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아이돌 그룹 워너원 멤버로 "내 마음 속에 저장"을 외치던 윙크보이는 온데간데없고 퍼석하고 메마른 얼굴을 한 연시은으로만 존재한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 속에 모든 감정을 표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내가 알던 박지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력과 액션으로 시선을 붙든다. 어떤 극찬도 아깝지 않은, '박지훈의 재발견'이다.
박지훈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 연출 및 극본 유수민)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노력과 뜨거운 반응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로, 지난 18일 8회 전편이 공개됐다.
박지훈은 연시은 역을 맡아 '피땀눈물'로 '약한영웅'을 완성했다. 액션스쿨에서의 훈련을 바탕으로 '브레인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동시에 연시은이 느낄 감정을 눈빛 속에 담아내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입혔다.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멈출 수 없는 '약한영웅'의 중심에는 놀라운 성장을 이룬 박지훈이 존재한다.
이런 박지훈의 열연으로 탄생한 '약한영웅'은 공개 즉시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1위에 오르는 동시에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 집계 결과 '오늘의 콘텐츠' 1위를 차지하는 열풍을 일으켰다. 온라인에서도 작품과 배우들을 향한 찬사가 쏟아지며 시즌2에 대한 강력한 바람이 일고 있다.
- 뜨거운 반응이 일고 있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이런 뜨거운 반응은 예측하지 않았다. 새롭고, 저라는 사람을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귀여운 이미지 아니었나? 어떻게 변신을 했나' 라는 글을 봤는데 뿌듯하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되게 많이 좋아해주셨다."
- 부모님이 특별히 많이 좋아해주신 이유가 있을까?
"부모님은 저의 어떤 활동이든 좋아해주시는데 이번엔 열심히 찍은 것이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하시는 것 같다. 물론 전 작품들도 열심히 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엔 경미한 부상이 있었다. 까지거나 하는 게 있었는데 가족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했다는 걸 알아주시니까 아들로서는 좋다."
- 댓글도 많이 찾아보는 편인가.
"많은 분들의 반응을 서치하고, 또 보고 있는데 감개무량하고 영광스럽다. 그만큼 집중해서 잘 찍었다는 것이 보여졌다는 의미일테니 새롭고, 앞으로 열심히 걸어갈 계단을 만들어준 것 같다."
- 연시은의 표정이 싸늘하고 어둡다. 그런 분위기를 내기 위해 참고한 것들이 있나.
"많이 보고 배운 선배님이 두 분인데,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 선배님과 '아저씨'의 원빈 선배님을 오마주하면서 많이 배웠다. '나 화났어' 라고 하는 것보다는 그 안에서의 아우라가 느껴졌으면 했다. '나 화났어, 너 칠거야'라고 직접적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보여드리려 했다.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냉철함을 가지면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 유수민 감독님은 완벽 맞춤형 캐스팅이라고 하셨다. 그럼에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보니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연시은 캐릭터를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다른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도 했었지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무서움도, 기대도 있었다. 원작팬들이 좋아하면 그것만큼 기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작품에 중요성을 두고 했다. 체형적으로 왜소하게 보이기 위해 몸을 굽힌다거나 후드 달린 카디건을 많이 입는다. 또 제가 통뼈라서 프레임 안에서는 크게 나온다. 그래서 근육을 빼려고 했다. 그런 식으로 이미지를 만들었다."
- 촬영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다고 들었다.
"촬영 시작 후 끝날 때쯤 5kg 정도 감량이 됐다. 촬영하면서 감량이 된 것도 있고 촬영 전에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액션도 많이 배웠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빠졌다. 근육도 뺐다. 몸에는 안 좋지만 안 먹으면서 촬영하니 근육이 빠지더라. 앉아있고 굽은 채로 있는 것이 많아서 걸어다니는 것도 삐딱하게 되더라. 자연스럽게 연출이 됐고 그것도 연기를 한 거다."
- 시은은 말이 많지 않고 감정을 응축하는 스타일인데 그 연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한 문제 틀린 후 책상을 내려치고 욕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너무 강렬한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 장면이 빠졌다. 너무 처음부터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지는 말자는 얘기를 감독님과 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빌드업 된 것 같다. 또 최대한 눈으로 이해를 시키려고 했다."
- 시은이가 자신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연기는 어떻게 했나.
"대본리딩 때도 실제로 뺨을 때렸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이다. 보시는 분들에게 독기있는 이미지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그랬고, 원테이크로 진행됐다. 얼굴을 아낀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냅다 갈겼던 것 같다. 다음 날 얼굴이 부어있어서 얼음 찜질도 했다. 때리고 나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NG는 없었다. 만족감이 높은 장면이다. 사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만의 감정인데 때리기 전에 눈이 살짝 감긴다. 아무 생각 없이 해야 하는데 때리면 아프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하다."
- 시은은 사교성이 전혀 없는 인물인데, 이런 지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는 않았나.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 외로움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부모님 사랑도 받고 싶었을 것 같고, 친구도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 박지훈만의 연시은을 어떻게 구축했나. 그리고 원작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원작 웹툰이 가진 캐릭터의 틀이 있다 보니까 그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힘들지 않았다. 어려움은 없었다. 시은의 외로움은 제가 그룹 활동을 하고 나서 솔로가 된 이후 대기실에 혼자 있거나 해야 할 일을 혼자 해내야 하다 보니 그 외로움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퍼즐을 맞췄다. 또 차이를 둔 건 인물의 관계성이다. 인물들의 스토리를 자세히 보여주고 이어가려는 것에서 차별화를 둔 것 같다."
- 시은과 수호가 서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 굉장히 세밀하게 전개가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서 시은이가 수호를 보고 처음으로 웃는 장면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런 감정선을 어떻게 연기했나.
"저 또한 시은이가 처음 웃는 장면이라서 궁금했다. 하지만 너무 밝게 웃어도, 너무 적게 웃어도 안 될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고, 충분히 감독님과 얘기를 해서 너무 과하지 않게 연기해서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
- 이 장면 외에 특별히 고민을 많이 하고 찍어서 만족스러웠다 하는 장면이 있다면?
"8화 마지막에 시은이가 범석이 멱살을 잡고 못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어쩌면 시은이가 수호처럼 범석이를 변화시키고 싶지 않았을까. 나쁜 마음을 가지고 그랬지만 범석이를 그래도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사실 처음 대본에선 범석이를 때리는 것이었다.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범석이를 때리지 않는 것이 더 슬프고 여운이 길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고구마 먹은 것 같은 찝찝함이 있지만 더 와닿지 않을까 싶어서 모두가 다 흔쾌히 그 장면을 수락하고 찍게 됐다."
- 최현욱, 홍경 등 배우들의 합이 좋았던 것 같다. 어땠나.
"저희가 늦게 친해졌다. 그런 어색함이 초반에 잘 묻어나서 좋았던 것 같다. 회가 거듭될수록 셋 다 친해졌다. 감독님이 의도를 하신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 왜 늦게 친해졌나.
"늦게 친해진 것에 대한 의문점이 있다. 왜 그랬을까.(웃음) 셋 다 너무 잘 맞다. 최현욱은 들판에 뛰어노는 멍멍이 같다. 대사 한마디에 자유도가 높고 방대한 아이디어가 있다. 풀어놓은 들개같은 친구라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다. 홍경 형은 선을 안 넘으면서 연기에 대한 정석을 보여준다. 보고 많이 배웠다. 저는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합이 잘 맞았는데 왜 늦게 친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한준희 감독님이 크리에이터로 함께 하셨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
"'20대에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최고의 배우'라는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나더라.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한준희 감독님께서 캐릭터 구축을 해주셨고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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