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미(美)에 대한 근본적인 탐욕을 돌직구로 표현해낸 스토리 자체가 빛을 발했다."
'기기괴괴 성형수'의 제작자인 박기종 에스에스애니멘트 대표는 국내와 해외에서의 큰 인기 이유를 원작이 가진 스토리의 힘을 꼽았다. 여기에 이한빈 작가의 각색이 더해져 좋은 작품이 완성됐다고 자신했다.
'기기괴괴 성형수'(감독 조경훈)는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예지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호러성형괴담이다. 오성대 작가의 웹툰 '기기괴괴' 시리즈의 '성형수' 편을 원작으로 하며 조경훈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무려 6년의 제작 기간을 걸쳐 완성된 '기기괴괴 성형수'는 성형수라는 기발한 소재를 통해 성형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이는 원작 웹툰에도 잘 다뤄져 있지만, 원작에는 없던 결말과 스토리를 더하며 조금 더 깊이 있는 메시지와 재미를 안겨준다.
이에 '기기괴괴 성형수'는 국내 관객 7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동시에 끊임없는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까지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44회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비롯해 제26회 프랑스 에뜨랑제국제영화제, 제24회 캐나다 판타지아 인터내셔널 필름 페스티벌, 제11회 슬래시 필름 페스티벌, 제24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19회 뉴욕 아시아영화제, 제53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제39회 밴쿠버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기종 에스에스애니멘트 대표는 '기기괴괴 성형수'가 완성이 되는 6년의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밝혔다. 중국 투자가 한한령으로 인해 막히면서 제작비 때문에 중단이 되기도 하면서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렸다는 것. 결국 6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완성이 된 '기기괴괴 성형수'이기에 박 대표가 가지는 작품에 대한 애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남다르다.
박 대표는 "영화제 초청이 계속 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 해킹이 되어 돌면 안 되니까 체크를 계속 하고 있다"며 "'기기괴괴 성형수'가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성형이라는 주제가 한국, 중국 등 특수한 층에서만 이슈였다. 유럽, 미국은 성형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다. 그래서 주제로서 좀 그렇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하고 나서 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폭이 넓어졌더라"라며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돌직구로 표현을 잘했다. 성형 스토리를 아름다움에 대한 삐뚤어진 욕망으로 파악을 하다 보니 스토리 자체가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오성대 작가의 원작 자체가 가진 스토리의 힘이 강하다"라고 스토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박 대표는 원작자인 오성대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오성대 작가의 그림을 애니 형태로 바꿨다. 일본에는 이런 경우 원작자가 마음에 안 든다며 나서며 간섭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성대 작가는 크게 관여를 안 하고 애니메이션 그 자체로 인정을 해줬다. 거기다가 새로운 스토리가 더해졌는데,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그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서로 윈윈할 수 있었다"고 거듭 오성대 작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각색을 맡은 이한빈 작가에 대해서는 "과거 회상신이나 엔딩은 원작에 없는 것이지만 원작의 맛을 잘 살렸다고 본다. 그런 부분에서 각색을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기괴괴 성형수'는 지난 17일 싱가포르, 18일 대만에서 개봉됐다. 특히 대만의 경우 일반 국내 영화의 4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가 되었고, 기대에 힘입어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만 극장가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측 불허이기는 하지만, 대만 쪽에서는 최고가를 받고 개봉을 하게 됐다. 호러라는 장르의 특성이 잘 맞아 떨어져서 동시 개봉이 가능했다. 앞으로의 실적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기기괴괴 성형수'는 오는 10월 8일 홍콩,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개봉이 될 예정으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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