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이 소년범 문제를 다루는 '소년심판'에서 판사로 돌아온다. 네 판사의 전혀 다른 신념 싸움이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오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연출 홍종찬)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이 참석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10부작으로 제작됐다.
김혜수는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 심은석, 김무열은 심은석과 함께 일하는 좌배석 판사 차태주, 이성민광 이정은은 이들의 상관인 부장판사 강원중과 나근희를 연기한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죄와 소년범들을 향한 다양한 이야기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루며, 차가운 분노로 이들을 심판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뜨거운 화두를 던진다. '명불허전',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프', '그녀의 사생활' 등으로 사회의 다양한 곳에 가려진 이면을 조명해온 홍종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홍종찬 감독은 "소년범을 뉴스나 매스컴에서 보다가 이 작품을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됐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소년범들의 문제만은 아니고 그들이 사는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가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을 대변하거나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김혜수는 "제안을 받고 대본 검토하면서 청소년 범죄, 소년범이라는 예민하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힘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반가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전달되는 힘이 상당했다. 시리즈의 재미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며 "영상 매체가 가진 순기능을 내포하고 있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작업했다. 의도한 메시지가 진심으로 시청자들 가슴에 닿아서 이 시리즈물에 몰두하고 소년범에 대한 유의미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 김혜수는 "작품 준비를 하면서 여러 케이스의 재판을 접할 수 있었다. 실제 소년 재판 참관을 하면서 유형을 관찰했다. 피해자, 보호자들을 세세하게 살피는 좋은 계기가 됐다"라며 "실제 사례를 접하고 대본을 익히면서, 김민석 작가가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취재에 공을 들였고 실제 기반을 통해 쓴 글인지, 얼마나 글을 쓰면서 규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대본을 완성했는지 감탄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혜수는 "평소 청소년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 촬영을 하면서 현역 판사들의 진짜 생각을 듣고, 실제 사례를 접하면서 제가 가진 관심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그 관심마저 얼마나 편협했는지 크게 깨달았다. 관심이라고 굳게 믿었던 건 청소년 범죄에 대한 분노, 안타까움 등 감정적인 접근이었다"라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소년법정에 대한 현실을 들여다본 것 같다. 실제 법관들과 판사들의 엄청난 업무량, 업무의 폭이 방대하다. 그럼에도 법관들이 무거운 사명감, 책임감으로 고뇌하는지 깊게 느꼈다"라며 "우리 사회의 역할이란 것이 무언가. 소년범죄와 소년범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근본적인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이런 김혜수에 대해 "식사량에 감탄했다"라며 "아주 극소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감탄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성민은 "현장에서 임하는 태도가 신인 배우를 보는 듯했다. 촬영 중에 에피소드였는데, 제가 서류를 집어던지는데 그 과정에 문을 열고 들어온다"라며 "제가 A4지를 던졌는데 얼굴 정면으로 붙었다. 붙은 상태로 컷 안 시키고 제 책상으로 다가오더라.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졌지만 배우의 입장에서 봤을 때 나는 못하는 모습"이라고 회상했다.
또 이성민은 "저런 태도는 본받아야 할 것 같더라. 어제 다른 현장에서도 제가 끊어서 반성하면서 왔다. 제가 한 실수가 떠오른다"라고 덧붙였다.
홍종찬 감독은 "온몸을 던진다. 그 시간 동안 본인을 몰아부쳐 몰입한다. 프로의 모습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라고 김혜수에 대해 극찬했다.
김무열은 "이 문제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왔다. '소년심판'을 통해 사회에 보여지지 않았던, 또 알고 있었지만 무감각했던 것을 확실히 알게 되어 책임감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라고 '소년심판'의 의미를 밝혔다.
또 실제 법정 참관을 했던 김혜수는 "그 공기가 기억에 남는다. 굉장히 무거웠다. 들어와서 첫 말을 떼기 전 침묵, 고요가 무섭게 다가왔다"라며 "아이들이 들어와서 판결을 받고 나서 유죄, 보호시설로 가게 되면 다른 문으로 나가게 된다. 한 아이의 미래 갈림길로 보였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판사님께서 내리는 처분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무게인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캐릭터 구축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소년범죄를 다룬 영화에 피해자의 입장, 바라보는 형사의 입장으로 출연했던 이성민은 "누구의 입장이냐에 따라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문제라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라며 "'소년심판'에서는 범죄 유무죄를 판단하는 판사라 신선했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소년범 문제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참여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정은은 "신선한 소재다. 특별한 부분을 건드려서 살고 있는 시대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배우에게는 반가운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아 선택했다. 질문을 던지고 공론화되면 좋은 제안이 나올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종찬 감독은 이정은이 맡은 나근희에 대해 "원래는 남자 캐릭터였다. 캐스팅이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대본이 나온 후 첫 대사를 보면서 이정은 선배님 목소리가 옆으로 스쳐지나갔다. 다른 작품에서 좋게 본 기억은 있지만 일면식도 없었다. '이게 뭐지?' 싶어서 작가님과 상의를 했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김무열과 김혜수 역시 첫 대사를 읽고 이정은을 생각했다고. 김무열은 "제가 존경하고 팬으로서 지켜보는 선배님이다. 이정은 선배님이 하면 잘 어울리시겠다, 찰떡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무열은 "차안에서 스태프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이 역할 이정은 선배님이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했는데 이미 캐스팅이 됐던 상태다. 저만 몰랐다"라며 "너무 좋기도 했는데 '나만 몰랐을까' 하는 서운함도 있더라. 반가웠고 기대됐다"라고 전했다.
김혜수와 이정은은 영화 '내가 죽던 날' 이후 '소년심판'으로 재회해 기대를 모았다. 김혜수는 이정은에 대해 "이렇게 좋은 배우와의 만남은 배우인 저에게 자양분이 되고 소중한 자산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이 좋게도 이 좋은 배우를 새 작품에서 재회했다. 나의 자산이 얼마나 축적됐는지 확인하고, 또 새로운 것을 축적할 수 있는 계기였다"라며 "두 캐릭터가 확고한 신념으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대립한다. 불꽃튀는 티키타카가 아니라 폭발 직전의 활화산이다"라고 예고했다.
홍종찬 감독은 "범죄에 초점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가정, 사회, 시스템 근본적인 것이 관여가 되어있다"라고 타드라마와의 차별점을 밝혔다.
김민석 작가 역시 "저는 가족극에 접근해 글을 썼다. 소년범들의 가정, 피해자의 가정, 소년 사건이 일어나면 파장이 일어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고통 받는다. 그 파장에 집중했다"라며 "각 가정 속에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드라마와 차별성을 느낄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25일 전 세계 공개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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