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유니클로와 소확행


요즘 ‘소확행’ (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이 단어는 원래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ランゲルハンス島の午後)(1986)에서 등장한 단어로 작가는 갓 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느끼는 행복 혹은 서랍 안에 잘 정리된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을 분주한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이라고 표현 하였다.

'Specialty retailer'(전문점), 'Private label'(자사상표), 'Apparel'(의류)의 첫 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명칭인 SPA는 제작, 유통, 판매까지 모두 감당하며 Fast Fashion 이라고 흔히 불린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스페인의 자라(ZARA), 스웨덴의 H&M이 있다.

질 샌더와 협업한 의류로 화제가 된 유니클로 [사진=유니클로]

불매 운동으로 한산했던 유니클로(UNIQLO) 매장 앞에 유명 디자이너인 질 샌더 (Jil Sander)와 협작한 의류를 구매하고자 몰려든 긴 줄이 다시 화제가 된 유니클로는 'unique clothing’ 을 줄인 말로 일본어로는 ‘ユニクロ’(유니쿠로)로 발음 된다.

유니클로에서 판매되는 몇 가지 제품명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유니클로의 스테디 셀러는 우리가 '내의’(innerwear) 라고 하는 ‘히트텍’(HeatTech)이다. 이름만 들어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제품명을 더 자세히 보면 HeatTech Ultra Warm 이라고 표기 되어 추운 겨울에 꼭 필요할 것 같이 느껴진다.

바지 섹션을 가게 되면 우리가 ‘면바지’라고 하는 치노팬츠(Chino Pants)가 진열 되어 있다. Chino는 스페인 어로 ‘중국’이라는 뜻이다. 1898년 스페인과 미국간의 전쟁 시 중국에서 가져온 면직물 바지가 카키색(Khaki)색 작업복으로 염색되어 장병들에게 보급되면서 그 후 일반인들에게 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바지의 직물이 중국에서 들여왔다고 치노팬츠라고 하는 것이 다소 흥미 롭다.

이는 아마도 바지의 출처를 궁금해 하던 장병들끼리의 대화 중 “이 시원한 바지 어디서 났어?” 라는 질문에 “보급관이 뭐라더라 치노 라고 한거 같애” 와 같이 답한 담화에서 유래된 설이 있다. 이는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보급된 보온성 좋은 가죽 재킷이 뭐냐는 질문에 한 군인이 비행기를 묻는 질문인 줄 착각해 “This is Mustang.”(이건 머스탱입니다- 머스탱은 전투기 이름)이라고 답한 것이 지금의 무스탕이라는 가죽 재킷의 이름이 된 것과 비슷하다.

질 샌더의 콜라보 의류 중 발마칸 코드(Balmacaan Coat)가 있다. 이 명칭은 스코트랜드 인버네스(Inverness)지역의 부근 이름을 코트 명으로 사용한 것이다. 북유럽이기에 추운 날씨와 잦은 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작된 코트로 무릎 밑의 길이와 비를 잘 흘려 보낼 수 있도록 솔기를 최소화 한 둥근 래글런 소매(raglan sleeve)가 특징이다.

소확행이라는 단어는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선정된 바 있듯 작은 구매에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자 이는 마케팅 전략에도 사용 된다.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로 인해 패팅, 발마칸 코드를 구매하게 하고자 수백 명을 매장 앞에 세우게 한 건 다소 소확행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내의를 입고, 달콤하고 따뜻한 ‘토피 넛 라테’ 한잔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그런 작은 여유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맞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 바란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유니클로와 소확행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