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엄태화 감독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발견한 배우 박서준의 새로운 얼굴을 극찬했다.
16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스페셜 GV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엄태화 감독과 넷플릭스 'D.P' 시리즈의 한준희 감독이 참석해 영화와 관련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한준희 감독은 민성 역을 맡은 박서준에 대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얼굴을 담아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의 신랑 같았는데, 점점 서늘해진다. 대사가 많지 않은 인물인데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이 보여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이에 엄태화 감독은 "민성은 관객들이 이입하기 편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변화가 관객들이 보기에 설득력이 있어야 했다"라며 "이 인물이 변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촬영할 때 3~4가지의 버전으로 찍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 마트에 가서 주인을 해한 후 짐을 챙기는 장면에서 누워 있는 주인을 보고 가족이 운다. 그걸 보는 얼굴을 찍을 때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어떻게 할지 모르는 표정, '어쩔 수 없는 거야' 하는 표정, 더 나아가 더 싸늘한 표정이 있었다"라며 "배우와 촬영 전에 그렇게 하기로 얘기가 다 되어있었다. '이런 버전으로 하자' 얘기를 하고 촬영한 후 보고 오케이 한 다음 다른 버전을 찍고, 그렇게 섬세하게 감정을 잡아가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엄태화 감독은 "투수같이 액션을 많이 던지던 배우가 받는 걸 많이 하게 되면 답답할 수도 있을 텐데,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내며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 같다"라는 한준희 감독의 말에 "배우가 정말 만족스러워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서 못 본 얼굴을 보고 만족감을 느끼는데 서준 씨도 마찬가지"라며 "후반부에 문 앞으로 나와 막고 있는 장면이 있다. 영탁(이병헌 분)을 보던 민성이 명화(박보영 분)를 보고는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 장면을 정말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잭 니콜슨의 얼굴이 보인다'는 얘기를 했다. 한 번도 못 본 얼굴이 나오는데 만드는 사람으로서 짜릿했고 정말 좋았다"라고 박서준의 연기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명화 역 박보영에 대해서도 그는 "할머니를 다그칠 때 명화도 절대 선이 아니라는 것이 설득되는 순간이었다"라며 "남편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장면이었고, 그걸 혜원(박지후 분)이 본다. 또 냉장고를 가지고 나온다. 그렇게 광기의 순간을 보여주는데 그 얼굴이 너무나 좋았다"라고 거듭 칭찬했다.
지난 9일 개봉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완벽한 합을 이뤄냈다.
거대한 지진이 모든 콘크리트를 휩쓸고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아파트 안팎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각기 다른 심리와 관계성을 탄탄하게 그려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큰 호평 속 개봉 7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흥행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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