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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칸에서 시작된 여정, 행복하게 마무리"(종합)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벅찬 소감을 전했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생충' 출연진 [사진=연합뉴스TV]
'기생충' 출연진 [사진=연합뉴스TV]

이날 봉준호 감독은 "당황스럽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정리할 시간을 갖고 싶다. 기쁘다. 작품상을 받아서 배우, 스태프들이 다 함께 무대에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칸에서 시작된 긴 여정이 가장 행복한 형태로 마무리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우리가 선을 넘은 줄 알았는데,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 추억을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조여정은 "배우로서 최고의 생일이라 생각한다. '기생충'같은 훌륭한 영화로 아카데미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선물이었는데, 수상을 하니 몰래카메라처럼 믿어지지 않더라. 즐겁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나는 내일이 생일이다. 그동안 관심을 거두지 않고 응원해준 팬들, 오스카를 지켜보며 응원해준 대한민국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소담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밤 많은 기사들을 찾아보면서 온 몸으로 다시 느끼겠다. 잠 못 이룰 것 같다"고 말했고, 최우식은 "기우 대사 중에 '계획에 없던건데'라는 말이 있다. 그 말대로 계획에 없던 이벤트를 받았다. 오랜 시간 감독님이 엄청 고생하셨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내일까지 술을 마시겠다"는 수상 소감과 관련, "한 달 간 미국에 있으면서 '어워드 시즌'에서 20~30회 스피치를 했다. 오스카에 오니까 수상소감 밑천이 다 사라져서 술 얘기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쁜 마음에 이같은 수상소감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수상 이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거론하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받으러 올라갔을 때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눈이 마주쳤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워낙 스콜세지 감독을 존경했다. 영화를 배울 때 그 분의 책을 읽기도 했다. 그 분과 노미네이트 자체가 흥분되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며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무대에서 한 말은 진심이었다. 영광스러운 장소에서 소감을 말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덧붙였다.

열세살 봉준호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말에는 "일찍 자라고 하고 싶다. 그때도 영화를 엄청 봤기 때문"이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골든글로브 수상 당시 '자막 장벽 1인치' 발언으로 화제가 된 것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지금 와서 보면 때늦은 발언을 한 것 같다. 이미 장벽이 허물어진 상태다. 유튜브 등 다양한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모두가 연결된 시대다. 특히나 오늘 이런 좋은 일이 있음으로 해서 그 장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의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북미에서 역대 외국어 영화 흥행 랭킹에서 6위에 올랐다. '아멜리에'를 돌파해 '판의 미로'의 기록을 따라잡기 위해 가고 있다. 뜻깊은 기록이다. 미국 관객 덕에 그런 성적이 나온 것이다. 이 작품을 여러 번 본 분들도 많더라. 이미 영화 자체에 흠뻑 들어가있고, 진입장벽이 애초부터 없는 느낌이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외국어 영화로서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이유를 묻자 봉준호 감독은 "아직 그걸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다. 나도 모르겠다. 오히려 여러분들께 묻고 싶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봉준호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송강호 역시 봉준호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는 "20년간 봉준호 리얼리즘의 진화를 봐 왔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형이라 감히 생각한다. 배우를 떠나 팬으로서 '살인의 추억'부터 쭉 거쳐온 이 시대의 탐구, 삶의 성찰, 깊이 있는 시선을 늘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섯번째 작품을 또 같이 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비맞고 계단 올라가야 하고 정말 힘들었다. 사장 역이라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이 모든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차기작은 두 개를 준비 중이었다. 첫번째는 서울 도심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한국어 영화, 두번째는 외국어 영화다. 2016년 런던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이다. 좀 더 다듬어지면 영화 줄거리에 대해 말씀드릴 시점이 올 것"이라 말했다.

한편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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