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완벽한 귀환을 알린 배우 전도연이 '인간실격'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박홍수, 극본 김지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감성의 온도를 한층 높인 섬세한 연출,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 깊이 있는 대본, 공감을 극대화한 배우들의 열연이 휴먼 멜로의 진수를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낸 것.
인생의 내리막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한 부정(전도연 분)은 삶의 이유를 잃어버리고 더욱 격렬한 어둠 속으로 스스로를 내몰았다. 작가의 꿈은 좌절되고, 직장과 아이까지 잃은 부정의 상실감은 깊어만 갔다. 유능한 대필작가에서 겁 없는 악플러로 돌아선 부정에게 이제 남은 건 증오와 분노, 그리고 지옥보다 더한 고통뿐이었다. 그런 부정에게 변화가 시작됐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의 밑바닥을 찍는 순간마다 나타나는 강재(류준열 분)와의 인연이 어떻게 얽혀나갈지 궁금증을 높인다.
형용할 수 없을 부정의 상실감을 내밀하게 녹여낸 전도연의 열연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전도연은 "구체적인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방황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5년 만에 그를 드라마로 이끈 건 단연 대본의 힘이었다. "대본이 너무 좋았다. 4부까지 대본을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라며 "무거운 작품들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은 '인간실격'을 넘지 못하고 선택하게 됐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부정이라는 캐릭터를 완성 시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전도연은 "오랜만에 쉽지 않은, 어려운 인물을 맡아서 많이 걱정하고 부담을 가졌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부정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구나 좌절할 수 있고 아픔이 있을 수 있는데, 부정이가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도대체 이 인물은 왜 이럴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 생각했던 부분인 것 같다"라고 떠올렸다.
부정과의 공통점으로 "부정과 저의 표현 방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많이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는 소소한 것들이 닮아있다"고 꼽은 전도연은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라는 부정의 감정에 자신을 이입해 보기도 했다. "배우 이전에 인간 전도연으로서 저도 무언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완전히 부정이라는 인물과 같은 상황일 수는 없지만, 저 나름대로 그런 부분을 공감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허진호 감독, 류준열 배우와 함께한 소감도 밝혔다. 오랜 인연이지만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은 처음이라는 전도연은 "서서히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을 따라가게 됐다"라고 했다. 또한 "류준열 배우는 사람들에게 호의적이고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으로 와 닿았다"라며 "부정이가 강재를 받아들이듯 저도 그렇게 서서히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사람을 받아들인 것 같다"라고 밝혀 앞으로의 시너지를 더욱 기대케 했다.
끝으로 전도연은 "연기할 때 어떤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보시는 시청자들이 부정을 통해 '나'의 어떤 면을 발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하며, "모든 것을 잃고 죽음에 가까이 있던 부정이 강재를 통해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면서 작은 빛을 찾아간다. 어둠에 있지만 빛을 보고 싶어 하는 부정이가 좋았다.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지만 빛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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