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엄마가 된 강소라는 한층 더 여유롭고 깊어졌다. 주연 배우로서 가지는 책임감의 무게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재충전의 시간이었던 공백기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며 스스로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지켜야 하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더 잘 살아내고 싶다고 말하는 강소라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강소라는 지난 23일 종영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연출 김양희/작가 박사랑)에서 법률사무소 두황 소속 이혼 전문 변호사 오하라 역을 맡아 장승조, 조은지, 이재원 등과 호흡했다.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려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로, 강소라의 출산 후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강소라는 2020년 8살 연상의 한의사와 결혼해 이듬해 딸을 출산했다.
강소라는 극중 전남편 구은범(장승조 분)과 이혼 후에도 얽히게 되는 오하라를 통해 한층 더 깊어진 연기력을 뽐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던 오하라와 구은범은 결국 서로의 신념을 지키며 성숙한 이별 결말을 맞이했다. 각자의 길을 응원하면서 '우리가 정말 남이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헤어지는 중'이라는 엔딩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에 강소라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로서 느낀 점과 또 복귀작을 통해 깨달은 주연 배우 책임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예전에 비해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
"일에 관한 것도 있고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부분을 인정하게 됐다. 예전에는 완벽할 수 없는데 완벽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나오기도 하고 서툴기도 했다. 천천히 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과하거나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젠 어차피 완벽할 수 없으니 '그냥 하자'라며 저를 객관적으로 보게 된 것 같다."
- 혹시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너무 쉴 새 없이 달렸다. 데뷔를 빨리 하고 대중들이 빨리 알아줘서 작품을 연달아 했다. 그러다 공백기를 가지면서 생활이라는 것을 하게 됐다. 연예인 강소라에서 그냥 강소라가 됐다. 또 코로나 시기였기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생겼다."
- 어찌보면 공백기가 삶의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 그런 시간이 있어서 지금이 더 감사하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드렀다. 물론 연기적인 근육을 잃어버릴까봐 불안함이 있기도 했다. 1년도 쉬지 않고 해오던 일인데, 막연한 것도 있었다. 전에는 부모님과 같이 살았기 때문에 홀로서기는 처음 해봤다. 부모님이 해주던 부분을 혼자 하다 보니 강소라의 삶을 이제야 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매니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대면할 게 많지 않은 직업이었는데 거절도 직접 하고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 상처나 성장도 있었다. 그 시간이 좋았다."
- 육아는 어떤가.
"내가 오롯이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라봐주는 존재가 있으니, 내 시간을 충분히 잘 보내고 내 일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런 것이 아이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으니까 내 삶, 내 생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
- 드라마 속에서 양육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엄마이기 때문에 느끼는 바가 있었을지도 궁금하다.
"앞서 말한대로 나를 바라봐주는 존재가 생겼기 때문에 내 인생을 잘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과제다. 부모님이 계실 땐 서포트를 받았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늘었다. 일도 하면서 가정을 챙겨야 해서 온앤오프 스위치가 잘 되어야 하는데, 저 역시 이에 대한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진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 이제 경력이 많이 쌓였고, 주연으로서의 책임감도 새롭게 느낀 바가 있을 것 같다.
"작품이 잘 되고 흥행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분으로, 어떤 자세로 임하지는지에 따라 현장 공기가 달라진다. 감독님도 선배님들도 저에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본다. 발언권이 더 강해지다 보니 사람들이 더 귀를 기울여 듣게 된다. 그래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 제가 만약 동선을 바꾸고 싶다고 하면 그거 때문에 시간이 더 든다. 제 결정에 대한 책임을 더 생각해야 하고, 스태프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디테일한 과정이 더 생겼다."
- 장승조 배우와는 '해치지 않아'에 이어 다시 만났다. 어떤 배우였나.
"'해치지 않아' 때는 오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었다. 마주치는 부분도 많지 않았는데 나쁜 남자 역할을 능청스럽게 잘하더라. 연기를 잘해서 자기 색깔을 잘 담아내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이후에 '모범형사'를 봤는데 역시나 싶더라. 그리고 승조 오빠가 캐스팅 됐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장승조가 드디어 멜로를 해?'라는 반응이 많았다. 멜로에 강점이 있는 배우구나 싶었고 의지를 많이 했다. 또 많이 배우기도 했다. 함께 디테일을 채워가려 했다. 생활감이 묻어났으면 좋겠어서 소품을 바꾸기도 하고 '공감 좀 해줄래?'라는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이입이 잘 되고 신뢰감이 있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오빠도 저도 솔직한 편이라 벽이 없었다."
- 비취 역 조은지 배우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도 했다 보니 큰 그림을 본다. 여지를 많이 주다 보니 저도 마음껏 놀 수 있었다. 언니가 다 받아주기 때문에 나오는 감정 그대로 해볼 수 있었다."
- 혹시 조은지 감독의 다음 연출작 캐스팅 관련해서도 얘기한 부분이 있나.
"네고도 가능하고, 특별출연도 할 수 있다고 계속 어필했다. 하지만 언니는 확답을 주진 않더라."
- '남이 될 수 있을까'는 배우 강소라에게 굉장히 큰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그렇다. 이렇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은 처음이다. 같이 연기한 배우들이 너무 좋아서 수다 타임이 없어진 것이 정말 아쉽다."
- 앞으로의 계획, 목표도 궁금하다.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 현장에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샵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행복하다.(웃음) 하지만 차기작은 전보다 더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목표 지점에 대해서는 큰 욕심은 없고 잘 컨트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휩쓸리지 않고, 작품 보는 눈도 깊어지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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