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SBS가 조작 방송 논란에 휘말린 '골 때리는 그녀들'에 강력한 철퇴를 가했다.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진은 즉시 교체되며 징계 절차에 돌입한다. 29일 방송은 결방하며 그 사이 새 연출진이 심기일전해 2022년 방송부터 새롭게 지휘한다.
SBS는 2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라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하더라도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그 허용범위를 넘는 것"이라며 심기일전을 약속, 2022년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예능적 허용'이라는 전제 하에 다양한 편집을 시도한다. 순서와 시간에 변주를 주더라도 그것이 더 큰 웃음을 전하는 길이라면, 연출진들은 과감히 해당 편집 방식을 차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이전과 다르게 냉혹한 비판의 잣대에 오른 것은 '골때녀'가 스포츠맨십을 최우선으로 두고 방송해온 스포츠 예능이었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맨십을 기반으로 한 '골때녀'는 출연진들의 남다른 열정과 축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화제성을 키워왔다.
심지어 2002년 월드컵, 2006년 월드컵 출신 '레전드 선수'인 황선홍 김병지 최용수 이영표 최진철 현영민 이천수 백지훈 등이 출연해 실제 축구 전술을 지도하며 열정을 쏟았고, 국내 톱 티어 스포츠 캐스터인 배성재까지 섭외해 현장감을 높였다. 예능의 포맷을 차용했지만 실제 스포츠인들과 방송을 만들어나가며 스포츠 팬들을 과감하게 끌어들였다.
또한 '골때녀'는 각 팀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뜨거운 사랑,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스포츠 특유의 서사를 집중 조명했다. 스포츠 팬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의 낭만과 서사'를 그대로 차용해 방송에 담아낸 것이다.
하지만 '골때녀'는 정작 스포츠 팬들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조작'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국내 프로 스포츠 판도가 가장 크게 흔들릴 때는 항상 승부 조작, 심판 매수 사건 등 공정해야 할 스포츠맨십이 망가졌을 때였다. '재밌으면 된다'는 예능적 시선으로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정신을 무너뜨려버린 것이다. 이번 사건에 스포츠 팬이 크게 분노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다행히 SBS는 제작진 교체 및 징계 초강수를 두며 이번 사태에 꽤나 깔끔한 마무리안을 제시, 비판의 목소리를 줄어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배성재 등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 출연진을 제대로 대변한 사과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향후 조작 방지를 위한 해결책도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 무편집 영상을 올려서 조작 논란을 완전히 종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SBS 측이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은 없어 보인다.
과연 "심기일전 해 환골탈태하겠다"고 선언한 '골때녀'가 이번 논란을 딛고 2022년에도 화제성과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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