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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수연, 4년간 활동중단…임종 직전 처음으로 평화로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김동호 장례위원장이 故 강수연을 추모했다.

김동호 고 강수연 영화인장 장례위원장은 8일 "비록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었지만 옆에서 장시간 지켜보면서 그동안 세파에 시달렸고 어렵게 살아왔던 수연 씨가 처음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을 목도했다"라며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으니 저 세상에선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평화롭게 영면하시기를 바란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져있다.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져있다. [사진=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김동호 장례위원장은 강수연과 오랜 시간 '아버지와 딸'처럼, 때로는 '절친'으로 지내온 사이다. 그런 그에게 이 같은 비보는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너무도 황망하고 안타깝다"라며 "점심을 나누고 근처 카페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이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그땐 화색도 좋았고 건강해 보였는데"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또 그는 "너무도 일찍 '월드 스타'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힘들게 살아왔다. 특히 지병이 있는 부모님과 큰오빠를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누이동생을 이끌면서, 가장으로 힘들게 그러면서도 지혜롭게 살아왔다"라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상화해 놓고 2017년 나와 함께 영화제에서 불명예스럽게 나왔다. 그 직후 어머님까지 타계하시면서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힘들게 살았다. 그러면서 4년 동안 외부와 접촉을 끊고 사회활동을 중단해 왔다"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랬던 고인이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 주연을 맡아 너무나 기뻤다던 그는 "이 작품이 수연씨 유작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다시 한번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5시 48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출동했고, 강수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이송 후 뇌내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과를 지켜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7일 오후 3시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던 고인은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월드스타가 됐다. 삭발을 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고, 1990년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2001년 TV 드라마 '여인천하'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을 맡기도 했던 고인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부의 간섭으로 위기에 처하자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2017년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다. 뛰어난 배우를 넘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스타였고, 강력한 리더이자 여성 영화인의 롤모델이었다. 최근 연상호 감독의 신작인 넷플릭스 영화 '정이'(가제)에 출연하며 10년 만 복귀를 알렸지만 안타깝게 타계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르며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다. 장례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 장례위원은 강우석, 강제규, 강혜정, 권영락, 김난숙, 김한민, 김호정, 류승완,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민규동, 박광수(여성영화제), 박기용, 박정범, 방은진, 배창호, 변승민, 변영주, 봉준호, 설경구, 신철, 심재명, 양익준, 예지원, 원동연, 유인택, 유지태, 윤제균, 이광국,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창동, 이현승, 전도연, 장선우, 정상진, 정우성, 주희, 차승재, 채윤희, 최동훈, 최재원, 최정화, 허문영, 허민회, 홍정인이 맡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며, 조문은 10일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문소리, 예지원, 박정자, 김혜수, 이병헌, 이미연, 김윤진, 김의성, 한지일, 엄지원, 유지태, 박상민, 류경수, 문근영, 김학철, 김호정, 전노민, 한예리, 엄정화, 민해경,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봉준호 감독, 류승완 감독, 연상호 감독, 임순례 감독, 윤제균 감독, 민규동 감독, 김태용 감독, 방은진 감독, 정지영 감독,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등이 수많은 영화계 동료들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되며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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