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년 전 태극 마크를 달고 함께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1년 뒤 상황이 반전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7월 막을 올리는 도쿄올림픽 본선 준비를 앞두고 있다. 2020-21시즌 V리그 일정이 모두 종료되면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라바리니호'에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중 한 명인 이재영과 주전 세터 이다영(이상 흥국생명)이 도쿄에 함께 갈 수 없게 됐다. 두 선수는 최근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연루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당시 동료 선수의 글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왔고 지난 10일 이재영과 이다영은 개인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소속팀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해 사과했다. 이런 가운데 두 선수의 대표팀 자격 여부를 두고도 말이 나왔다.
여자대표팀을 포함해 각급 대표팀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는 15일 두 선수에 대해 무기한 대표팀 선발 제외를 발표했다. 배구협회는 "학교폭력이라는 사안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대표팀 선발 자격 및 운영 요건에 맞춰 내린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배구협회는 "오한남 협회 회장이 전날(14일) 연락이 와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과 입장문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협회는 실무회의를 진행했고 오 회장에 보고했다"면서 "소속 구단에서 자체 징계도 내렸고 협회와 협력 관계인 한국배구연맹(KOVO)에서도 징계 관련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선발에 있어 학교폭력 가해자는 무기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해 강성형 수석코치,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이재영과 이다영이 빠진 자리를 메워야하는 과제를 안게됐다.
같은 사안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도 이재영, 이다영과 같은 대표팀 선발 제외 처분을 받는다. 배구협회는 "관련 사항에 대해 라바리니 감독과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에게도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선수들이 앞으로 (대표팀)선발에서 빠져야해 남녀대표팀 운영에 큰 차질이 있다"고 전했다.
'라바리니호'는 이재영을 대신할 자원은 있다. 이소영, 강소휘(이상 GS칼텍스)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이 일순위 후보로 꼽힐 수 있다. 그런데 세터쪽이 문제다.
여자배구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이다영을 주전 세터로 두고 염혜선(KGC인삼공사) 안혜진(GS칼텍스) 이나연(현대건설) 이효희(현 도로공사 코치)등이 뒤를 받쳤다. 그러나 학교폭력 논란으로 이다영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고 대표팀 내 주전과 백업 세터를 다시 찾아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예전 대표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조송화(IBK기업은행)를 비롯해 이고은(도로공사) 등을 포함해 후보군이 넓어졌다. 그러나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아A1(1부리그) 노바라 사령탑을 겸하고 있다. 그는 2020-21시즌 이탈리아리그 일정을 마친 뒤 4월말이나 5월 초께 한국으로 와 올림픽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바라는 15일 기준으로 19승 3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노바라는 또한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최상위 클럽 대항전인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치러야한다.
노바라는 조별리그에서 E조에 속했고 6승 무패로 조1위에 올랐다. 오는 23~25일 그리고 내달(3월) 2일~4일 사이에 페네르바체(터키)와 8강전이 예정됐다. 노바라가 챔피언스리그 결승(5월 1일)까지 진출할 경우 라바리니 감독의 한국행은 좀 더 뒤로 밀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