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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승리호'도 넷플릭스로…영화관 한숨 깊어진다


[OTT 현주소와 과제]② 코로나19에 치이고 OTT에 밀리고...기존 영화산업 생존전략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집콕'이 환영받는 코로나19 시대가 도래했다. 사회적 분위기 변화 속에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모바일로 향유하는 비대면 콘텐츠에 대한 요구 역시 커지고 있는 것.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스트리밍방송 OTT(Over The Top)가 주목받는 이유다. 조이뉴스24는 뉴 플랫폼으로 떠오른 OTT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영화 산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하나가 바로 OTT와의 협업이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콜', '차인표', '승리호'가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확정지었으며, 국내 다수의 영화제가 웨이브, 왓챠 등 OTT를 통해 출품작을 공개하기도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 이 같은 OTT로의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차인표', '승리호'도 넷플릭스행

지난 4월 배우 이제훈 주연의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단독 공개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코로나로 인해 흥행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냥의 시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앞으로 이 같은 영화가 더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물론 '#살아있다',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영화들이 선전을 하며 다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또 대작 개봉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하고 있던 신작들은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가 않은 형편이다.

그러자 다시 넷플릭스로 눈을 돌리는 영화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콜'은 오는 27일, 차인표 주연의 '차인표'는 2021년 1월 1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다.

'차인표'를 제작한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렇게 영화가 전 세계에 보여질 수 있다면 작품과 배우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배우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가 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차인표'는 제목이 배우 이름이기도 하고 형식이나 캐릭터를 비틀어 이용했다는 점에서 개성과 독특함으로 승부하는 영화"라며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 공개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차인표 주연 영화 '차인표'가 2021년 1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영화 차인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차인표 주연 영화 '차인표'가 2021년 1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영화 차인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여기에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의 '승리호'도 긴 논의 끝에 넷플릭스행을 확정지었다. 제작비 240억 원이 들어간 대작 '승리호'는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리즈 영화 및 스핀오프 영상 콘텐츠는 물론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IP확장을 전제로 제작된 영화다. 개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웹툰을 먼저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지금 이 시기에 개봉을 한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관객 유치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고, 그렇다고 계속 개봉을 연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승리호'도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다.

◆ 영화관, 깊어지는 한숨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현재 전 세계에서 대규모 유행인 코로나19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콘텐츠 유통에 대한 기존 환경 및 디지털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후속적인 슈퍼 IP 확장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시장의 높은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반조성을 위해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넷플릭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외에도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 공개를 논의 중이다. 해외도 OTT로 눈을 돌리고 있다. 디즈니는 '뮬란'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했으며, '007시리즈'도 OTT 공개를 검토하고 있어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우려도 있다.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하는 영화들이 늘어감에 따라 영화관과 제작사가 입는 타격이 크기 때문. 특히 '이러다 영화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관객들 발길이 끊어진 극장의 수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0월 누적 관객수와 매출액은 전년대비 71.0%, 70.7% 감소했다.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기록이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영화 '옥자' 개봉 당시 기존 극장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했을 때 봉준호 감독도 영화의 미래를 말했다"며 "영화관 대신 플랫폼으로 가는 대세를 인정해야 한다"고 OTT로의 확장과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전했다.

심 교수는 "다만 너무 급작스럽게 OTT로 이행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수혜자인 OTT가 제작기금, 산업안정기금 성격 재투자를 해야만 고용문제 등 충격파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신혜 주연 영화 '콜'이 11월 27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다.영화 콜의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박신혜 주연 영화 '콜'이 11월 27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다.영화 콜의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코로나 시대 영화제, OTT 협업이 대세

온라인 영화제는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영화계 풍경 중 하나다. 전주영화제가 웨이브와 손을 잡았고, 서울환경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왓챠와 협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영화제가 대거 축소·취소되던 상황에서 이 같은 온라인 영화제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단비가 되었고, 웨이브와 왓챠 역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모델 제시와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최승 왓챠 PR 매니저는 "코로나19로 영화제 자체가 고사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며 "시중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단편영화를 왓챠 유저들에게 맞춤형으로 추천함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도록 하는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제 전용 페이지를 개발하여 왓챠를 구독하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온라인 영화제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는데, 많은 영화 애호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며 "대중과 영화계가 '다양성'과 '취향 존중'이라는 왓챠의 비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얻게 된 긍정적인 효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지속으로 내년에도 오프라인 영화제 개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왓챠는 다양한 영화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영화제 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함께 모색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밝혔다.

김용배 웨이브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은 "중소 영화제는 더욱 상황이 힘들고 대안도 없다"라며 "그러다 보니 저희 쪽으로 상당히 많은 요청이 들어왔고,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덜어주고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가 좋아서 수입이 많다면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관객들을 만나는 창구가 닫힌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기능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단순한 온라인 상영 위주로 제공됐지만 영화제마다 발전적인 형태로 진행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더욱 발전된 온라인 영화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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