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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김주헌 "빅마우스 아닌데 최대 빌런? 시청자들 반응 쾌감"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빅마우스도 아닌데 최종 빌런? 시청자들 반응에 쾌감을 느꼈죠."

'빅마우스' 김주헌은 뻔한 빌런은 아니었다. 빌런의 극대화를 위해, 초반엔 웬만하면 눈에 띄지 않으려 했다. 사이코패스로 보이는 것도 경계했다. 차곡차곡 만들어간 빌런 최도하, 마침내 그 정체가 드러났을 때 시청자들은 놀랐고 김주헌은 쾌감을 느꼈다.

김주헌은 지난 21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김주헌은 "잘되길 바랐다. 시청률은 마음대로 안되는 영역이라 내려놓은 편인데, 잘되면 눈에 들어온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며 함께한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방송 끝나고 작가님에게 전화가 와서 '고생했다' '잘했다'고 했다.다음날 동료들에게 '너무 영광이었고 좋았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극 중 김주헌은 구천 시장 최도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전개와 함께 숨겨진 서사와 정체를 드러내며 '최종 빌런'으로 활약하며 극을 이끌었다. 젠틀한 매너와 비주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던 최도하의 반전 정체는 '빅마우스'의 정체만큼이나 시청자들을 놀래켰던 터.

"빅마우스가 누군지 못 들었지만 최대 빌런이 될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4부 대본까지 봤을 때는 그런 부분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막막함이 있었죠. 웬만하면 눈에 띄지 말아야겠다. 지금은 참아야 한다. 무언가를 특별히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의 이미지를 형상화 한다는 그에게 최도하의 이미지는 '잔잔한 수면 위에 깔려있는 물안개'였다.

"은근한 불쾌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미지를 생각했고, 그게 아마 최도하가 갖고 있는 성격적인 결이 아닐까. 그러다보니 최도하는 공지훈(양경원 분)이 주는 자극에 크게 반응하지 않아요. 그 반응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흡수해서 차곡차곡 쌓아놓는 느낌이었어요. 그걸 참는 순간들이 힘들었죠. '최도하를 연기할 때 이렇게 정적으로 잡아도 되나' 의심도 들 정도로, 정서를 드러내지 않잖아요. 그럴 때 감독님이 '조금 더 참자'고 했죠. 후반부엔 드러내지만 질주 하지는 않아요. 최도하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1초면 충분해요. 불규칙하게 갈수록 불쾌함과 공포가 배가 되요. 그 때부터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꾹 참았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김주헌은 시청자들이 최도하가 '최대 빌런'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영리하게 캐릭터를 구축했다.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을 경계했고, 스스로도 '악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악인을 연기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애초에 안했어요. '내가 악한 사람을 연기해야지'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생각이에요. 최도하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된 걸까. 많은 분들이 사이코패스라고 하는데, 제가 경계했던 단어가 사이코패스였어요.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을 가져가면 그 연기가 너무 쉬워져요. 처음부터 대본이 끝까지 나오지 않잖아요. 뼈대가 있으면 다른 살로 붙여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이렇게 해야지' 하는 계획을 세우면 너무 힘들어진다 생각했어요."

김주헌은 집요하리만치 최도하의 정서를 분석했다. 촬영 시작과 끝에 10kg의 체중 변화가 있었다며, '디테일의 끝'을 보여줬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후반부에 살을 찌우기 시작했어요. 체중을 늘려 은연 중에 시장이라는 거대 권력을 넣고 싶었어요. 후반부로 가면서는, 최도하가 게임의 승기를 잡고 있는 인물이지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이 있었을까 생각했고 살이 빠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82kg이었는데 체중을 10kg 감량했죠. 촬영할 때 수트를 맞췄는데, 처음엔 꽉 끼었던 기억이 나요. 자연스럽게 빠졌어요."

그만큼 공들여 만든 빌런 최도하였다. 그는 "방송을 보며 최도하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엄청난 쾌감을 느꼈다"라며 "그 반응들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통쾌하고 유쾌했어요. 피켓 시위할 때 '최도하 시장 폐수 다 먹어라'라는 글이 있었는데 절묘하게 재미있어요. 그런데 막방 때까지 외롭기도 했어요. 막방 하는 날, 다른 배우들은 함께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제가 감히 어떻게 올리겠어요(웃음). 악역을 하면 이런건가 싶었죠."

'빅마우스' 엔딩을 두고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박창호(이종석 분)는 고미호(임윤아 분)가 사망하자 최도하가 평소 자주 찾는 수영장 물을 방사성 물질이 든 폐수로 바꿔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를 두고 '허무한 엔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엔딩에 대한 시청자들의 황당함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해요. 그런 분노가 충분히 있을 수 있어요. 최도하가 합당한 댓가, 벌을 받았으면 좋겠고 그 반응이 당연한 거에요. 그런데 배우 김주헌이 그 대본을 받았을 때는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어요. 연기를 잘 수행해서 말이 되게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이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로서는 너무나 좋았어요. 그렇게 믿고 갔어요."

최도하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는 김주헌은 수영장 폐수 사망에 대한 상징적 의미도 들려줬다.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물의 의미는 후반부에 정확하게 들었어요. '도하가 물 속에 있는 것을 엄마의 양수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도하가 그 안에 있을 때는 누구보다 편안하지 않았을까. 저는 물은 도하가 쉬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다음 스텝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정서가 달라졌죠. '도하는 거기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될거야'라고 했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마지막 촬영에 있어서 지문엔 더 잔혹함이 있었어요. 피가 더 뿜어져 나오는. 저는 근데 더 의외성 없는 죽음을 생각했어요. 묵직한 빌런으로 갔지만, 도하의 죽음은 맥없고 존재감이 없었으면 좋겠다. 멋있는 모습으로 가면 안된다고 생각해 가볍게 연기했죠. 도하의 죽음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모든 적수가 사라지고, 가볍게 툭 쳤는데 (죽는). 그런데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해서 후시까지 (재작업)해서 완성됐어요."

김주헌에게 '빅마우스'는 감사한 작품이 됐다. 빌런으로 존재감을 새겼고, 뜨거운 호평을 얻었다. 그는 "빌런 역할 1호다. 재미있는 시도를 했고, 다른 결의 빌런을 찾으려고 했다. 그래도 내 연기에 아쉬움은 늘 있다"고 했다.

"미친 듯이 했다기엔 아쉬워요. 잘했다고 해주지만 '좀 더 뭔가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만족하진 않아요. 연기는 정답이 없는 일이고, 수많은 정답을 못 찾았어요. '그 선택을 이렇게 해야 했나'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죠."

김주헌은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와 '낭만닥터 김사부3'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최도하는 이렇게 끝나지만,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별들에게 물어봐'가 언제 공개될지 모르겠지만 또다른 인물이에요. 지금까지 한 작품 안에서 똑같은 결의 인물이 없다는 것이 너무 흥미로워요. 다른 결을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는 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만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낭만닥터3'까지 촬영하게 됐는데, 재미있게 잘 찍고 싶어요.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갔어요. 한석규 선배님과 (안)효섭이 빨리 만나고 싶고, 무리없이 잘 소화하고 싶습니다."

배우 김주헌이 '빅마우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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