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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라미란 "올해 3작품 개봉, 코미디 쉼표 필요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라미란이 '고속도로 가족'으로 깊이 있는 감정 열연을 보여준다.

지난 2일 개봉된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배우 라미란이 '고속도로 가족'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소감을 전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이 '고속도로 가족'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소감을 전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라미란은 극 중 중고 가구점을 운영하는 영선으로 분했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영선은 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난 가족에게 돈을 건네고 두 번째 만남을 계기로 지숙(김슬기 분)과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온다.

라미란은 특유의 편안한 호흡과 생활감이 묻어난 연기로 극에 흐름을 주도했다. 자연스러운 템포와 절제된 연기는 영선의 내면의 아픔을 표현하기에 완벽했다. 또한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에선 라미란의 깊이 있고 다양한 감정을 통해 큰 여운을 안겼다.

극을 연출한 이상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라미란 배우를 영선 역에 대입했었다. 현장에서 순간 집중력이 엄청난 분이다. 툭 던지는 한마디로 라미란 배우가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영선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다 보일 정도였다"라며 "게다가 그의 웃음 뒤에 깊게 배어있는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넓은 표현력과 진실한 연기는 관객을 설득시킬 힘이 있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매 순간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극찬했다.

다음은 라미란이 소속사를 통해 전한 일문일답.

- 출연 이유는? 대본 보고 어땠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세상에 모든 사람은 각자의 아픔을 갖고 있을 텐데, 영선도 그중 하나로, 어렵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인물이다. 우연히 만난 기우(정일우 분) 가족이 어떻게 보면 영선에게는 다시 힘을 내고 살아갈 수 있는 한줄기 빛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평소 호흡이 영선과 잘 맞아서 편안했다. 이 가족의 이야기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관객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거라 생각했다."

- 영선은 하루하루 버티다가 고속도로 가족을 만나며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 영선 캐릭터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캐릭터 준비 어떻게 했나.

"이 가족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여러 가지 감정이 있었지만, 감정이 단계적으로 변한 것 같다. 처음에는 이 가족과 아이들을 보며 흔들리는 감정을 가졌지만, 재회했을 때는 반가움도 잠시 '뒤통수를 맞았나?'하는 감정을 가졌듯 영선의 감정은 순차적으로 흘러간다. 그중 영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 가장 중요했다. 그 감정이 어떠냐에 따라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마음이 바뀌게 되니까. 내가 평범하고 평온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면 다르게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영선에게도 아픔이나 공허함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영선에게 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캐릭터 준비라고 하기 보다는 영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많이 애썼다."

- 촬영 기간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아이들과 하는 촬영이 너무 재밌었다. 아이들이 잘 적응했고, 우리 모두와 이미 가족이 되어 있었다. 나도 편안한 상태로 와서 자연스럽게 동화돼 너무 즐겁고 유쾌한 촬영 현장이었다."

- 현실의 라미란도 영선의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했을까?

"고민되는 문제다. 아마 라미란 같으면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영선과 같은 상황이었더라도 나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 최악의 순간까지 생각하는 편이라서 영선처럼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고민된다."

- 백현진 배우와 부부 호흡이 매우 돋보였다. 둘의 촬영은 어땠는지?

"영화로 보니 약간 토라진듯한 백현진 배우의 호흡이 웃음 포인트가 되어 좋았다. 남편의 상황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못 받아주는 영선의 상황도 이해가 간다. 그래도 영화를 보니 남편이 영선에게 많이 힘이 돼 준다는 것을 느꼈다. 집에서 촬영하는 신이 백현진 배우와의 첫 촬영이었는데, 첫 만남이라 약간 데면데면했던 것이 권태로운 부부, 현실 부부의 모습이 잘 표현된 것 같다."

- 올해 '정직한 후보', '컴백홈'에 이어 '고속도로 가족'까지, 3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고 다양한 작품 속 라미란을 보여주는 한 해였는데, 소감이 어떤가.

"정말 다양한 모습이 보여져 좋은 느낌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사실은 한꺼번에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조금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 보시는 분들도 부담스럽고 한 인물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기간 동안 인사를 많이 드렸는데, 보시는 분들의 취향에 따라 보실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본다. 그래도 최대한 중복되거나 보기가 힘들다는 느낌만 안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할 거다. 예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 코미디, 로맨스에 이어 휴먼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코미디 연기를 하다 보니 저도 쉼표가 필요했고,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한 시기에 하고 싶은 영화를 만났다. 저에게 필요한 작품이었다. 극의 내용이나 인물의 성격이 바뀔 뿐이지 연기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지는 않다. 다른 이야기 속 다른 화자가 되어 연기를 하는 것이다. 영선을 연기하면서 이 사람만의 언어로 이야기한 것 같다."

- 라미란이 이야기하는 '고속도로 가족' 관전 포인트는?

"시나리오를 읽고, 영화를 보면서도 느낀 건데, 보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알 수 없는 어떤 뜨거운 것이 가슴 한 켠에 생기는 이상한 영화다. 내가 뭘 느껴야겠다 봐야겠다는 관전 포인트보다는, 보면서 내가 어떻게 동요하고 공감하는지를 느껴보시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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