지하통로로로 갔다. 매니저 오빠가 게릴라데이트 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퀸덤' 파급력을 몸으로 체험했다"고 웃었다.
오마이걸은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력파 걸그룹'으로 정평 났지만, 경연 프로그램에서 통할 지는 물음표가 있었던 것도 사실. 부담감과 그 날의 컨디션 등 '변수'가 많기 때문.
'슈퍼스타K'와 '걸스피릿' 등 경연 프로그램 유경험자인 승희는 "'퀸덤'은 오마이걸의 첫 서바이벌이다.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갈등이 일어나는 줄 알기 때문에 견딜 수 있을까 했는데 내면이 강한 친구들이었다. 더 의지하게 되고, 아이디어도 넘쳤다"고 말했다.
오마이걸 멤버들은 잘하고 싶었고, 또 잘할 줄 알았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은 그 어느 팀들에 뒤지지 않았다. 유아는 "우리 멤버들이 너무 잘하기 때문에 자랑하고 싶다. 개개인의 능력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이 보컬이면 보컬 비주얼이면 비주얼 포지션이 있다면, 우리는 노래도 잘하고 비주얼도 갖추고 춤도 잘추는 멤버들이 많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잘할 줄 알았다"고 멤버들을 바라봤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비밀정원'을 시작으로 동양 무사로 변신한 '데스티니(Destiny)'와 뱀파이어 콘셉트의 '트와일라잇(Twilight)'에 이르기까지, 오마이걸의 무대는 빛났다. 지호를 주축으로 멤버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성공적인 무대를 꾸몄다. SNS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Destiny(나의 지구)'는 음원차트에 진입하는 등 오마이걸의 무대는 방영 내내 화제가 됐다.
미미는 "경연의 부담보다 참여할 수 있어 신났다. 멤버들이 즐거워했고 또 즐겼다.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면서 머리를 맞대고 했다"라며 "아이디어가 많지만 평소 그룹과 이미지에 선택해야 하니 못한 부분도 많았다. 경연이라 많은 것을 보여줄 기회였고, 멤버들이 직접 구성을 짜며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오마이걸은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로 '데스티니'를 꼽았다. 이들은 "'데스티니'를 4,5일 만에 준비해야 했다. 최고의 집중력이 발휘됐다"라며 "첫 무대로 '비밀정원'을 하고 난 후 경연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단순히 우리 무대 하는 것처럼 하면 안 되겠더라. 깊게 생각해서 퀼리티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올해로 데뷔 5년차, 이제 여유롭게 무대를 준비할 법도 한데 그야말로 '풀파워'로 달렸다.
故 마이클잭슨 퍼포먼스로 유닛 라운드 퍼포먼스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유아는 "'트와일라잇'과 마이클잭슨 댄스 준비에 새벽 여섯시에 들어간 날도 있었다"고 할만큼 남다른 연습량을 보였다. 승희는 "우리에게 이 무대만 남아있다는 생각 하나로 했다. 한 시가 급했다. 200% 연습해야 무대에서 80%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미 또한 "어떠한 무대도 허투루 한 적 없다. 스케줄이 많고, 연습할 시간이 없어도 우리의 컨디션 안에서 최대한 최선을 다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돌이켰다.
효정은 "이런 멤버들과 함께 하는 것이 고맙다. 무대에 대해 생각하는 깊이가 다른 것 같다. 그 무대를 생각했을 때 어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각각 100%를 발휘해 700%가 무대가 나왔다"고 뿌듯해했다.
파이널 무대에서 2위에 그쳤지만 아쉬움은 없다. 효정은 "'퀸덤'은 1위 후보에 올라갈 줄 몰랐다. 너무 놀라워하며 나왔고, 감사하면서 끝났다. 한 두달 노력한 것에 대한 박수를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오마이걸은 '퀸덤'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함께 출연했던 걸그룹의 무대는 좋은 자극이자 배움이 됐다. 승희는 "'퀸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여자)아이들은 후배 그룹이지만, 무대를 보며 콘셉트 소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했다.
유아는 "저희가 5년 동안 힘겹게 달려왔지만, 자신감이 없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여자)아이들이 팀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어서 저렇게 할 수 있다. 멤버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우리 멤버들도 어느 순간 그렇게 무대를 하고 있더라. 마마무는 장악력이 대단하다. 무대에 취해서 내가 가장 빛난다는 마음을 잃지 않고 해야한다는 것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한 무대 한 무대 소화하면서 오마이걸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오마이걸의 대중적인 인지도가 올라갔고, '기대되는 걸그룹'이 됐다.
효정은 "데뷔 5년차인데 오마이걸에 대해, 또 무대가 호평을 받거나 그럴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우리 노래가 역주행 하는 모습도 보면서 '우리가 왔던 길이 헛되지 않았다. 이렇게 꾸준히 걸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느낌이 들어서 감사했다. 걸그룹 수명도 짧다고 하는데 '퀸덤'을 통해 우리가 오래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얻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아직 우리가 보여준 것이 반도 안 된다"는 오마이걸, 앞으로 펼쳐질 날들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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