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임수향, 하석진을 보면 박탈감이 느껴졌어요. 나도 모르게 한숨 쉬는 습관이 생겼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지수의 사랑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순애보'였고, 아찔하고 위험한 사랑이기도 했다. 쉽지 않았던 멜로를 마친 지수는 한단계 더 성장했다.
지수는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이하 내가예) 종영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지수는 "5개월 정도 촬영하면서 경험을 통해 배운 시간이었고, 어려운 작품을 잘 끝냈다"라며 "연기한 감정들이 우리가 사는 삶에서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려웠고, 그래서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형제 서진(하석진 분)과 서환(지수 분)과 그 운명 속에 갇혀버린 오예지(임수향 분)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그가 연기한 서환은 교생실습을 나온 예지를 좋아하게 되고, 자신의 형수가 된 뒤에도 절절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는 인물이다.
드라마 원제가 '형수'였을 만큼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지수는 서환의 '순애보'에 집중했다.
지수는 "서환의 순애보적인 순수함을 느꼈기 때문에 파격적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라며 "환의 입장에서 순수하게 생각해보면 교생 쌤을 사랑해서 그게 오래 지속된 것이고, 하필 형과 결혼하게 된 것이다. 순수한 사랑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한 서환의 세밀한 감정선을 그려내고,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이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는 지수는 "형의 와이프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형의 와이프가 되면 슬퍼지는 거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후자 쪽으로 봐준 것 같다. 대본 자체가 환이의 시점 자체를 먼저 보여줬기 때문에 감정 이입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지수도 서환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했고 또 안타까웠다. 그는 "순애보적인 사랑을 넘어서서 본능적인 사랑이다. 환이 긴 시간 동안 그런 애끓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본능적으로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 마음을 이야기 했다.
자신이 지켜주고 싶었던 예지와 형 서진을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한 작품 중 혼자 있는 신을 가장 많이 찍었다. 혼자만의 감정을 느끼거나, 그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키스를 하는 것을 본다. 연기하면서 한숨을 많이 쉬었다"고 말했다.
지수는 또 "하석진, 임수향을 보면 박탈감이 들었다. 환이 입장에서 다른 사람과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그랬다"라며 "다음 작품에서는 꼭 쌍방 로맨스를 하고 싶다"고 웃었다.
중독성 있는 진한 멜로, 그래서 시청자들은 '마라맛 사랑'이라고 불렀지만 정작 임수향과 그 흔한 키스신 한 번 없었던 드라마였다. 두 사람을 응원했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웠던 대목이다.
지수는 "멜로드라마에 스킨십이 없었던 것은 저 역시 조금 아쉬웠다. 이 드라마에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19금 드라마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도 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감정을 드러냈다면, 드라마니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라고 말했다.
지수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했다. 많이 부담됐던 만큼 모든 촬영이 끝난 지금 후련한 마음이 컸다.
지수는 "'내게 '내가예'는 가을드라마로 남을 것 같다. 쓸쓸하고 가을 분위기가 나는 드라마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감정 소모가 커서 다시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긴 여운을 드러냈다.
한편 지수는 차기작으로 '달이 뜨는 강'을 검토 중이다.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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