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62번째 2020그래미시상식(2020 Grammy Awards)가 음악,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앨리샤 키스(Alicia Keys)의 진행과 19주 연속 1위라는 빌보드 역사를 다시 쓴 릴 나스 엑스(Lil Nas X)와 방탄소년단(BST) 콜라보(collaboration) 공연 강한 인상을 남겼다. BTS 역시 음악 역사를 다시 쓰고 있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62년간 개최되고 있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그래미 시상식이 전 세계 아미 (Army) 팬들은 물론 롤링스톤스(The Rolling Stones), 할시(Halsey)와 같은 셀럽(celebrity)들도 자신의 SNS(social media)등 통해 고집 스러운 그래미 시상식을 비판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단연 이날의 주인공은 '나쁜남자(Bad Guy)'의 열풍의 주인공인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였다. 귀걸이부터 긴 손톱까지 모두가 구찌(Gucci)였다. 심지어 안을 볼 수 있는 투명한 시뚜르(see-through) 마스크 까지 구찌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이 중 주목할 의상은 더 이상 보이(boy)가 아닌 보이즈 투 맨(Boys II Men) 편안한 캐주얼 의상과 알리샤 키스가 피아노 연주와 함께 선보였던 청청패션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우선 청바지의 원료인 면직물인 데님(denim)이 나는 곳은 이탈리아의 제노아(Genoa)이다. 영국발음으로는 이를 Gene 또는 Jean(진) 이라고 발음하게 된다. 바지는 트라우져(trousers), 팬츠(pants) 과 같이 복수형을 사용하면서 정식 명칭인 진스(jeans) 가 된다. 시초부터 청색이 아닌 황색 이였던 바지에 인디고 페라(Indigofera) 잎에서 추출된 파란색 염료를 사용해 인디고(indigo)색을 황색 바지에 입혀 현재 우리가 입는 블루진(blue jeans)이 된 것이다.
청바지의 역사는 1850년대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 시작된 골드 러시(Gold Rush)로 거슬러 올라 간다. 많은 이들이 금을 캐기 위해 마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독일 태생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면서 금을 캐는 탄광 부들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잘 찢기지 않는 바지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다. 질긴 마차의 천막 천으로 만들어 처음에는 청색이 아닌 황색 바지였다.
탄광 지역에는 특히 뱀이 많았다. 뱀은 시력이 거의 없어 혀로 온도와 냄새를 감지해 먹이를 찾는 파충류이다. 적외선 감지기를 보면 청색이 낮은 온도로 표시 되듯이 청색의 옷이 탄광 부 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파란색인 인디고 색을 입혀 팔기 시작한 것이 바로 블루 진이다. 그의 이름은 딴 리바이스(Levi’s) 공장이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열고 본격적인 청바지 사업이 시작된다.
이어 1873년에 재단사인 제이콥 데이비스(Jacob Davis )가 쉽게 뜯어지는 주머니 부분에 황색의 리벳(rivet)을 만들어 특허 낸 후 주머니 부분에 붙이게 된다. 천을 보관한 상자가 501번 이라는 이유로 최초로 청바지에 일련 번호를 붙여 판매한 것인 그 유명한 Levi’s 501 이다. 이에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의 날개 모양인 아치 모양을 뒷주머니에 새기게 된다. 두 개의 마차가 당겨도 찢어지지 않는 다는 가죽 패치를 달고 Levi’s의 501 청바지는 전 세계적으로 대 성공을 거둔다.
1900년대를 접어 들면서 미국의 산업화 물결을 타며 청바지는 작업복이 아닌 평상복의 의미지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청바지가 사랑을 받던 중 미국의 유명 배우인 제임스 딘(James Dean)은 1955년 9월 30일에 불의의 교통 사고로 사망 하게 된다. 사고 3일 후인 10월 3일에 그가 주연한 영화가 개봉되는데 그것이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이다. 그가 영화 내내 입고 나온 것은 청청 패션이 바로 청바지며 영화 주인공의 이미지 때문에 청바지는 젊음, 반항, 자유를 상징하게 되면서 심지어 학교에서 청바지를 입는 것을 금지하기 까지 이른다.
제인스 딘 처럼 불의의 사고로 지난 26일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Kobe Bean Bryant)를 추모하며 2020 그래미 시상식은 많은 메시지를 남기며 끝났다. 청바지는 미국 역사를 보여 주는 것과 같다.
금을 캐기 위하여 탄광 부들이 입기 시작한 청바지는 자유, 혁신, 도전 정신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 대중이 사랑하는 옷 중에 하나이다. 패션을 통해 대중의 선호, 유행, 사랑을 볼 수 있듯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내년의 새로운 그래미 시상식을 기대 해 본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중국 청도 대원 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를 역임했다. 현재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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