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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th BIFF] "40년간 행복했다" 부산 휩쓴 양조위, 대배우 저력(종합)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양조위가 오픈토크와 핸드프린팅 행사를 끝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 했다. 그 과정에서 양조위는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하며 중후한 멋과 매력을 발산했다. 진정한 '아시아의 별'다운 양조위의 팬서비스와 솔직함, 연기를 향한 열정은 영화제를 찾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양조위는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토크에 참여해 팬들을 만났다.

배우 양조위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양조위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영화 6편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투게더', '화양연화'가 상영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양조위는 '비정성시'(1989),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무간도'(2002)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홍콩영화를 이끌었다.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비정성시'(1989)와 '씨클로'(1995), '색, 계'(2007)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웅: 천하의 시작'(2002)과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또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홍콩영화금상장 5관왕, 금마장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양조위는 "그동안 핑계가 없어서 못 왔다. 이렇게 이유가 생겨서 실제 와서 인사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오랜만에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왼쪽)과 배우 양조위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어 젊은 팬들이 많아졌다는 말에 "기분 좋다. 배우는 다양한 연령의 팬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팬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는 것이 꿈이다. 꿈을 이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양조위는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눈빛으로 유명한 배우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는 "눈은 감정을 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행동을 하면 속일 수 있지만 눈으로는 속일 수 없다"라며 "스스로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고 언어로도 표현을 못한다. 또 감정이나 스트레스도 표현을 안 하는데 연기하며 눈으로 감정을 표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제 작품은 잘 못 본다. '더 잘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실제로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거울을 봤을 때 자신의 눈빛 보며 어떤 걸 느끼나"라는 질문에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거울을 보면 더럽다는 생각부터 든다. 머리도 지저분하고 눈도 덜 떠진 모습이지 않나"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40년 연기 인생 동안 많은 감독들을 만났던 양조위는 "배우로서 운이 좋은 것 같다. 다양한 감독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배움으로서 오늘 날의 양조위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7작품을 함께 한 왕가위 감독에 대해 "제 연기 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님"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감독님의 촬영 방식은 또 다른 창작 방법인 것 같다. 이런 방식을 이전에는 해본 적이 없었다. 대본도 거의 없고 캐릭터 정보도 없이 촬영을 먼저 들어갔다. 언제까지 촬영하는지도 몰랐다. 어떻게 보면 재미있는 방식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배우 양조위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또 그는 "현장에서 매일 대본을 받는다. 하루하루 받은 대본을 제대로 대하고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있다. 우리 생활도 그렇다. 하루하루 제대로 산다면 제대로 살아진다"라며 "근데 왕가위 감독님은 욕심이 많은 분이신 것 같다. 같은 신을 여름에 3일 찍고, 가을에도 3일 찍는다. 욕심 많아서 가끔 힘들다. 아마 감독님도 이 신을 여름으로 할지 가을으로 할지 결정 못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양조위가 뽑은 가장 힘들었던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동사서독'이다. 그는 "20여 년 전에 촬영했는데 촬영 스팟이 아주아주 먼 사막이었다. 사막 한 가운데 길 하나 있고 호텔도 없이 나무로 대충 지은 민박 몇개만 있다. 방청소 하고 소독을 했다. 촬영하면서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왕가위 감독님 방식은 그날 그날 되어야 나의 촬영분이 있다 없다를 알 수 있다. 오늘 할 거 있는지도 모르고 기다려야 해서 좀 힘든 부분이 있다"라며 "20년 전이라 인터넷도 없고 집에 전화하려면 먼 곳에 가서 전화 걸고 싶다고 말을 해야 한다. 그러면 대신 걸어준다. 정말 올드한 방식으로 생활했다"라고 덧붙였다.

故 장국영, 장만옥, 탕웨이 등 자신과 호흡했던 배우들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다르고 각자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 편하게 일했다"라며 "개인적으로 촬영하기 전에 호흡 맞춰야 하는 배우들과 친구가 되는 것을 습관처럼 했다"라며 "친구가 되어야 호흡하고 소통하기 편하고 대사 맞출 때도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만의 연기 호흡법을 밝혔다.

그러면서 "장만옥, 탕웨이 둘 다 프로다. 장만옥은 방송국 시절부터 호흡을 했던 배우라 조금 더 색달랐다. 처음엔 둘 다 신인이고 경험이 많이 없었는데 다시 만났을 때는 많은 경험을 쌓은 배우가 됐다. 조금 더 색달랐다"라고 전했다.

배우 양조위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핸드프린팅 행사를 마치고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탕웨이에 대해선 "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일부러 시간을 같이 보냈다. 마작과 춤을 같이 배우고 박물관 가서 그림도 봤다. 그래서 역할 소화를 하는 것이 쉬웠다"라고 회상했다.

많은 이들이 '양조위는 영화에 자기의 삶을 바친 사람'이란 평가를 한다. 그럼에도 그에게 영화와 연기를 제외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가족과 친구, 운동"을 꼽은 양조위는 "저는 스키 타는 것 좋아하고 수상 스포츠를 좋아한다. 수면 위에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에 들어가는 건 무섭다"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40년 동안 바쁘게 보냈고 많은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40년 동안 행복하게 살아왔다"라고 4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양조위는 개막식 레드카펫,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 GV,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등 공식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그는 핸드프린팅 후 "부디 건강하시고 저는 곧 머지 않은 미래에 방문하도록 하겠다"라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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