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영화 '범죄도시2'는 천만 영화에 등극했지만, 박영사 역의 이주원은 "이제 타석에 올라선 기분"이라고 한다. 배우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일 터. 어떤 배역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최선을 다해 해내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는 이주원의 '배우 꽃길'은 이제 시작이다.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관객들의 큰 사랑과 관심 속에 천만 영화에 등극해 극장가에 활력을 전하고 있다.
이주원은 '범죄도시2'에서 박영사 역을 맡아 베트남에 온 마석도, 전일만(최귀화 분)와 함께 하며 코믹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실제 촬영은 베트남이 아닌 한국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10억 원이라는 손실이 생기기도 했다고.
이주원은 최근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여권을 만들라고 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출국 이틀 전에 베트남 상황이 심각해져 못 가게 됐다고 하더라. 갔던 분들도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고, 촬영도 대시 상태라고 해서 철렁했다"라며 "이러다 촬영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그 다음해에 촬영을 하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 전 베트남에 거주하는 설정의 인물들은 태닝 작업을 했다. 한 10번 정도 시간을 두고 했는데, 1년이 지나니까 다 사라지더라. 실제 촬영할 때는 시가이 촉박해서 분장으로 표현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자신이 연기한 박영사에 대해 "수사를 하는데 정의감이 있는 인물은 아니다. 대응 방식에 있어서 강하게 주장하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좋게 좋게 마무리하는 태도의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그럼에도 이 인물이 마석도와 전일만을 돕는 이유와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감독님과 여러 대화를 많이 나눴다"라고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바를 밝혔다.
이주원이 현장에서 만난 마동석은 "편하고 유연한 연기를 하는 배우"였다. 그는 "생각했던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적절한 대사와 상황을 바꿔가면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시더라. 제가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촬영 후 집에 오면서 '이랬으면 어땠나' 싶어 아쉬움을 느낄 때도 종종 있었다고. 그런데 막상 완성본을 보니 "아쉬운 부분을 편집해주시고 좋은 부분은 더 보이게 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현장에서 저는 조금만 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오케이를 한 이유가 있음을 느꼈다"라고 만족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러 코믹하게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 마동석, 최귀화 두 분이 워낙 재미있지 않나"라며 "반응을 할 때 코미디로 받으면 다 무너지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할 법한 행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범죄도시2'는 개봉 25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매일 기록 경신을 하고 있는 상황. 특히 대한민국 영화 사상 역대 28번째 천만 영화이자, 팬데믹 이후 최초 천만 영화, 마동석 주연 기준 4번째 천만 영화 및 역대 20번째 천만 관객 동원 한국 영화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무대인사 당시 버스에서 천만이 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이주원은 "축제 분위기였다"라며 "관객분들도 2, 3번째 보신 분들이 많아서 다들 알아봐주시고 좋았다. 또 친적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친구들이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는 응원한다고 해주더라. 확실히 많이들 보신 것 같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주원은 2001년 서울로 와 뮤지컬 '난타'를 시작으로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게 됐다. 연극영화과에도 진학한 그는 군대에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어떤 일을 해야 하나 했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연기였다.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소대원3 역할을 맡아 6개월 동안 총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는 이주원은 "오디션을 보러다니는데 잘 안 되더라. 그래서 내 실력을 키우면 나를 쓰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무대에서 공연을 계속했다. 공연을 하면서 실력을 키우면 찾아올거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랐고, 최근에는 영화 '세자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빛과 철', '그대 너머에' 등에 출연했으며, '비광' 개봉도 앞두고 있다. 또 드라마 '의사요한', '스토브리그', '미씽: 그들이 있었다'로도 시청자들을 만났던 그다.
"후보 선수로 있다가 이제 타석에 올라선 기분"이라는 그는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그걸 저만의 것, 저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게 고민하고 있다"라며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마흔이 넘어가고 나서는 더 그걸 알게 됐다. 그래서 주어진 것을 잘 완성하고,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게 해서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자신만의 포부를 전했다.
인생작 역시 이제부터 만들 생각이라고. 인터뷰 내내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본 이주원에게 장점을 어필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그는 "현장에서의 순발력이 좋은 편이다. 대본 보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쓴다. 또 크게 불평불만이 없고 묵묵히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한다. 주인의식, 책임감이 커서 완성을 해내기 위해 애를 많이 쓴다"라고 자신만의 장점을 꼽았다.
7살된 딸과는 체력이 되는 한 놀아주려 하는 '딸바보' 이주원의 현재 취미 생활은 '뮤직복싱'이다. 그는 "복싱과 에어로빅을 합친 건데 남자는 저 혼자다. 체육관 관장님 추천으로 하게 된 지 1년 정도 됐다. 운동 삼아 하고 있는데 자세가 이상하다고 지적을 당한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밤에 잠을 잘 못 잔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을 오전에 하는데, 오후에 운동을 하나 더 늘릴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주원이 가진 배우로서의 목표는 맡은 역할을 잘 해내 그 인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는 "먼 미래의 목표는 안 세우는 편"이라며 "'저 사람이 저사람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주 보더라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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