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수 황영웅이 논란만 남긴 채 '불타는 트롯맨'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한 황영웅은 불과 이틀 전 우승시 기부 공약을 걸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결승전 1차전에서 노래했고, 패널과 제작진은 극찬 세례를 했다. 그러나 계속 된 폭로전과 더 악화된 여론이 부담 됐는지 급하게 자진하차를 선언했다. '트로트 영웅' 대신 '트로트 빌런'이 된 모양새다.
MBN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측은 3일 "참가자 황영웅이 경연 기권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제작진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자진 하차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오는 3월 7일 진행되는 결승 2차전은 김중연, 신성, 에녹, 공훈, 손태진, 박민수, 민수현 총 일곱 명이 경연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참가자의 과거사에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과 관련하여,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무겁게 새기며, 파악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를 숙고했고, 최선의 경연 진행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라며 "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섣불리 한 사람의 인생을 단정 짓는 것을 우려해 최대한의 신중을 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지난 여름부터 인생을 걸고 구슬땀을 흘려 온 결승 진출자들의 마지막 경연을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이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제작진의 공정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황영웅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라며 자진하차를 알렸다.
"이제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끝마치려 한다"고 밝힌 그는 "결승에 들어간 상황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지난 방송에 참여하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를 믿어주신 제작진, 동료 여러분들께도 죄송하고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께도 이것이 맞는가 괴로웠습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과거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일이라고 변명하지 않겠다"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오해는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황영웅은 학교 폭력과 상해전과는 물론 특혜 의혹까지 휩싸였다. 이에 따라 황영웅의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파장이 커지자 황영웅은 상해 전과를 인정하면서도 "저의 잘못과 부족함을 용서해달라.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특혜 등 모든 논란을 부인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 치러진 결승전에서 황영웅은 '우승시 기부 약속'을 내걸었다. 기부 발언을 하게 된 의중은 짐작 가능하나, 아직 결승 2차전이 치러진 것도 아닌데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부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어차피 우승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나" "역대급 설레발 소감" 등의 반응이 나왔다. 황영웅을 품은 제작진에 대한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황영웅에 대한 폭로글이 잇달아 게재됐고, 급기야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는 황영웅의 과거 추적에 나섰다.
지난 1일 '궁금한 이야기Y'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천상중학교 2010년도 졸업생 혹은, 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 2013년도 졸업생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졸업생 분들의 많은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프로그램에서 황영웅의 과거를 쫓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1994년 생으로 울산 출신인 황영웅은 천상중학교와 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도 "황영웅 씨 학폭/폭행 등 논란 제보를 기다린다"며 제보자 모집에 나섰다. 아예 황영웅의 이름을 거론, 같은 시기 중·고등학교를 재학한 인물, 그의 군생활을 함께 한 사람까지 찾아나섰다.
황영웅의 사생활에 관한 각종 추가 제보도 쏟아졌다. 전 여자친구 B씨를 비롯한 전 연인들이 데이트 폭력·바람 등 사생활 문제를 폭로했고 군 생활 동기 C씨는 일병으로 전역한 황영웅이 잦은 병가에 불성실한 태도로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D씨는 "황영웅이 같은 학년에 있던 자폐아를 죽일 듯 괴롭히던 게 눈에 훤하다"고 주장했고, 또다른 동창이라고 주장한 E씨는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약한 친구, 장애 친구들 그런 애들만 때렸다"며 "마치 '더 글로리'의 손명오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글을 게재했다. 폭로글들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자칫 황영웅의 학폭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과 황영웅의 미흡한 대처와 '불통'은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결승1차전에서 그랬듯, '찬사 일색'으로 황영웅을 품고 가기엔 일이 너무 커졌고, 제작진 역시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타는 트롯맨'과 황영웅은 결승전을 앞두고서야 '악수'를 포기했다. 늦어도 너무 늦은 결단이다. '불타는 트롯맨'은 그만 뒀지만, 황영웅에 대한 '검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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