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우빈을 만나본 사람은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인두암 투병을 마치고 건강하게 복귀한 김우빈은 그래서인지 더 많이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고 상대의 건강, 안부를 묻는다.
기부를 비롯한 꾸준한 선행은 물론이고,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돋보일 수 있게 마음을 쓰는 그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친절과 선한 마음은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또 '멋진 배우'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택배기사'(감독 조의석)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김우빈은 전설의 택배기사 5-8 역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력과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지난 12일 공개 후 단 3일 만에 3천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같은 부문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집트, 홍콩, 필리핀, 브라질 등 65개 나라의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우빈은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투병 3년 만인 2019년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공식석상에 나서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난해엔 영화 '외계+인' 1부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배우 복귀에 성공했다. 이어 '택배기사' 촬영에 임했던 그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제가 체력이 좋더라. 병원에서도 이전보다 더 건강해졌다고 했다"라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최근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투병 기간 동안 "하늘이 나에게 준 휴가"라고 생각했다며 힘든 시기를 긍정적으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운이 안 좋았던 것 뿐이니까 후회나 자책하면서 시간 보내지 말고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이 사랑하는 많은 분들 생각하시면서 힘내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많이 응원받고 기도 받았던 마음 잘 간직해서 오늘도 더 많은 가정에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겠다"라고 가슴 뭉클한 응원을 건네 큰 감동을 안겼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택배기사' 관련 조이뉴스24 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우빈은 한층 더 밝아진 미소와 분위기로 인터뷰 시간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 SNS에 함께 한 블랙 나이트 배우들의 이름을 다 남길 정도로 남다른 팀워크가 인상적이었다.
"세트가 전국에 있다 보니 같이 촬영하는 배우들이 전부 블랙 나이트였고 친분이 있는 분들도 많았다. 그들이 얼마나 빛나는 배우들인지 잘 알고 있다. 정말 많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다. 분량이 적어서 많은 분이 기억을 잘 못 할 수도 있지만, 분명 드라마를 보시면 '저 멋진 친구들은 누굴까' 하며 검색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제가 조금의 힌트를 드렸다."
- 극 속 멋짐을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워킹하는 장면이 참 멋있었다.
"그건 멋있게 걸어야 했다. 블랙 나이트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 신경을 써서 걸었다."
- 현재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넷플릭스 순위?(웃음)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봐달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SNS에 폭풍 업로드를 하고 있다."
- 인상 깊은 반응이 있었나.
"댓글을 다 찾아보지는 못한다. SNS에 들어가면 저와 관련된 콘텐츠가 저절로 나오더라. 팬들이 올려주신 것들을 옮겨서 올린다. 블랙 나이트 멤버들이 몇 위했고 몇만 뷰라면서 알려준다. 그러면 저희끼리 좋아한다."
- 전작 '우리들의 블루스'와는 달리 선배로서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가 됐다. 후배들과의 연기는 어땠나.
"어느 순간부터 현장에 동생들이 많더라. 저는 형들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선배님과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제 띠동갑 스태프가 있고, 후배들이 많아지다 보니 연기를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생기더라. 동생들 대하는 것이 어렵긴 했다. 그럴 땐 지갑을 열어야 한다.(웃음)"
- 감사 일기의 시작은 언제였나.
"시작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데뷔하고 나서부터 썼다. 지금은 어플에다 쓰지만 그때는 한 곳에 정해놓고 쓴 건 아니다. 배우 일을 시작할 때 제가 가진 능력보다 더 큰 일을 맡겨 주셨다고 생각한다. 그 감사한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 감사 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일하면서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계속해서 쓰고 있다. 예전에는 거창한 것들, 예를 들어 드라마 캐스팅된 것이나 광고 계약 성사 같은 큼직한 것들을 썼다면 지금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담는다. 오늘은 커튼을 열었더니 햇살이 너무 좋더라. 저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햇빛을 받으면 컨디션이 좋다. 오늘의 감사 일기는 그런 것에 대한 감사함이 될 것 같다. 하루 세끼 다 챙겨 먹은 것이나 마음에 불편함이 없던 것 등을 찾으려 한다."
- 조심스럽지만 투병 당시엔 어떤 감사 일기를 남겼을지도 궁금하다.
"무탈한 하루가 주였다. 어느 순간부터 별일 없음이 감사하고 그걸 바란다. 주변에서도 별일 없이 무난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별일 없는 하루하루가 좋았던 것 같고, 좋아지는 체력에 대해 감사도 있었을 것 같다."
- 투병 이후 작품을 대할 때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나.
"감사하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데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면 투정도 부리곤 한다. 그땐 힘들다 하지만 자꾸만 감사한 것들이 생각이 난다. 현장에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이를 잊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 앞에 텀블러가 놓여 있는데 평소에도 사용을 해왔나.
"넷플릭스에서 받은 거다.(웃음) 사실 환경오염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실상으로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최소한 일회용품을 1번이라도 줄이자는 마음에서 안 쓰던 거 꺼내서 쓰고 있다. 며칠이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노력 중이다.(웃음)"
- '택배기사'는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난민으로 태어나 버림받고 아파하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사랑받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인물이다. 사람들이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하는 것을 잊지 않고 산다. 우리는 다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행복할 이유가 있으니까 더 행복했으면 한다. 더 많은 분과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를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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