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돈 아깝지 않은 2시간, 몰입감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 "속이 꽉 찬 종합선물세트" 배우 김윤석의 '모가디슈'를 향한 자신감이 제대로 통했다.
지난 28일 개봉된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작품. 김윤석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역을 맡아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등과 호흡을 맞췄다.
모로코 올 로케이션으로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모가디슈'는 김윤석과 류승완 감독의 첫 만남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미 한 두 편 정도 얘기가 나오긴 했었지만 스케줄이나 다른 여건 때문에 류승완 감독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김윤석은 "저에게 시나리오를 보내준 건 감사한 일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이런 무모한 이야기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더라"라며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언급했다.
이어 "해외 올 로케이션이고, 소도시 반경 5km 모든 미술 세팅을 해야 하고, 그 시대에 맞게 비포장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어마어마한 세팅이 가능한가. 더 걱정이 되는 건 이 수많은 군중들을 어떻게 모으느냐 였다. 소말리아가 배경인데 모로코는 인종이 다르다. 거의 1년 전부터 오디션을 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숙소, 식사까지 다 준비를 해야 했으니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정말 가능할까 했는데, 오랫동안 철저하게 준비하고 형상화시켰다. 감동이었고, 류승완 감독이 정말 철두철미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류승완 감독에게 놀랄 수밖에 없었던 점을 전했다.
특히나 김윤석은 '미성년'으로 연출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과정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는 "팀워크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에 감동을 받았고, 제작사와 류승완 감독이 오랫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이 다 배울 점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배우가 훨씬 편하다는 걸 느꼈다. 내꺼만 하면 되지 않나"라고 말한 김윤석은 '모가디슈'는 제가 연출을 하고 난 다음 작품이기 때문에 류승완 감독과 제작 스태프들이 일하는 게 눈에 더 들어오더라.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마어마하게 준비와 추진력, 열정, 에너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배울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다시 한번 류승완 감독의 탁월한 힘에 박수를 보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김윤석이 맡은 한신성 대사 역시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당시 소말리아 대사였던 강신성 대사다. '모가디슈' 이전 '바이러스'라는 영화를 마친 후 이틀 뒤에 모로코로 끌려갔다는 김윤석은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인물을 참고하기 보다는 감독의 선택을 우선 따랐다고 한다. 시나리오 속 인물의 '인간다움'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실화라서 작품을 선택하는 건 아니다.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좋으면 선택하는데 알고보니 실화인 경우더라"라며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 좋고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땅바닥에 발을 딛고 있다. 그게 실화가 주는 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 자체, 시나리오가 우선이고 두 번째가 캐릭터다. 작품의 완성도가 있지 않으면 캐릭터가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다"라고 자신의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카체이싱 역시 김윤석이 자신하는 '모가디슈'의 명장면이다. 30년 전 차를 운전해야 하다 보니 시동이 꺼지는 건 일쑤. 에어컨은 당연히 안 되고 창문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여야 하니 배우들의 긴장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물론 위험한 장면은 대역들이 했지만, 귀를 먹게 하는 총성 속에서 운전을 하며 연기를 해야했던 김윤석은 "정신이 멍했다. 다 찍고 나서 보니 바지에 구멍이 났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굉장한 경험이었다"라며 "IMAX에서 영화 완성본을 봤는데 가만히 앉아서 보질 못하고 계속 움찔거렸다. 그렇게 실감나게 촬영이 됐는지 몰랐다. 정말 다들 고생했다. 그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와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모가디슈'는 입소문을 타고 12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하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171만 명을 넘어서며 200만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결과다. 그리고 이 중심축에는 '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이 있다.
하지만 김윤석은 이런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에 대해 "언제나 부담스럽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것이 저에게 또 다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라며 "저 스스로 철저한 검증을 가지고 더 노력한다. 부담을 이겨내는 건 더 집중하고 열심히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 뿐이다"라고 연기 소신을 밝혔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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