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인간극장'이 입양으로 완성된 4인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14일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꾸며진다.
남편 대원 씨가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저녁, 아내 지형 씨는 조용히 아이들의 준비물을 챙긴다. 여느 집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일상. 하지만 지형 씨에게는 현실이 맞는지 이따금 확인해보게 하는 벅찬 행복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박대원(45), 서지형(44) 씨 부부는 두 아이를 입양으로 만났다. 예쁜 눈웃음을 가진 8살 의진이와 새침한 똑순이 6살 여진이. 결혼 11년 만의 일이었다. 대원 씨와 지형 씨는 대학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났다. 함께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뜨겁게 사랑했지만 연애 1년 만에 지형 씨에게 암이 찾아왔다. 그것도 예후가 안 좋기로 유명한 난소암. 대학도 채 졸업하지 못한 스물넷의 나이에 난소를 모두 잃게 된 지형 씨는 이별을 택했다. 하지만 대원 씨는 '사랑엔 조건이 없다'며 지형 씨의 손을 놓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부부가 됐다.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서로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던 두 사람에게 7년 전 선물처럼 의진이가 찾아왔다. 지형 씨의 병력 때문에 수없이 거절당했던 입양이었기에 차라리 기적에 가까웠다. 의진이의 입양을 계기로 미혼모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 부부는 또 다른 미혼모의 아이, 여진이도 품에 안게 됐다.
지금은 함께 미혼모를 돕는 비영리단체를 꾸려가고 있는 두 사람. 덕분에 살림은 빠듯하고 몸도 고되지만 부족한 자신들의 품으로 찾아든 아이들을 보면 힘이 솟는다. 공개입양, 개방입양을 한 아이들이 때때로 생모를 찾을 때면 서운한 마음도 들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아이들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행복이 더 크다. 인생의 나침반은 남들과 조금 다른 길로 안내했지만 주어진 길을 누구보다 힘차게 걷고 있는 이들의 일상을 인간극장이 따라가 본다.
공개입양과 개방입양으로 아이들을 만났기에 의진, 여진도 자신들의 생모가 지형 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마음에 슬픔과 상처가 일 때도 있을 것. 남매가 가장 좋아하는 '알 낳기' 놀이를 할 때면 이 가족만의 특별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이들이 하나씩 엄마 옷 속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며 끝나는 놀이는사실은 엄마 옷이 아닌 배 속에서 나오고 싶다는 남매의 소망이 투영된 것.
"엄마도 나를 낳아주지 그랬어요? 낳아준 이모가 보고 싶어요" 이토록 솔직한 아이들의 마음을 마주한 부부는 순간 일렁이는 마음을 다잡고 의진, 여진이를 만나게 된 과정, 그리고 첫 만남의 기억까지 설명해 준다. 아이들 마음에 부는 찬바람마저 부모가 된 자신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 여기면서.
남들과는 다르지만, 누구보다 단단한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지형 씨네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된다는 것의 무게와 의미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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