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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펜트하우스' 유진 "오윤희 죽음, 대본 보고 알아…아쉽지만 이해"


"내 자식 죽는 연기, 다신 하고 싶지 않은 슬픔"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SBS '펜트하우스'가 1년간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에서 성악을 포기한 뒤, 자신을 따라 성악을 하겠다는 딸을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 오윤희 역을 맡아 선과 악을 오가는 욕망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오윤희는 시즌3 초반 천서진에 의해 세상을 떠나는 드라마틱한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고, 드라마 막판까지 김순옥 작가 특유의 부활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오윤희 역 유진은 최근 진행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열정만큼 애착이 많았고, 시원섭섭한 작품"이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아래는 유진 일문일답 전문이다.

배우 유진이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컴퍼니]

◆자그마치 1년을 함께 한 '펜트하우스'가 종영했다.

정말 길었지만 길지 않게 느껴졌다. 힘들지 않게 촬영했다. 오윤희는 쉽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정이 붙었다. 보내면서 시원섭섭했다.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도 사랑을 많이 받았고, 나 역시 쏟아낸 열정이 있어서 그런지 애착이 많았다. 시원섭섭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오윤희는 자식 때문에 남의 자식을 죽이고, 또 자기 자식도 죽는 걸 경험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런 연기를 하기 어렵지 않았나.

그렇다. 극한의 감정이었다. 남의 자식을 죽일거라고는 모르고 드라마를 시작해서 사실 좀 힘들었다. 초반엔 오윤희가 누군가를 죽였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김순옥 작가님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를 통해 이해하게 됐고, 나 역시 더 많이 노력했다. 아직도 그 감정이 실제로 공감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내 자식이 죽는 연기는 훨씬 몰입이 잘 됐다.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서 정말 슬펐고 쉽지 않았고 힘들었다. 극한의 경험의 연기를 하면서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

◆오윤희가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라 힘든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내 자식 죽는 신이 가장 힘들었다. 배로나가 죽기 직전까지 가는 장면들이 가장 극한의 감정이라 생각한다. 실제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식이 죽는 상상을 하는 것부터가 정말 힘들고 극한의 감정이었다. (촬영 후) 진이 빠졌던 기억이 난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오윤희는 선도, 악도 아닌 욕구에 너무나 충실했던 인간상이었다. 이런 연기를 할 때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는지, 혹시 캐릭터를 연구하며 참고한 작품이나 다른 인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오윤희는 나와 너무나 다른 인간이라 힘들었다. 그래서 작가님과 굉장히 대화를 많이 했다. 오윤희가 작가님 본인과 가장 흡사한 캐릭터라고 말씀하셔서 놀랐다. 부연설명도 해주시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오윤희의 삶에 대해 나 역시 많이 생각했기에 끝까지 연기할 수 있었다. 유진으로서는 100%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이 있고 비현실적이고 악한 인물들도 존재하지 않나. 그만큼 더 많이 캐릭터를 고민하고 연구했다.

◆오윤희가 시즌3에서 사망하며 다른 인물들보다 일찍 하차했는데 아쉽지 않았나.

아쉬운 부분도 당연히 있긴 했는데 오윤희가 먼저 죽는건 작가님이 정한 순서다. 드라마틱한 죽음이라 생각했다.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죽었다는 점, 그 죽음에 천서진이 개입되면서 충격적인 비밀이 탄생하니 드라마틱했다고 본다. 단지 아쉬웠던 건, 딸을 두고 일찍 죽어야 하는 것이었다. 배로나가 너무 불쌍하더라.

◆오윤희하면 헬기 착륙신이 기억에 남는다. 세트가 다 날아갔다고 들었다.

원래는 자동차를 타고 등장하는 신이었는데 감독님 아이디어로 헬기로 변경됐다. 그래서 더 초토화가 돼서 재미가 배가됐다. 촬영장도 대단했다. 헬리콥터 바람에 실제 소품들이 다 날아갔다. 와인잔도 다 깨졌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신은경이 날아가려는 연기를 하는데 정말 대단했다.

◆시즌3까지 이어지는 긴 흐름의 드라마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시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자 한 포인트가 있다면?

오윤희는 외면적 변화가 컸다. 시즌1 때는 감정이 날뛰고 즉흥적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심경 변화에 맞춘 외모 변화가 있었다. 더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려고 했다. 시즌3에서는 감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었다. 차분하고 정리된 모습의 오윤희가 되려고 했다.

배우 유진이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컴퍼니]

◆오윤희의 죽음에 대해 촬영 전 미리 언질을 받았나. 부활을 꿈꾸지는 않았나.

죽는다는 사실을 대본을 보고 알았다. 언질을 받지 못했다. 시체 촬영까지 했기 때문에 완전히 죽은 걸로 받아들였다. 시체가 다시 살아날 순 없지 않느냐. 이른 죽음이 좀 아쉽긴 했지만 부활을 꿈꾸진 않았다. 시체 역할을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로나가 날 부둥켜 안고 우는 신이었는데, 나도 너무 슬퍼서 누워서 눈물을 흘렸다. 너무 슬픈 신이지 않았나 싶다.

◆세 시즌 동안 죽음/부활을 비롯해 많은 반전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파격적이라고 느꼈던 반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너무 많다. 일단 내가 (민설아를 죽인) 범인이었다는 것도 정말 파격적이었다. 또 나애교가 결국 심수련이었다는 것도 파격적인 반전이었다. 나를 죽인게 주단태가 아닌 천서진이었던 것도 큰 충격이었다.

◆김순옥 작가와 대화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특별한 칭찬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작가님은 칭찬이 후하다. 큰 신을 하고 나면 꼭 칭찬 문자가 왔다. '윤희 정말 최고야' 했다. 칭찬 들으면 더 힘이 나는 사람이라 그런 칭찬이 감사했다. 굉장히 소통을 잘 해주신 분이었다.

◆쉐도우 싱어 신도 기억에 남는다. 촬영장에서 실제로 노래부르며 촬영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가짜로 부르면 티가 날 것 같아서 진짜 크게 따라불렀다. 그런데도 화면에서는 가짜로 부르는 것 같더라. 우리는 성악하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 연습 기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천서진 뒤에서 쉐도우 싱어로 노래를 했다는 설정이 정말 파격적이어서 만족스러웠다.

◆같이 연기한 김소연, 이지아, 엄기준 등 배우들과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연기 호흡은 정말 다 좋았다. 다들 배우, 인간으로서 멋진 분들이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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