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유해진이 '공조2'에 이어 '올빼미'까지 흥행 연타석을 치며 놀라운 저력을 과시했다. 코믹도 스릴러도 완벽하게 해낸 유해진의 탄탄한 연기 내공에 새삼 놀라게 된다.
지난 달 개봉된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사극이다.
유해진은 '올빼미'로 연기 인생 처음 왕 역할을 맡아 소름 돋는 연기 내공을 뿜어냈다. 광기 어린 인조를 자신만의 색채로 그려낸 유해진의 연기에 극찬이 쏟아졌다.
또 인조와 소현세자라는 역사적 사실에 주맹증을 앓고 있는 경수(류준열 분)라는 인물로 새로움을 더한 '올빼미'는 배우들의 열연과 미장센이 돋보이는 세련된 사극이라는 호평 속에 3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해진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왕 역할이 들어왔을 때 '그래, 할게' 했지만 두려운 것이 있었다. 관객들이 못 받아들이고 이야기 속에 못 들어오면 어쩌나, 방해가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유해진만 나오면 겉돈다', '왕이 안 맞다'라고 느낄까봐 큰 고민을 했다. 하지만 웃는 분들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이어 "첫 등장을 걱정 했다. 처음에는 영화와는 달리 짠 하고 나타나는 거였는데 안 좋을 것 같아서 발 뒤에 있다가 서서히 카메라가 들어오는 걸로 바뀌었다"라며 "그걸 제가 제안했다. 관객들이 준비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래야 '유해진이 왕이라고 했지? 저런 모습이구나' 생각할 것 같았다"라고 첫 등장신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왕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가 쫀쫀하고 재미있어 '올빼미'를 선택했다는 유해진은 "이 사람은 마음 가는대로 행동을 했을 것 같았다. 때리는 동작도 밑에서 위로 했는데, 상대가 일어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키는 대로 했을 것 같더라. 그래서 틀을 깨는 제안을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존 왕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깨트리고 싶다는 건 아니었다. 색다른 왕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모여서 그렇게 만들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올빼미'의 안태진 감독은 사실 '왕의 남자' 조연출 출신이다. 그 당시가 기억에 남는다는 유해진은 "당시 많은 이야기를 했고, 가깝게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몇 년 뒤에 봐도 낯설지가 않더라"라며 "'왕의 남자'와 세트장이 똑같았다. 17년 만에 가서 보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났다. 그 때는 돌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는데 지금은 '허리를 펴고 있구나. 위에서 보고 있구나' 싶더라. 좋은 작품을 찍었던 곳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로서 17년 만에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고, 잘 걸어왔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뿌듯한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 '공조2: 인터내셔날'로 현실적인 코미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던 유해진이지만, 사실 그가 가장 힘들어하는 장르가 코미디다. 그는 "너무 많은 고민을 해야 하다 보니 정말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군대에 있을 때 65kg이었는데, '럭키'를 할 때 66kg이었다. '럭키'를 하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위장병이 생겼다. 하지만 극에서는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되고 관객들이 편하게 봐야 하지 않나. 이것도 생각을 해야 하니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라며 "그러다 보니 코미디 영화는 자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고 코미디 장르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유해진의 이 같은 고민과 노력 덕분에 '럭키'는 697만 명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얻었다.
'올빼미'로 신들린 연기력을 뽐내며 다시 한번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한 유해진은 "어떤 면으로든 가치가 있는 작품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기다린다"라며 "이번엔 왕도 해봤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피식 피식 웃게 된다. '올빼미'는 저에게 도전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다"라고 가치가 있는 작품 속에서 계속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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