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이 임상수 감독의 6년 만 신작 '행복의 나라로'로 뭉쳤다. 첫 호흡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두 사람은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세상 가장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의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임상수 감독, 배우 최민식, 박해일, 조한철, 이엘, 임성재 등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로드무비로, 임상수 감독의 6년 만 신작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된다.
이날 임상수 감독은 기존 작품과 질감이 다르다는 평에 "영화가 선량하고 착하다"라며 "제가 냉소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했지만 사실 선량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님께서 '영화가 임상수 답지 않게 촌스럽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좋다고는 말씀하셨지만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더 많아진 것 같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그렇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최민식 배우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당해야 하고 죽음이라는건 대단히 자연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당사자와 곁에 있는 사람에겐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나이가 된거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 대해 다룬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최민식과 박해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최민식은 "(호흡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건 없다. 다른 작품에서 해일이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아서 그런지,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예전부터 작품한 듯한 느낌이었고 낯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둘 사이에는 술정이 많이 쌓였다. 처음엔 제정신으로 이야기 하다가 10번이면 8번은 몽롱한 상태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익숙해서 신기했다"라며 "(박해일이) 오토바이를 이렇게 잘 타는지 몰랐다. 겁도 났는데 스턴트맨 수준으로 잘타서 안전하게 잘 찍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박해일은 "최민식 선배님과는 언제 한번 작품에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던게 15년이 넘었다"라며 "이번 기회에 임상수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 등 많은 배우, 스태프들과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로드무비가 낯설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꼭 해보고 싶은 장르였다.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하는 현장이라면 행복할거란 기대가 있었다"라며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숙소를 구하고 시나리오 가지고 치열하게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이미 작품에 대해 구축을 해놔서 빠른 기차처럼 출발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선배님은) 현장에 분장하러 30분 일찍 오시곤 해서 저도 빨리 가려 노력했다. 선배님 호흡 하나하나에 리액션을 하고 싶었고, 이런 기회가 언제 올까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자신이 연기한 남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초반에 남식의 배경이 잠깐 나오는데 그만큼 돈이 절실한 친구다. 최민식 선배님과 조우하게 되면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소재들은 나도 영화가 끝나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다. 그게 관객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태도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수 감독님께 이 책을 받았을 때 남식은 개인적으로 제 필모그래피를 포함해서 정말 사랑스럽고 꼭 껴안아 주고 싶은 캐릭터"라며 "그가 버텨낸 과거를 포함한 현재를 떠올리면 굉장히 힘들지만 꼿꼿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숙연해졌다. 굉장히 사랑스러운 친구이기 때문에 관객들과 같이 공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 외에도 이엘이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임상수 감독은 분량이 다소 적었지만 흔쾌히 작업에 임해준 이엘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이엘은 분량이나 캐릭터를 떠나서 임상수 감독님, 최민식, 박해일, 윤여정 선배님까지 모든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언제 해보겠나 싶더라"라며 "저는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감독님 팬이라 언젠간 한번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엘은 윤여정과 모녀 관계를 형성했다. 임상수 감독은 "시나리오 쓰는 입장에서 균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조직의 높은 사람, 이 역할을 여자로 하면 어떨까 했다. 경찰서장이라든지 203과 옥상서 마주하는 순경이라든지 중요한 캐릭터를 여자 캐릭터로 써서 분위기를 달리가고 싶은, 균형을 맞추고 싶은 게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맨, 두 배우 만큼이나 중요한 배우는 잠깐 나오지만 203의 딸, 203이 죽기 전 딸과 나누는 교감이다"라며 "투맨 로드무비라는 장르에서 균형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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