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조인성이 이번엔 밀수왕 권 상사로 돌아왔다. '밀수' 속 조인성은 역시 멋있고 섹시하다. 스스로는 섹시에 대해 "부족했다"라고 말했지만, 눈빛에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조인성이 있어 더욱 빛이 난 '밀수'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인성은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아 '멋짐'과 '섹시'를 담당한다. 분량은 김혜수, 염정아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등장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역시 조인성!'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후반 강렬한 액션 시퀀스는 조인성의 섹시미를 확인하게 되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에 조인성은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밀수' 그리고 류승완 감독에 대한 애정과 함께 권 상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매력에 대한 소회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 관객들과 다 같이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완성본을 본 감상은 어떤가.
"같이 보는 것이 울컥하더라. 시사를 1년 전에 하고 완성된 버전을 처음 보는 거라 새로운 마음으로 봤다. 경쾌해서 여름과 잘 어울려서.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박정민 고민시 사랑스러운 연기. 분량이 가장 적은데, 영화를 조금 더 즐기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
- 처음 '밀수' 시나리오를 봤을 때의 느낌은?
"'이제는 하다 하다 물속에서 활극을 찍는구나' 했다. 이미 액션 끝판왕을 찍은 분(류승완 감독)이라 다음에는 공중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 그리고 두 번째 읽었을 때 나도 물에 들어가나 했는데 안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류승완 감독과 인생의 동지, 벗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단순하다. '모가디슈'를 찍으면서 외국에서 5개월간 살았다. 모로코 교민이 두 명인가 한 명 있는 곳이다. 관광객들 빼놓고 우리밖에 없더라. 우리가 거의 마을을 이뤘고, 호텔을 우리 집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감독님이 힘드신 것 같으면 어렵게 구해온 순댓국을 방문 앞에 걸어놓는다. 그게 위로가 됐다. 스태프가 소주 한 잔 마시고 싶어 하면 어렵게 구한 소주를 주면서 '먹어, 니꺼야'라고 했다. 그 팀이 그대로 '밀수'로 왔다. 그러다 보니 거의 부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 물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아주 중요하고 대단한 액션신을 맡았다. 부담은 없었나.
"있었다. 제가 무릎 수술을 양쪽으로 다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강력한 충격으로 찢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다 보면 찢어진다더라. 그래서 '모가디슈' 끝나고 바로 한국 들어와서 수술했다. '외유내강'은 피지컬 팀이 따로 있다. 제 무릎을 보고 한국에서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이 제 몸 상태를 제일 잘 안다. 배려를 많이 받으면서 찍었다. 스스로는 더 잘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하고 싶은 게 많았을 텐데 충족을 못 해 드린 것이 미안하다."
-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부담도 덜 할 것 같다.
"분량이 적어서 부담이 덜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연기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었다. 그간에 내가 너무 많이 나왔다. '그만 나와!' 할 정도로 주구장창 많이 나와서 객관화를 못 했고 자기 혐오도 생기더라. 하지만 이번엔 적게 나온 만큼 장점이 있더라."
- 그럼에도 분량이 적어서 생기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분량이 이것보다 더 많았다면 출연을 할 수가 없었다. '무빙'을 선택해놓은 상태였고, 3개월 정도 시간이 비었다. 하지만 '모가디슈' 홍보를 하고 있었다 보니 분량이 많았다면 출연을 못 했고, 감독님도 제안을 못 하셨을 거다. 그만한 분량에 대본이 재미있었다. 사실 감독님과 이렇게 친한 사이가 되면, 재미있고 없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을 어떻게 더 재미있게 만들까부터 시작이 된다. 그 마음으로 하게 됐다."
- 춘자와 권 상사의 관계성을 멜로라고 보는 반응도 적지 않은데 어떻게 해석했나.
"이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저희 둘이 그간 멜로를 많이 하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춘자와 권 상사는 비즈니스 관계인데, 그렇게 만나다 보니까 인류애가 생긴 거다. 사랑일 수도 있고 의리일 수도 있다. 우리가 노리고 찍은 건 아닌데 그렇게 열리게 봐주셔서 캐릭터들이 더 풍성해진 것 같아 고맙다."
- 문을 닫아줄 때 춘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완전 '멜로 눈빛'이었다.
"그렇게 봐주실지 몰랐다. 상대가 너무 떨고 있으니까 권 상사다운 애티튜드가 나온 거로 생각해달라. 제가 연기를 했지만, 그 친구(권 상사)에게 '그게 어떤 눈빛이었나'라고 물어보고 싶다. 물론 지켜주고 싶어서 보호를 해준 거다. 그건 어느 누가 했어도 그랬을 거다. 김혜수 선배를 누가 안 지켜주겠나. 그게 권 상사만의 여성을 대하는 방식이다. 전국구 밀수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으로서 장도리와는 대비되는 품위를 가지길 원했다. 여성이 그렇게 떨면 '괜찮다, 별거 아니다'라고 안도감을 주기 위한 표정, 눈빛이었다."
- 첫 등장할 때 면도칼 신도 강렬했다.
"권 상사가 가지고 잔혹함이 있다 보니 등장을 그렇게 해야 했다. 김혜수 선배의 충분한 리액션으로 무서운 권 상사가 등장한다는 것이 표현됐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옆에서 압도적이고 무섭고 힘이 있다는 반응을 해주셔서 그 캐릭터가 완성이 됐다."
- 권 상사가 멋있다는 반응도 많다.
"이럴 때도 있어야 하지 않나. '안시성'도 그렇고 저게 조인성인가 싶을 정도였다. 굳이 나였어야 할 정도로 저인지도 잘 모르겠다 싶다. '더 킹'도 멋진 검사는 아니었다. '비열한 거리'도 마찬가지고. 영화에는 늘 그랬다 보니 그런 터치를 받아 본 건 처음이다."
- '멋있다'에 더해 '섹시하다'는 평가도 많은데, 이는 어떻게 생각하나.
"요번에는 좀 부족했다. 원숙미가 없다. 아직 어리다. 부끄러워하면서 봤다. 섹시는 다음 영화에서 제대로 해보겠다.(웃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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