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예전에는 내가 연기를 해도 될까라는 물음표가 있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걸그룹 다이아와 아이오아이 출신 정채연이 배우로 새로운 2막을 활짝 열었다. MBC 드라마 '금수저'는 '연기돌' 정채연이 아닌 본업이 배우인 정채연을 알리는 첫 시작점이다.
배우 정채연은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드라마 '금수저'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금수저' 촬영 중 계단에서 넘어져 쇄골 골절 부위를 수술했던 정채연은 건강하게 회복한 모습에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재활을 잘하고 있다. 두 달 동안 보호대를 하고 있으니까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한다.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실생활에서 더 재활을 많이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정채연은 지난 12일 막내린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에서 나주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전제작으로 진행된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BH엔터테인먼트로 이적, 배우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드라마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정채연은 UBS 방송국 딸이자 황태용(이종원 분)의 약혼녀 나주희 역을 맡았다. 이승천(육성재)과 황태용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인물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사랑스러운 모습이 돋보였다. 유복한 집에서 자라 예쁜 외모와 당돌한 성격을 지닌 악녀 오여진과 대비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금수저' 대본을 미리 읽었는데 흥미로운 소재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상반된 주희와 여진이를 열어놓고 봤는데, 저는 주희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싱크로율로 따지면 60% 정도 될까요? 주희는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친구인데, 그런 부분에서 저와 많이 닮았어요. 초긍정적인 성격이나 가치관도 닮았어요. 다만 중반부에 주희가 꾹 참고 말을 안하는데, '난 저 정도면 말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죠(웃음)."
주희는 단순히 '첫사랑의 아이콘'이나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에 그치지 않았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의문의 죽음으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며 큰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며, 이승천이 금수저를 사용해 황태용과 인생을 바꾸자 혼란스러워한다. 정채연은 주희가 가진 가치관의 올곧음을 중심에 놓고 연기했다.
"주희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냥 세상을 좋게 바라봤던 긍정적인 주희가 세상에 부딪히고 가족사도 겪고 인생 굴곡이 생기면서'난 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느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곧은 가치관은 안 변하죠. 작가님도 주희는 유일하게 돈에 대한 가치관과 올골음이 한결 같은 친구니까 잘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주문 해줬어요."
'금수저' 마지막 회에서는 금수저를 쓴 대가로 자신과 이전 기억을 잃고 또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던 승천과 주희가 만나, 서로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겼다.
정채연은 "'금수저'의 열린 결말이 좋다. 승천이가 이 세상에 없어진 건 아니니까. 3년 뒤라도 승천이와 주희의 본체들이 만나게 됐음에 뭉클했다. 시청자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지만, 전 열린 결말이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매주 본방사수를 했다는 정채연은 "제가 찍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배우는 입장이라 공부하면서 봤다. 저에겐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현장이었지만 제 자신에게도 공부가 많이 된 현장이었다"고 이번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정채연은 그룹 다이아와 아이오아이 멤버로 활약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 9월 다이아 해체 후 현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배우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정채연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022년 많은 고민과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었다. 저에게도 중요한 한해였고 저에게도 많은 질문을 한 한 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다, 이 길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연모' 때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내가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질문이 많았다. '연모'하면서 연기가 재미있다고 느끼고 한걸음씩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연기에 대한 진심을 강조했다.
배우로 새 챕터를 열었지만 가수 활동은 잊을 수 없다고. 그룹 다이아(DIA)와 아이오아이(I.O.I)는 소중한 추억이 됐다.
정채연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다이아, 아이오아이를 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 용기를 준 직업이다. 아이돌을 하면서 용기도 많이 받았고 사람들 앞에 서는 용기를 키웠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이돌은 만능이다. 만능을 해봤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 나이대에 제가 해볼 수 있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 뜻깊다. 절대 못 잊을 것 같고 소중한 추억이다"고 말했다.
정채연은 또한 "아이돌 데뷔를 전혀 후회한 적 없다"라며 "내 20대를, 말 그대로 청춘일 때 아이돌을 했고, 배우로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무대에 서는 정채연은 볼 수 없는 걸까. 정채연은 "다이아로 마지막 무대를 하지 못해 죄송했다.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무대는 행복한 곳이다"라며 "먼 훗날 이야기겠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정채연은 2022년을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했다. 그는 "새롭게 회사도 바뀌고, 배우라는 직업으로 가는 시기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라며 "하고 싶은 작품도, 장르도 많다"라며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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