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강지환이 중도 하차한 드라마 제작사에 최대 53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판사 임기환)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가 강지환과 그의 전 소속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1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강지환은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에 53억 4천여 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는 이 가운데 6억 1천만 원을 공동 부담하라"라고 했다.
드라마 '조선생존기' 제작사인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옛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2019년 4월 강지환과 출연 계약 당시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맺었다. 1회당 출연료 7천630만 원으로, 합계 15억 2천6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서에는 '계약 해제 또는 해지에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지급된 출연료의 2배를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는 일본 NBC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 재팬과 강지환 출연을 조건으로 '조선생존기'에 대한 47억 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강지환은 '조선생존기' 20회 중 12회 촬영을 마친 2019년 7월 강제추행·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소속사 직원 등과 회식을 한 뒤 잠을 자던 여성 외주 스태프 2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다. 주연 배우의 구속기소로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해진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는 강지환 측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이후 출연료 전액과 위약금, 손해배상금 등 63억 8천96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양측의 계약 당시 위약금 조항이 포함돼 있고 강지환의 범행으로 출연계약도 적법하게 해지됐다"며 "강지환은 출연료 15억2천600만원의 배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또 "강지환은 드라마 촬영 도중 자신이 성범죄 등을 저질러 주연배우가 교체될 경우 제작사가 드라마 저작권 수입이 감소되는 손해를 입을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며 "제작사가 일본 NBC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 재팬로부터 받은 조선생존기 판매대금 중 감액 합의한 40% 상당액(16억8천83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출연료 반환에 대해서는 전액이 아닌 미촬영분(8회분·6억1천만원)으로 한정하고, 당시 소속사와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지환이 이미 촬영을 마친 부분의 출연료 부분을 부당이득했다거나, 제작사가 촬영을 마친 부분의 출연료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강지환 측은 "위약금이 실제 수령한 금액과 비교해 부당하게 과다해 대폭 감액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제작사는 출연료와 비교할 수 없는 거액의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제추행과 준강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강지환은 1심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강지환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법원을 항소를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해 유죄가 확정됐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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