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탄생'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선시대 당시 외국으로 건너가 외국어와 천주교 학문을 익히고 조선에 전파하기까지의 여러 역경이 담겨 감동을 선사한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 점에서는 영화 '탄생'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박흥식 감독, 윤시윤, 이문식, 이호원, 송지연, 하경, 임현수, 박지훈 등이 참석했다.
영화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글로벌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그린다.
박흥식 감독은 '탄생'으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이유에 "김대건 신부님이 되게 짧게 살다 가셨다. 처음에 저는 극 영화를 만들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15살에 세례를 받고 유학을 떠난다. 중국에서 활동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조명이 그렇게 잘 돼있지 않다. 그 의미도 놓친 부분이 있고.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선뜻 투자자에서 큰 금액을 결정하시고 저도 자료 조사를 꽤 했다"라며 "하다 보니 천주교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다 알아야만 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신 분이더라. 그래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영화는 앞서 바티칸 교황청에서 시사회를 진행한 바 있다. 시사회에는 박흥식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참석했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로마 교황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흥식 감독은 "교황님, 추기경님들, 고위 성직자님들을 모시고 바티칸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라고 들었다. 시사 마치고 불이 켜지니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고 한 분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라며 "끝나고 나서 영국 대사 부인이 와서 제게 남미쪽 어느 대사님이 '한국교회 만세'라고 소리를 치셨다고 전해주셨다. 굉장히 감격스러웠다"라고 전하면서 기뻐했다.
또한 "시사가 끝났는데도 다 가지 않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뿌듯한 날이었다. 우리나라 수녀님들도 많이 우셨던 것 같다. 수녀님들이 윤시윤 씨 꼭 안아주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안아드릴 수 있는 기회를 드렸다"라고 말해 웃음을 짓게 했다.
바티칸 교황청 시사회에 참석했던 이문식은 "처음으로 유럽을 갔는데 그게 바티칸이었다. 교황님을 뵙고 추기경님, 신부님을 앞에서 시사회를 하니 감동적이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윤시윤 씨가 일주일 전부터 바티칸을 공부하고 와서 가이드를 해주더라"라며 "극에서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았다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캐릭터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바티칸에 짧게 왔다 갔지만 윤시윤이라는 배우가 준비를 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 '역시 김대건 신부를 하는 역할은 따로 있다'고 느꼈다"라며 "교황님께서 윤시윤 씨에게 '성인의 얼굴을 가졌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도 감동했다. 그정도로 공을 들이니 그 모습이 이미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이 빙의가 돼 있는 것 같다"라고 윤시윤을 칭찬했다.
이에 윤시윤은 "연기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카톨릭이 일어나고 그 안에서 기적이 일어났던 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신기할텐데 영화화되는 게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서구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최근의 대한민국 영화계가 명품 영화들을 통해서 신뢰를 얻고 K-컬쳐가 사랑을 받아 저희에게도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희는 그 덕에 바티칸까지 갔던 것 같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애시당초 종교인으로서의, 신부님으로서의 성인 김대건을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꿈을 꿨던 불 같은 청년이다. 불 같은 청년을 연기하기 위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시윤은 "제일 고민 많이 했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신념 때문에 목숨을 받치고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저는 결국 돌아와야만 한다는 것, 기다리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 그것 때문에 필사적으로 돌아왔고 지키고자 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대건 신부의 대사도 있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김대건 신부로 분한 윤시윤은 불어, 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바다 위 폭풍우를 만나거나 한겨울 산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등 갖은 고생을 했다.
그는 "외국어 분량도 많고 사계절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었다. 불평불만을 하고 싶어도 다른 캐릭터와 달리 증거가 명확하게 남아있어서 살릴 수 밖에 없었다"라며 "부담됐지만, 거룩한 사명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다"라고 열의를 보였다.
또한 "잊지 못할 역할이었기에 저를 많이 가르쳐줬던 역할이었던 것 같다"라며 "김대건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화면에 나올 수록 그 바람이 드는 것은 그것이었다. 윤시윤이란은 배우의 결정, 단점, 부끄러운 모습, 죄 많은 모습들이 김대건이라는 캐릭터에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끝으로 박흥식 감독은 "영화의 제목인 '탄생'은 조선의 첫 번째 신부의 탄생이기도 하고 조선 근대의 탄생이기도 하다. 또 팬데믹 이후 탄생의 미래이기도 하다"라며 "그 근거가 영화 속에 있다. 청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공부를 꽤 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새로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관람을 독려했다.
더불어 "조선의 근대를 국내 시점이 아니라 김대건 신부 눈을 통해, 바다 건너 서양인의 눈으로 조선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런 위치에 와 있는 게 영화가 조금 이해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바티칸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200주년을 맞아 김대건 신부님을 불러냈는데 거꾸로 김대건 신부님이 우리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싶었다"라고 개봉을 앞두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님이 청년인 저에게 많은 꾸짖음을 주신 것 같다. 냉철한 마음으로 비판하고 분석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다 저도. 그런데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청년의 몫이고 200년 전의 청년은 꿈꾸로 비전을 외쳤다. 그것이 씨앗이 되고 꽃이 돼서 향기가 나게 됐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청년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저희의 진짜 향기가 나는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문식은 "극 중 김대건 신부님의 대사 중 '지금 가슴이 뜨거워지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은 가슴이 뜨겁게 살고 있나. 가슴 뜨거워질 수 있는 기회"라며 "제 아내, 가족들과 같이 볼 거다. 같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싶다면 '탄생'을 보셔야 한다. '탄생'과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좋지 않겠나"라고 만족했다.
이호원은 "많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만드셨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영화 '탄생'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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