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족들에게도 '십시일반' 범인을 끝까지 비밀로 했죠."
'십시일반' 속 흥미로웠던 범인 찾기에 김시은도 힘을 보탰다.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 속 김시은은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시은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십시일반'에서 독고선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드라마가 끝나면 잘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시원한 마음보다 섭섭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드라마 속 다소 까칠했던 캐릭터와 달리 상큼한 미소와 눈웃음이 예뻤다.
'십시일반'은 유명 화가의 수백억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린 블랙코디미 추리극으로, 지상파 드라마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실험적인 미스터리 장르로 이목을 끌었다.
드라마 제목 '십시일반'처럼, 누구 한 명이 아닌 모든 배우들이 함께 이끌어야 하는 작품이었다. 치우침 없이 긴장감과 균형이 이뤄져야 했고, 그만큼 배우들 각자의 몫이 중요했다.
현장의 막내 배우였던 김시은은 "처음엔 '무섭지 않을까' 긴장을 많이 했다. 배울점도 많고 선배들 장난도 쳐주고 웃는 얼굴로 맞이해줘서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처음에 촬영에 임할 때 내 몫을 잘하고 끝내자고 생각했다. 선이의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자고 했다.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지만, 괜찮게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시은이 연기한 독고선은 화가의 배다른 형제인 독고철의 외동딸로 자존심 세고 무뚝뚝하고 직설적인 인물. 극중 빛나(김혜준 분)를 시기하는 모습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함께 공조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선이가 자칫하면 미워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말투가 예쁘지 않고 틱틱 거려서,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사면 어쩌나 싶었죠. 스무살의 은근한 귀여움을 생각했어요. 외로움이 많은 아이지만 스무살의 모습을 갖고 있는 모습을 연기하려고 했어요. 자기밖에 모르던 선이가 빛나와 친해지고 의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서 그런 부분은 해소가 된 것 같아요. 실제 성격은 선이와 많이 달라요. 전 밝고 잘 웃는 편이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죠."
'범인 찾기'를 둘러싼 현장의 몰입감은 컸다. 김시은은 "대본이 나올 때마다 배우들이 모여서 범인이 누군지 추리를 했다. 아마 한 분씩 다 의심을 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시은은 빛나가 진실을 찾게끔 적극적으로 도와준 데다, 화가에게 수면제를 먹인 인물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김시은은 "빠르게 범인 후보에서 제외됐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선이를 의심하는 댓글도 봤다"고 웃으며 "내가 범인이면 어떨까, 아주 살짝 생각도 했는데 그런 마음은 빠르게 접었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고선은 재산에 대한 욕심보다 외로움이 컸기에 애정에 대한 욕구가 있었을 것 같아요. 빛나를 의지하고 도와주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빛나가 작업실에 갔던 사실이 드러났을 때 실제로 서운하고 배신감을 느꼈어요. 아마 빛나가 범인이었으면 독고선은 사람을 다시는 못 믿게 되고 마음을 주지 못했을 것 같아요. 빛나가 범인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었어요."
드라마에서 '공조' 케미가 빛났던 김혜준과 실제로는 어땠는지 묻자 "4살 차이가 나는데, 친구처럼 지냈다. 둘 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한걸음 한걸음 친해졌다"라며 "같이 있을 때 범인 이야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전달될지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마지막 화에서는 유인호(남문철 분)의 유산을 포기한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을 되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시은은 "'십시일반'이 주는 교훈이 있다. 탐욕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 탐욕이 우리에게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생각하게 됐다"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독고선은 돈에 좌지우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것 같다"는 김시은. 드라마 내용처럼 '어느날 갑자기 수십억의 돈이 생긴다면 무얼 하고 싶냐'고 묻자 "돈이 생기면 독립할 것 같다. 차도 사고 싶고 쇼핑도 하고 싶다"고 상상하며 활짝 웃었다.
1999년생인 김시은은 2016년 EBS 1TV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하니를 뽑는 공개 오디션에서 최종 후보 4인에 오른 신예다. EBS2 생방송 프로그램 '생방송 판다다'에 고정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지난해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오대리 역으로 발랄한 매력을 드러냈다. 두 번째 드라마인 '십시일반'을 통해 김시은은 또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품었다.
"데뷔작이었던 '조장풍'은 제게 행운이고 너무 좋은 작품이었어요. 전부 다 처음이라, 옆을 볼 여유가 없었어요. 너무 즐겁고 아쉬웠던 작품이었죠. '십시일반'에서 독고선은 '조장풍' 오대리와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친구였어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연기는 너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시은은 레이첼 맥아담스를 롤모델로 꼽으며 "가만히 있어도 넘치는 사랑스러움이 좋다. 자유로움과 표정의 풍부함을 닮고 싶다"고 했다. 그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며 벌써부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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