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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임시완, 극찬 안 아깝다…'1947 보스톤' 빛낸 국가대표 열정


하정우·임시완·배성우 나선 '1947 보스톤', 9월 27일 개봉
총 8개월 훈련과 식단 병행하며 체지방 6%까지 만든 임시완의 놀라운 분투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1947 보스톤'이라 쓰고 '임시완의 분투'라고 읽어도 될 만큼, 임시완의 노력과 열정이 빛난다. 체지방 6%까지 감량하며 러닝타임 내내 뛰고 또 뛰는 임시완을 보고 있자면 절로 응원의 마음이 생겨난다. 넘어질 때는 안쓰럽고, 그럼에도 끝까지 내달릴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스포츠 정신과 굳건한 민족정신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흥행을 떠나, 임시완에겐 절대 잊을 수 없을 '인생작'이 될 '1947 보스톤'이다.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강제규 감독이 내놓은 신작으로, 국민의 영웅이라 불리는 마라토너 손기정과 서윤복, 남승룡의 이야기를 담았다. 촬영은 이미 2020년 1월 마무리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개봉이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 하정우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배성우의 음주운전 물의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개봉일을 쉽게 잡지 못하다가 올 추석 연휴 관객들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

배우 임시완이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에서 서윤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하정우)은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시상대에서 화분으로 가슴에 단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일제의 탄압을 받아 더는 달릴 수 없게 됐다.

광복 이후인 1947년, 손기정은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서윤복(임시완)에게 밑도 끝도 없이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나가자는 제안을 건넨다. 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 보자는 것. 운동화 한 켤레 살 돈도 없던 대한의 마라토너들은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가슴 벅찬 여정을 시작한다.

영화는 민족의 영웅이 되었지만, 일본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손기정의 아픈 상처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그리고 그의 앞에 짠 하고 나타난 유망주 서윤복은 아픈 어머니를 돌보면서 돈을 벌기 위해 거침없이 내달린다. 손기정은 잘 달리긴 하지만 제대로 된 마라톤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는 서윤복과 계속 대립하지만, 결국 그에게 흰 운동화를 내준다. 서윤복 역시 아픔을 딛고 일어나 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배우 임시완이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에서 서윤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결말이 쉽게 예상된다는 핸디캡이 있고, 소위 말하는 '국뽕'이나 '신파'도 어느 정도는 배제할 수 없다 보니 선택에 앞서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특히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이후 국내에서 스포츠영화가 성공한 사례가 드물어서 '1947 보스톤' 역시 "마라톤이 재미가 있겠냐"라는 우려 섞인 물음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윤복, 즉 임시완이 태극기를 달고 뛰는 마라톤 신이 가장 재미있고, 긴장감이 넘친다. 분명 결과를 다 알고 있음에도 서윤복이 넘어질 때는 같이 안타까워하고, 그가 꼭 완주를 넘어 우승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지켜보는 이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는 것, 스포츠영화의 묘미가 완벽히 살아난다. 그 중에서도 결승선에 도달하기 직전 어머니에게 밥을 가져다주기 위해 뛰고 또 뛰며 제2의 손기정을 꿈꾸던 어떤 서윤복의 과거가 교차 편집되던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이는 서윤복을 연기한 임시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사전 준비 기간 3개월, 촬영 기간 5개월, 총 8개월 동안 강도 높은 훈련과 식단을 병행한 임시완은 체지방을 6%까지 낮추며 마라토너 그 자체가 됐다. 첫 촬영부터 서윤복이 되어 나타나 깜짝 놀랐다는 강제규 감독의 말이 완벽히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그냥 봐도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보냈을 거라 예상이 되기 때문에 임시완이 표현한 서윤복에 몰입하게 된다.

배우 임시완이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에서 서윤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임시완은 외형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열정과 근성까지 섬세하게 연기해냈다. 극 초반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인물에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품에 안고 죽기 살기로 뛰는 국가대표로 변모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체구는 작지만, 임시완이 가진 존재감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원대하다. 임시완이기에 가능했던 서윤복이고, 국가대표의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그의 진심은 '1947 보스톤'을 빛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9월 2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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