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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우리 모두의 인생작·인생캐


'지우학' 이재규 감독x'눈이 부시게' 이남규 작가 의기투합, 3일 넷플릭스 공개
정다은 그 자체, 깊어진 박보영…인간미와 현실감 더한 연우진x장동윤
"마음의 문턱 낮아지길"…'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전하는 힐링과 위로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밝고 환한 아침 같기도 하고, 꺼내 먹을 때마다 다양한 맛이 있는 초콜릿 박스 같기도 한, 힐링 드라마가 탄생했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현실 앞에서 넘어지고 좌절하고 울어보기도 하는 캐릭터들이 가슴 속 진한 흔적을 남긴다.

모두가 행복할 수 없고 곧장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인생을 걸어가는 과정 속에 어떤 누군가가 내민 손, 따뜻한 말 한마디에 위안을 얻게 된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고 공감하게 되고, 그래서 어느 순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순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전하는 마법이다.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다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영화 '완벽한 타인' 등으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이재규 감독과 드라마 '힙하게', '눈이 부시게' 등을 통해 폭넓은 공감대를 쌓아온 이남규 작가가 의기투합해 또 하나의 '힐링 드라마'를 완성했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넷플릭스 측은 최근 온라인 시사를 통해 1회부터 4부까지 선공개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엔 커튼이 없다. 그래서 아침 햇살이 가장 먼저 쏟아지는 곳이다. 이곳에 내과 3년 차 간호사 다은이 첫 출근한다. 3년 차가 왜 다른 병동으로 전과를 했는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가운데 다은은 서툴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누구보다 친절하고 환한 미소로 온 마음을 다해 환자들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조울증, 망상 등 마음이 아픈 이들이 가득한 이곳이 아직 낯선 다은은 실수 연발로 위기를 초래한다. 그럼에도 다은은 든든한 수간호사 효신(이정은 분)을 비롯해 동료 간호사들과 30년 내공의 보호사, 교수진들과 함께 정신병동 안의 세상과 환자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배우 장동윤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는 곳,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병동 안팎의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의 마음의 상처를 사려 깊게 담아냈다. '너무 착해서' 문제인 다은이 중심에 서 있기는 하지만, 다은을 둘러싼 인물 모두가 돋보인다. 에피소드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간호사, 의사 등 누구 한 명 빼놓을 것 없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캐릭터의 합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더욱 따뜻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어른들이 볼 수 있는 동화'라는 말이 딱 맞다 싶을 정도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매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하고 위안받을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억지 감동을 유발하거나 눈물을 쏙 빼는 신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 '힘을 내', '이겨내'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개인이 직면한 아픔, 상처, 트라우마를 마주하며 넘어지더라도 천천히 앞을 향해 걸어가라고 등을 토닥이고, 어깨를 감싸 안아준다. 누군가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동행해주는 느낌, 이것만으로도 큰 힘과 위로가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매일 아침 찾아오는 밝은 아침처럼, 우리의 내일도 밝게 빛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느끼게 된다.

배우 박보영과 연우진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보영과 장동윤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여기에 더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오랜 절친 유찬(장동윤 분)과 다은에게 진심을 다해 응원을 보내주는 대장항문외과 의사 고윤(연우진 분)이 만들어내는 삼각 로맨스도 재미 포인트다. 러브라인이 메인 주제는 아니지만, 처음엔 다은의 쑥개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다가 점차 다은의 밝은 에너지에 호감을 드러내는 고윤과 찐친 바이브 가득한 유찬이 다은과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특히 연우진은 엉뚱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넘나드는 고윤을 탁월하게 연기해내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장동윤 역시 청춘의 다양한 얼굴로 현실감을 더하는 동시에 박보영과는 찐친 케미로 설렘을 유발한다.

박보영은 정다은 그 자체다. 부딪히고 좌절하면서도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는 정다은의 성장 이야기는 박보영을 만나 더욱 뭉클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10년 동안 소아 환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박보영은 주변을 세심하게 챙기는 다정함과 선함이 가득한 정다은을 한층 더 성숙해지고 깊어진 연기력으로 소화해 내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 극본 이남규)에서 다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대부분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라며 "내 병이 어디에서부터 왔고 그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고, 보면서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설명했다. 몸이 아픈 것과 마음이 아픈 것은 같은 문제이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기를 소망했다. 이 같은 따뜻한 메시지와 공감을 끌어내는 배우들의 열연, 섬세하게 빛나는 연출까지,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한 우리 모두의 인생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다.

11월 3일 오후 4시 공개.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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