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민트초코처럼 처음엔 '뭐지?'하다가 중독 되는 맛" 배우 이하늬와 이선균이 '킬링 로맨스'로 돌아왔다. 파격 변신에 코믹 감성이 충만한 '킬링 로맨스'가 새로운 재미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원석 감독, 배우 이선균, 이하늬가 참석했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하늬는 당대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톱스타로 패러디를 유발하는 코믹 연기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몸짓을 보여준다. 이선균은 광기와 집착의 끝판왕인 조나단 나를 맡아 20여 년간 쌓아온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한 비주얼 변신과 코믹 열연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사수생이자 여래의 광팬인 범우 역 공명은 순수해서 답답할 지경인 귀엽고 찌질한 연기로 이하늬, 이선균와 쫄깃한 케미를 완성했다.
영화는 '남자사용설명서'로 마니아 층을 형성한 이원석 감독의 작품답게 시종일관 만화적이고 판타지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유쾌함도 가득하다.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명확하다 보니 다음엔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생긴다.
조나단, 일명 '존나' 역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한 이선균은 "이렇게 궁금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자리는 처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 처음 볼 때부터 요상했다. '이건 뭘까' 싶을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은 구성과 범상치 않은 상황이 있다"라며 "저는 감독님의 '남자사용설명서'를 재미있게 봤다. 감독님의 연출이 더해지면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았다"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또 그는 "과장되고 만화적인 캐릭터를 하다 보니 주저한 부분도 있었다. 그 인물에 다가간다고 느끼고 캐릭터를 구축하고 나니까 자유로웠다"라며 "분장, 의상팀이 조나단 옷을 입혀줘서 가면놀이 하듯이 접근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시기에 20분까지 '이거 뭐지?' 하는 의아함을 가지실 것 같다. 당황스럽고 뜬금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3인이 만나는 불가마부터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의아함을 오픈 마인드로 보신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더 넓은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열혈사제', '원 더 우먼' 등에서 남다른 코믹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하늬는 '킬링 로맨스'에서 또 한번 물오른 코믹 열연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뮤지컬 영화 출연을 원하는 캐릭터답게 마치 한 편의 뮤지컬 영화를 보는 듯 춤과 노래를 완벽하게 소소화해냈다.
이하늬는 "대본을 볼 때 '하하하' 현웃이 많이 터졌다. 이것이 영화로 세상에 나오면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한 마음이 컸다"라고 하면서도 "노래 부르는 것이 어려웠다"라며 "'제발'은 험한 일을 당하고 난 뒤에 혼자 틀어박혀서 울면서 불렀을 노래라 생각하고 접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시 녹음이 음질이 좋지 않아서 다시 녹음을 했는데, 아주 미묘한 차이로 동시 녹음을 따라갈 수 없더라. 발자국 소리 때문에 못 쓸 것을 살려주셔서 '제발'은 그렇게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감독은 "귤 맞는 장면이 너무 폭력적이라 촬영할 때도 힘들었다. 그래서 일부분만 보여드렸는데 저도, 이하늬도 힘들었다. 저는 집에 가서 토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감정을 노래에 넣었는데 생으로 불렀다. 발자국 소리가 들어가서 못 쓸 뻔 했는데 사운드 감독님이 일일이 다 만져서 넣어줬다. 여래의 감정이 진짜 느껴질 수 있게 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코미디 연기에 대해 "저는 똑같이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코미디는 타이밍, 센스, 묘미가 있어야 하고 합이 맞아야 하니까 어려운 것 같다"라며 "배우 입장에서는 간절하게 가짜가 아닌 진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미디일수록 장난을 하면 안 되고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킬링 로맨스'엔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이 계속 해서 등장한다. '행복'은 조나단이 여래를 향해 부르는 노래이고, '레이니즘'은 여래를 대표하는 '여래이즘'으로 변모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감독은 "'행복'은 행복을 강요하는 느낌이고 들으면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조나단은 이 행복을 여래에게 강요하는 인물이다. 디즈니 동화에서 보면 마법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제가 비의 노래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깡'도 유명해지기 전에 좋아했다. '1일1깡' 한 사람이다. 자존감을 확 일으키는 노래"라며 "'레이니즘'을 들으면 세계가 내 것이 되는 것 같고, 블링블링한 판타지 같은 느낌이다. '행복'은 과거, '레이니즘'은 지금의 노래라고 생각하고 넣었다"라고 말했다. 비와 절친한 사이인 이하늬는 비가 무보수로 녹음을 해줬다고 밝히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행복'을 계속해서 부른 이선균은 "느닷없이 '행복'이 나온다. 서사를 만들어해서 여러 번 물어보기도 했다"라며 "감독님은 조기 유학파인데, 유학이나 이민을 갈 때 들었던 노래가 위로, 힐링곡이 되는 것 같다. 조나단에게 '행복'은 주문처럼 위로를 해준 곡이지 않았나 생각했다. 위안과 힐링을 주고 자존감을 높이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게 해준 주문이자 조나단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킬링 로맨스'는 코믹 영화이긴 하지만, 가스라이팅을 비롯해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이병헌 감독의 '바람바람바람'을 레퍼런스로 삼았다고 밝힌 이원석 감독은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피해가면서도 집어줘야 한다는 것이 저의 전력이었다"라며 "죽일 정도로 밉고 나쁜 사람이지만, 여지를 남기기 위한 레이어를 만들려 했다. 폭력에 있어서는 최대한 묻을려고 했고 몇 장면은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해 드러냈다. 최대한 동화적인 설정을 하고 톤을 다운시키려 했다. 불편한 부분은 최대한 안 보여주면서 잊어버리도록 빠르게 전환을 시켰다"라고 연출적으로 노력한 바를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 같은 결말이 그려진다. 이원석 감독은 "신이 벌을 내리는 듯 한 느낌이다. 하찮은 사람들이 맞서 싸운다에 포커스를 뒀다. 또 지나가는 동물이지만 어마어마한 복수를 돕는다, 착한 일을 하자는 것에 집중했다. 시작을 동화로 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용기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고,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하늬는 "민트 초코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뭐지' 하다가 먹다 보면 중독되는 맛이다. 민초파가 생길 정도로 매니악적인데 '킬링 로맨스'도 그런 영화가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킬링 로맨스'는 오는 14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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