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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경북 영주, 부용대·배추전·만수주조·태평초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경북 영주의 곳곳이 소개된다.

7일 오후 방송되는 KBS 1TV 교양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반갑다 영주야, 경상북도 영주' 편이 꾸며진다.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경북 영주를 간다. [사진=KBS]

웅장하지만 부드러운 산세를 자랑하는 소백산을 품은 동네. 예부터 영동선, 중앙선, 경북선이 만나 철도 교통의 요충지로 꼽히며 그에 따른 재미있는 사연이 가득한 곳 경북 영주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 정자에 오르니 영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실 이곳은 조선 명종 때 풍기 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이 빼어난 경치에 반해 '부용대'라는 이름을 지어준 곳이다. 알고 보니 영주 시민들도 잘 모르는 숨은 명소란다.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부용대'에 오른 배우 김영철은 동네 한 바퀴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영주의 구도심을 걷던 김영철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기차와 관련된 벽화들. 담장 가득 '은하철도 999'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 아예 커다란 기차 조형물이 설치된 벽도 있다. 사실 이 마을은 일제강점기에 영주역에서 근무하던 철도직원들이 거주하던 관사가 모여 있어 '관사골'이라 불렸다고. 1935년에 지어진 관사 중에는 아직도 유지가 잘 된 집이 몇 곳 있었는데... 배우 김영철은 때마침 정원을 가꾸고 있는 주인을 만나 역장 아버지와의 추억이 구석구석 묻어있는 관사 구경에 나섰다. 80년이 넘은 옛날 일본식 목조 건물이지만 바지런히 쓸고 닦아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내부. 특히 소변기가 설치된 실내 화장실은 먹고 살기도 빠듯했던 그 시절,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관사골 5호 집에 얽힌 재미있는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시장 골목을 걷다 기름 냄새가 고소한 전 골목에 들어선 김영철.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영주에는 제사가 많아 항상 전 골목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각양각색 전 중에 제사상에 반드시 오르는 건 다름 아닌 배추전? 산과 밭이 많아 배추를 구하기 쉬울뿐더러 조상을 극진히 생각하는 후손들의 세심한 배려가 들어가 있다.

그런가 하면 잘 삶은 통 문어 역시 영주의 제사 필수 품목 꼽힌다. 내륙지방인 영주에서 문어가 유명해지게 된 데에는 교통의 요충지였던 영주역의 역할이 컸단다. 한때는 기차 한 칸이 온통 문어 칸이었을 정도라고. 배우 김영철은 시장을 둘러보며 영주 제사 음식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본다.

'양조장 나무에 막걸리 열렸네!' 한적한 시골길을 걷던 김영철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막걸리를 발견한다. 때마침 누룩을 가지러 나온 사장님과 마주친 김영철. 11년 전, 막걸리 공장을 창업한 아버지의 일을 돕기 시작한 사장님은 2대째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단순한 막걸리 공장을 넘어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막걸리 만들기 체험으로 누구나 양조장에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지역 청년들과 영주 특산물인 풍기 인삼을 넣은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배우 김영철은 사장님에게 막걸리를 만드는 법을 배우며, 영주를 알리고 지역과 상생하는 양조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장님의 꿈을 응원한다.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서 네 번째로 넓은 소백산 국립공원. 그 안에 있는 소백산 자락길의 '죽계구곡'은 퇴계 이황이 계곡의 자연경관에 심취하여 산수를 즐기며 아홉 구비를 헤아려 손수 이름을 붙인 곳이다. 소백산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매주 찾아올 만큼 그 경관이 수려하다는데... 배우 김영철은 산을 꽉 채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시를 한 수 읊어본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걷던 김영철은 사과꽃을 따고 있는 고부를 만난다. 그런데 스스럼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며느리와 그런 며느리를 '젊은 시어머니'라 부르는 '진짜 시어머니'의 대화가 예사롭지 않다. 어디서도 본적 없는 고부 관계에 마을에선 '찰떡궁합'으로 소문났다고. 칼국수 한 그릇에도 티격태격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애틋한 두 사람. 며느리를 위해 먼저 분가를 권한 시어머니와 시집살이 끝에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어 이젠 엄마 같다고 말하는 며느리. 과수원에서 일하다가도 훗날 시어머니의 빈자리를 떠올리면 얼마나 슬플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배우 김영철은 새참 한 그릇과 함께 인생의 고락을 함께한 고부의 사연을 들어본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직조공장. 힘차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노부부가 인견을 짜고 있다. 고운 색을 자랑하는 오방색부터, 좁쌀 무늬까지 종류도 다양한 인견은 시원하고 정전기가 생기지 않아 여름 원단으로 인기 만점이다. 사실 풍기 인견이 이토록 발달하게 된 데에는 이북 사람들의 남모를 애환이 숨겨져 있단다.

6.25 전쟁 전후, '정감록-십승지'를 읽고 풍기로 내려온 피난민들. 낯선 땅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이북에서 배운 명주 짜는 기술로 인견을 짜기 시작했다. 이북에서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내려온 뒤 어르신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풍기 인견을 짜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피난 오던 길에 어머니를 잃었던 어르신은 여전히 그날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풍기 인견의 살아 있는 역사와도 같은 어르신에게 그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골목골목 동네를 돌던 배우 김영철은 '태평초'라는 생소한 메뉴를 발견한다. 산간 지방이 많은 영주는 예부터 메밀 재배가 흔했다고. 덕분에 영주에서는 제사나 잔치를 지낼 때 메밀묵이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잔칫날 먹고 남은 메밀묵과 돼지고기, 김치를 넣어 끓여 먹은 찌개가 바로 ‘태평초’라는데...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 어머니께서 묵을 쑤어 배고픈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던 것을 기억하는 어르신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50년째 영주 향토 음식인 태평초를 만들고 있단다... 영주의 역사가 담긴 따뜻한 한 끼를 먹어보자.

강을 가로지르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외나무다리를 발견한 배우 김영철. 아슬아슬한 다리를 조심스레 건너면 그 끝에 기와집과 초가집이 사이좋게 자리 잡은 무섬마을이 있다. 제대로 된 다리가 놓이기 전만 해도 육지 속의 섬마을이었다는데... '물섬, 물섬...' 하다 무섬마을이 됐다는 이곳에는 봄을 맞아 텃밭을 가꾸는 백발의 할머니가 살고 계신다.

올해 94세로 무섬마을의 최고령인 할머니는 스무 살에 꽃가마를 타고 시집와서 어느덧 70년이 넘도록 오래된 기와집을 지키고 있단다. 할머니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건 시집 올 때 시어른이 해주신 낡은 자개장. 문득 자개장을 볼 때마다 무심하게 흘러가 버린 세월이 느껴진다고. 무섬마을엔 ‘꽃가마 타고 다리를 건너와서, 꽃상여 타고 나간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외나무다리에 얽힌 애틋한 추억이 많다는데... 배우 김영철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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