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너무 허무합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에서 올 시즌 주포 노릇을 톡톡히 한 비예나(스페인)는 리그 종료 결정이 누구보다 아쉽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리그 종료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V리그 코트는 그대로 멈췄다. 대한항공은 2위로 2019-20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도 올 시즌은 열리지 않는다.
비예나는 "정규리그도 그렇고 플레이오프에서 올라갔다면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시즌이 끝나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비예나도 출국 준비를 해야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스페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하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은 25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4만7천610명이고 사망자도 3천43명이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많다. 비예나도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아들이 뛰는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이 스페인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과 가족 모두 다행히도 잘 있다"며 "스페인도 정부 지침 상 한국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길거리에 나갈 수 없다. 부모님과 가족 모두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비예나는 "스페인도 정부와 시민 모두가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있다.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본다"며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출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V리그 남녀팀 외국인선수들은 속속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항공편을 이용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비예나는 "출국과 관련해 아직은 계획이 없다"면서 "스페인대표팀 일정도 확인해야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미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비예나는 올 시즌 V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단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31경기(118세트)에 출전해 1천187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56.36%로 준수했다.
그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은 내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들도 그렇고 팀 동료들도 다 좋았다. 정신적인 부분도 그렇고 기술적인 부분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배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블로킹과 수비 부분에서 보완을 해야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상대팀이 상대하기 더욱 까다롭고 어려운 팀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얘기했다.
비예나는 대한항공에 잔류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V리그에서 더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대한항공에서 만약 재계약을 안 해준다면 당연히 트라이 아웃에 참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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