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초미의 관심사' 조민수X치타, 달라도 가족…유쾌한 모녀 케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가족은 다 같아야 하니?"

모든 것이 극과 극이다.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없다. 모토는 직진, 오지랖은 덤,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관심이 있지만 정작 가족에게는 무관심했던 엄마(조민수 분)와 갑자기 들이닥친 엄마에게 독설을 날리지만 끝내 엄마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순덕(김은영/치타 분)이다.

가족이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모녀. 결국 끊어낼 수 없는 가족애로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안긴다. 삶의 방식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너무 다르지만 그럼에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끌어안는 두 사람,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엄마의 가겟세, 언니의 비상금을 들고 튄 막내 유리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담은 작품이다. 래퍼 치타가 김은영이라는 본명으로 첫 연기 도전에 나선 영화이자, 치타와 연출을 맡은 남연우 감독이 실제 연인 사이로 화제를 모았다.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활동하고 있는 순덕에게 10년 째 따로 살고 있는 엄마가 갑자기 찾아온다. 막내 유리가 사라졌기 때문. 이에 두 사람은 단 하루 동안 유리의 행방을 뒤쫓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전혀 다른 성격의 엄마와 순덕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고, 결국 참다 못한 순덕은 엄마에게 독설을 내뱉고 만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태원을 배경으로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오지랖 넓은 엄마는 거리에서 만난 길 잃은 외국인 관광객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주고, 어릴 적 사랑을 만나는가 하면, 게이커플이 운영하는 타투샵의 싱글맘 직원에게 분유 값을 쥐어준다. 또 피부색은 다르지만 영어 한마디 못하는 한국인 정복(테리스 브라운 분)도 만난다.

이렇게 인종, 성 정체성, 가족구성, 직업 등의 다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차별에 쉽게 노출되어왔던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엄마와 순덕은 편견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법한 이들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편견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이들을 차별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초미의 관심사'가 가진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조민수는 명불허전의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 전체를 장악한다. 이 엄마 역할을 조민수가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패션을 소화하고, 거침없이 치고 박고를 반복하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존재한다.

치타는 자신이 기존 가지고 있던 '센언니'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는 동시에 순덕의 내면 속 아픔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무뚝뚝하지만 타인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 줄 아는 츤데레 면모가 치타에게 딱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치타는 영화 OST에도 참여하고, 극 속에서는 노래에도 도전하는 열의를 드러내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앞으로도 편견에 맞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싶다는 치타의 행보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27일 개봉. 러닝타임 92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