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영광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파격 변신했다. 연기 인생 가장 강렬한 변신에 나선 김영광의 '썸바디'가 전할 메시지는 무엇일지 기대감이 쏠린다.
15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감독 정지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영광, 강해림, 김용지, 김수연, 정지우 감독이 참석했다.
'썸바디'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최근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관객들을 만나 뜨거운 관심을 얻은 바 있다.
'해피 엔드', '은교', '4등' 등으로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연출과 치밀한 심리 묘사를 보여준 정지우 감독이 도전하는 첫 시리즈로, 관계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 본다.
'썸바디'는 나만의 '누군가'를 찾아 연결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소셜 커넥팅 앱이라는 새로운 현대사회의 단면이 결합한 이야기다. '소셜 커넥팅 앱에서 만난 연쇄살인범과 천재 개발자'라는 흥미로운 소재는 정지우 감독의 장기인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올가을 가장 매혹적인 서스펜스 스릴러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 정지우 감독은 "스릴러라고 하는데 더 바닥에 바닥으로 내려가는 기괴한 멜로 드라마를 만든 셈"이라며 "소통하고 싶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어둡고 뒤틀린 욕망을 가진 살인마 성윤오로 분한 김영광은 "도전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라며 "하는 동안 너무 즐거워서 하나도 힘든줄 모르고 기쁜 마음으로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처음에는 많은 콘셉트를 넣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김영광에 대해 정지우 감독은 "이전에 매력적인 로코의 주인공일 때도 믿음직스러웠다. 믿게 만든다는 것이 장르와 상관없이 어려운 일이다.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김영광 스스로가 모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넘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조합이면 너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김영광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현장에서 김영광을 따라다닌 셈이다.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이다"라며 "영화 촬영 내내 제 휴대폰 바탕화면이 김영광이었다. 애인처럼 생각하면서 이 드라마를 내내 만들었다.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게 했다"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김영광 역시 "모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감독님이 흔쾌히 손을 내밀어 주셔서 아무 말도 안 하고 덥썩 잡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이 사람을 보고 알 수 없는 느낌, 되게 무섭다기 보다는 약간 안 본 느낌, 새로운 느낌을 받길 바랐다"라며 "어떤 선택을 하지 말고 제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풀어진 상태로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지우 감독은 "지금은 너무 멀쩡하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촬영 중간쯤 되니까 캐릭터의 그늘이 완전히 드리워져서 옆에서 걱정스러운 순간이 지속됐다"라며 "잘 버텨내주길 응원했다. 이렇게 멀쩡하게 있어줘서 다행이다"라고 집중했던 김영광을 떠올렸다.
이 같은 변신에 걱정이 항상 있었다는 김영광은 "밖에 나가서 새벽이든 낮이든 쉴 때마다 하염없이 걸었다"라며 "걱정이 안 되는 상태가 되면 집에 오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항상 기뻐했다"라고 고백했다.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개발자 김섬 역으로 선택된 강해림에 대해 "고유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별나다기 보다는 완전히 자기 모습을 고유하게 유지하는 배우를 만나고 싶었다. 강해림이 그럴 수 있었다"라며 "캐릭터를 만들고 촬영하는 중에 강해림의 의견, 여러 감정을 충실하게 따라가려는 시도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강해림은 같이 호흡한 김영광에 대해 "감탄한 적이 많다. 하나를 꼽기가 힘들다"라며 "TV에서 보던 선배님의 모습과 달랐다. 소름 끼칠 정도로 미친 사람 같았다"라고 폭발적인 연기 포텐을 예고했다.
무속인인 임목원 역을 맡은 김용지는 "무속인으로서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이 상상을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조심스러웠다"라며 "그래서 이 인물을 표현하는 방법도 뻔하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정도를 찾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역할을 위해 증량을 했다는 김용지는 "친구들을 응원하고 보살펴주고 푸근하게 해주고자 증량을 했는데 그런 점이 모니터에서 보여서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정지우 감독는 "김용지도 오디션을 통해서 만났는데 오디션을 봐줘서 감사하다"라며 "만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데 잘 내놓지 않는 기분이 들더라. 김용지가 출연한 여러 작품 리서치를 해보니 살을 찌워야겠다는 강한 욕망을 가지게 됐다. 살이 쪄야 한다는 압박을 계속했다. 지금도 너무 예쁘지만 살이 쪘을 때 김용지 배우의 얼굴이 좋다"라고 김용지의 증량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하반신 마비를 앓고 있는 영기은으로 분한 김수연은 "고민이 되고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기은이의 마음 속에 있는 욕망이 그대로 보이면서도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는 묘사를 찾아내려고 많이 시간을 들였다"라며 "기은과 비슷한 부분을 가진 분이 현장과 밖에서 도움을 주셨다. 또 실제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생활하기도 했다"라고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바를 고백했다.
신인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해서 좋았다는 정지우 감독은 "김영광에게 고백을 하고 싶은데, 신인 배우들이 등장을 하면 제 태도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함께 관계를 맺는 상대 배우가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훨씬 커리어가 많고 권력도 있는 배우가 신인 배우들을 어떻게 대하냐에 따라서 카메랑 앞에서 맘껏 놀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 짓는다"라며 "김영광이 세 배우들을 받쳐주고,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갈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했다"라고 김영광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그는 "누구인지를 알게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이 나오는 건 내 이야기처럼 믿어지기 때문이고, 매우 유혹적인 시도라 멈추기가 어렵다"라고 신인 배우 발굴에 힘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곰곰히 사람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와 감독 사이의 관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사람들이 고유하게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볼 만하고, 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모두가 빛나는 순간을 가지고 있다 싶다. 그래서 이 세 사람들에게는 이 드라마가 정말 좋은 기회였을텐데, 저에게도 더 곰곰히 주변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라고 특별한 의미를 밝혔다.
'썸바디'는 오는 18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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