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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질문 던진 '비상선언', 韓 사상 최고의 항공재난 블록버스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비상선언'이 역대급 캐스팅과 상상 초월 스케일에 현실적인 공감, 긴박감까지 더해내며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항공재난 블록버스터를 완성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재난이라는 상황 속에 '나라면 어땠을까', '나는 어떤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다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가장 소중한 이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비상선언'이다.

25일 오후 서울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배우 송강호가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송강호가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상', '더 킹'을 성공시킨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지난해 74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재림 감독은 항공 재난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 현시대 관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깊이 있는 정서와 함께 섬세하게 엮어냈다.

'비상선언'의 독보적인 관전 포인트는 역대급 스케일이다. 비행기 세트는 영화의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미국에서 폐비행기 전체를 실제로 공수하여 제작됐다. 보잉 777 기종의 초기 모델을 모티브로 디테일한 세트 작업을 통해 현장감을 살린 것. 또 대한민국 최초로 초대형 비행기 세트를 360도 회전시켰다.

한재림 감독은 미술, 촬영, 조명, VFX와 긴밀하게 협업해 프리 프로덕션 기간 중 6개월을 콘티 작업에 공을 들였다. 촬영 중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정교하고 규모감 있는 세트에서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촬영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캐스팅 역시 역대급이다. 송강호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역을, 이병헌은 딸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재혁 역을, 전도연은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을 맡아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냈다. 또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 의문의 승객 임시완, 기내 사무장 희진 역 김소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 역 박해준까지, 이름만 들어도 무한 신뢰가 가는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가득 채운다.

배우 이병헌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이병헌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재난 극복 과정에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을 연기한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냥 평범한, 우리가 흔히 본 재난 영화 장르로 이해하고 봤다"라며 "작업을 해나가면서 한재림 감독이 재난을 통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에 어른스럽게 다가간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려한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으로 자극적이게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묵직하다"라며 "이런 재난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느끼지 못한 사회 공동체의 이야기,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고 묵직하게 차근차근 보여준다는 것이 가슴에 와닿았다"라고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과 간절함을 담담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재림 감독은 "재난이 닥치면 인간은 두렵고 나약해지고 남을 비난하고 원망하기도 한다"라며 "이성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위대한 희생이 아니라 사소한 인간성에 집중하면 재난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라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함의를 설명했다.

딸을 지켜야 하는 아버지를 연기한 이병헌은 극중 캐릭터의 공황장애, 트라우마 연기에 대해 "실제 20대 중반에 비행기 안에서 공황장애를 겪어봤다"라며 "공황장애 느낌이나 증상들은 그 이후로도 여러 번 경험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그런 부분이 표현되길 바라긴 했지만 작품에서 주된 이슈는 아니라, 그런 상황들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공황장애로 괴로워할 때의 호흡, 불안한 눈빛, 항상 가지고 다니는 약이 낯설지 않아서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배우 임시완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임시완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많은 캐릭터 중에 가장 눈길을 끈 이는 '바른 이미지'를 가진 임시완의 연기 변신이다. 임시완은 테러리스트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한재림 감독은 임시완을 테러리스트로 캐스팅을 한 이유에 대해 "이 캐스팅에 영감이 된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이다"라며 "테러범 기사들을 찾아보니 정말 평범하고 집안도 어렵지 않다. 친형은 동생이 총기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전혀 그런 일을 벌일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진석 역할은 재난에 대한 상징 같은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거기서 살아났던 사람은 지금도 트라우마를 겪고,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가족들도 아직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그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고,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임시완은 "지금까지 저의 작품 선택 기준은 악역이건 선역이건, 행동에 당위성을 많이 찾았다"라며 "그런데 이번 작품같은 경우엔 당위성이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았다. 아예 당위성이 없던 역할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역할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보단 기대감이 더 크게 접근을 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배우 전도연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전도연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송강호와 전도연은 '밀양' 이후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두 사람 모두 인간미를 더한 캐릭터를 믿고 보는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더욱 빛이 나게 만든다. 특히 송강호는 전도연에 대해 "최고의 배우"라며 "(전도연의) 분량이 많지 않지만 오랜 만에 호흡해서 너무 좋았다. 비중이 큰 역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석같이 빛나는 연기를 해주셨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전도연은 "보석 같은 연기를 보여준 전도연"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해 웃음을 자아낸 뒤 "'밀양' 이후에 송강호 씨를 사석에서 보기는 했는데 작품적으로 같이 하고싶은 갈증이 있었다"라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신에서 호흡하지는 않았지만 한 작품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라고 말했다.

또 전도연은 "대본을 받고 결정을 한 이후에도 제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를 제일 많이 생각했다. 연기를 할 때 뭔가를 하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 리액션이 쉽지 않고 어렵다는 걸 알았다"라며 "직업적으로 권력자이지만 재난 상황에서는 나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 장관이 아니라. 그런 것을 감독님이 만들어주셨다. 보는 내내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라고 연기적으로 힘들었던 바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김남길이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언론시사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진짜 기장 같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 김남길은 훈련은 물론이고 평소에도 비행기 오락을 하며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또 "오래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다. 캐릭터가 가진 트라우마가 있어서 정신적으로 끝까지 부여잡고 책임감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라며 "벌크업을 했던 것도 면역력이 높은 캐릭터로 보이기 위함"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다양한 한국 영화를 통해 위로가 되는 시간,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영화로 기억이 되면 좋겠다", 이병헌은 "팬데믹을 겪어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서 깊게 이입이 됐다. 똑같은 상황에 여러가지 군상들, 다양한 반응과 의견이 있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임시완은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춘 것 자체가 더없이 정점에 있는 배움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승객들도 다 베테랑 연기자다. 연기적으로 훌륭한 배우들로 꽉 채워져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남겼다.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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