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박훈정 감독 "김선호, 기본기 탄탄…빈공간 기가 막히게 채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박훈정 감독이 김선호를 '귀공자'에 캐스팅한 이유를 밝히며 극찬했다.

박훈정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귀공자' 인터뷰에서 귀공자 역을 맡은 김선호에 대해 "캐스팅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이름만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을 할 때 여러 배우들을 찾고 리스트에 있는 배우의 전작을 다 본다. 제가 봤을 때 김선호는 연기를 편하게 잘하더라. 기본기가 좋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지금까지 누아르 영화를 안 했을 뿐 기본기가 잘 되어 있다 보니 여러 얼굴이 보였다. 저는 로코'를 보면서 '귀공자'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김선호와 누아르가 어울리겠느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고. 그는 "'네 영화와 진짜 안 어울린다', '그림이 아예 안 그려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저는 그 배우를 봤을 때 분명히 이런 얼굴과 느낌이 있는데 아직까지 아무도 못 본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김선호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초반엔 영화와 안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역시나 제가 사람을 잘 본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김선호가 연극을 오래 해서 기본이나 내공이 생각했던 것만큼 탄탄하다. 굉장한 장점은, 캐릭터를 자기 식으로 잘 소화를 하고, 빈 공간을 기가 막히게 잘 채워준다는 점이다. 연출하는 사람이 편하다"라며 터널에서 마르코(강태주 분)를 쫓다가 비가 오자 터널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시나리오에는 기침을 하다가 구두 닦고 거울보고 머리 쓸어올리는 정도로 되어 있다. 쓰여진대로만 하면 작위적이다. 그걸 자연스럽게 만드는 건 배우들의 능력이고 몫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갑자기 비가 온다고 다 잡았던 목표물을 놓아두고 멈추지 않나. 캐릭터 설정상 그렇기는 하지만 그럴싸하게 그려내는 것이 배우다. 그런 점들이 탁월하다. 연출하는 입장에선 바꿔야 하나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완벽하게 해내니까 좋고 편했다"라고 김선호를 극찬했다.

지난 21일 개봉된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신세계', '마녀' 시리즈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