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K팝 스타들이 하늘에 졌다. 故 샤이니 종현을 떠나보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설리와 구하라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안타까운 선택, 비통한 죽음 속 연예계 경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카라 출신 구하라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구하라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현재 경찰이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구하라 측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 현재 구하라 님 유족 외 지인들의 심리적 충격과 불안감이 크다"라며 고인의 죽음을 알렸다. 최근까지도 일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구하라이기에 이번 사망 소식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한국을 넘어 해외를 누비던 글로벌 스타의 안타까운 죽음
29년 짧은 생이었다. 구하라는 2008년 그룹 카라로 데뷔해 한류를 이끄는 걸그룹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카라 해체 후 구하라는 솔로 활동은 물론 연기와 예능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전 남자친구와의 법적공방으로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구하라는 팬들의 지지와 응원에 힘을 얻어 활동을 재개했다. 구하라는 지난 6월 일본 프로덕션 오기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3일 일본에서 솔로 데뷔 싱글 '미드나잇 퀸'을 발표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후쿠오카 오사카 나고야 도쿄 등 4개 도시에서 제프투어를 진행하며 팬들을 만났다.
마지막 공연을 진행하며 "실망시키지 않도록 성장을 다하겠다"며 눈물로 약속했던, 절친한 친구 설리가 떠난 후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던, 고인은 그러나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됐다. 꿈을 다 펼치기도 전에 하늘에 졌다. 여전히 고인의 SNS에 남아있는 환한 미소의 사진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종현·설리·구하라, 잇따른 사망에 충격
외신들은 구하라의 사망 소식을 일제히 전했고, 전세계 K팝 팬들은 또 한 번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2017년 12월 우리는 샤이니 종현을 하늘로 떠나보냈고, 지난 10월엔 에프엑스 출신 설리를 잃었다.
종현은 유서를 통해 극심한 우울증을 고백했고, 설리 역시 악플과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스타들이 TV 프로그램에서 혹은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을 겪었다. 죽고 싶었다"라며 고백하는 장면을 종종 봐왔다. 수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연예계를 떠난 일도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결과와 성과를 우선시하는 K팝 산업에서 스타들은 감정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클 수 밖에 없다.
이들은 화려함 이면의 미래에 대한 잠재적 불안과 공허함, 그리고 엄청난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목표를 이룬 다음에는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고백한 스타도 있고, 반대로 목표를 이룬 후 상실감과 허무함을 토로한 스타도 있었다. 데뷔 후 다른 아이돌과 끊임 없이 비교하며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온 아이돌도 있고, 공백 기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우울증이 왔다는 스타들도 심심치 않게 봐왔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의 발달로 스타들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하는 스타들이 부쩍 늘었다. 악플러들의 무차별적인 댓글인 우울증을 더욱 부추긴다.
◆스타를 병들게 하는 K팝 구조적 문제
故 설리와 구하라의 잇단 죽음에 미국 버라이어티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K-POP 스타들을 잇달아 죽음으로 몰아 넣는 K팝 산업 구조를 지적했다.
버라이어티는 24일(현지시간) "젊은 K-POP 인재들이 잇달아 숨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울증을 호소했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지독한 산업의 징후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K팝스타들이 팬들에 의해 엄청난 중압감을 받고 있다"라며 "2명의 여가수(구하라와 설리)는 연예인이란 이유로 연애나 사생활을 통제받았고 대중의 검증을 받았으며 악의적인 온라인 비평에 시달려야 했다"고 비판했다. CNN은 K-POP 스타들을 향한 악플을 언급하며 "악플에 의한 K-POP 스타들의 극심한 압박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 됐다"고 적었다.
요즘에는 소속사와 스타들들도 우울증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컸지만, 아예 주기적으로 체계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소속사들도 많이 늘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우울증은 개인이 홀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회사에서도 전문상담과 약물치료 등 전문가의 손길과 주변의 도움을 받으라고 이야기 한다.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서라도 심리적 치료를 권하는 회사들도 꽤 있다. 아이돌 멤버 스스로가 치료를 받겠다고 하는 경우도 봤다"라고 말했다.
최근 스타들의 잇단 죽음 속에서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와 필요성, 그리고 본질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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